김기식(사진=연합뉴스)

[뉴스프리존=김희수 기자]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8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해외출장 논란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출장비를 댄 기관에 "혜택을 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 원장은 이날 금감원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김기식 금감원장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에서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으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출장 후 해당 기관과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고 관련 기관에 오해를 살만한 혜택을 준 사실도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공직자로서 처신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원장은 "출장 때 보좌관이나 비서와 동행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당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보좌했기에 수행토록 했으나 그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는 제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으로 수차례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한 첫 해명이다.

최근 일부 야당의원들은 김 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 부담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으로 2박 4일간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방문했으며 ▲ 같은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며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전여옥 전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금감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전반을 줬다 폈다할 수 있는 말 할수 없는 ‘쎈 자리’라며 서민들의 소소한 생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고 더구나 ‘피감기관’의 돈으로 출장을 그것도 여비서를 동반하고 갔다는 것이 ‘엽기’이며 9박10일 동안 미국,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돌았다. 자신이 감시할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을 갔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격상실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2014년 3월 한국거래소의 우즈베크 출장에 대해선 "한국거래소가 부속계약 체결 및 현지 고위인사 면담 등을 앞두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요청해 수락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부 매체가 당시 출장 경비에 대한 지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거래소 여비규정(제20조)에 따라 숙박비 등 일당체재비를 출장자 계좌로 입금받았고 영수증도 제출하지 않은 것이었다"면서 "해당 금액은 호텔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출장이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로비용이라는 의혹에 제기된 데 대해선 "평소 소신대로 법률안 원안 처리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 원장의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범죄 수준의 '갑질 삥뜯기'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김 원장은 금감원이 아니라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서 “문재인 정권의 '김기식 지키기'가 국가 기강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도 “감독을 받아야 할 사람이 감독원 원장을 하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양심이 있다면 자진사퇴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원한 2015년 5월 미국·유럽 출장 건은 현장조사 성격으로, 당시 수행한 비서는 행정·의전 담당 비서가 아니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총괄 담당하는 정책비서였다고 해명했다.

로비용 출장 의혹에는 "KIEP가 추진했던 유럽사무소 신설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고 판단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5월 우리은행 부담으로 중국, 인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당시 김 원장은 우리은행 충칭 분행 개점에 참석한 뒤 인도 첸나이로 이동해 현지 지점과 현지 지출 기업 등을 방문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김 원장이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헐값 매각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한 '접대성 로비'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우리은행에서 개점식 축사를 요청해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행사가 공개행사였으며 새벽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 빡빡하게 일정을 진행했고 출장목적에 맞는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고 해명했다.

화푸빌딩 매각 지적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당시 이미 대금회수가 진행 중이었고 부실 책임자에 대한 금감원 징계조치도 마무리된 상태였으며 우리은행 경영진도 교체된 뒤였다"라며 "화푸빌딩 문제와 관련 없는 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스스로에게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감원장으로서 소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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