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떠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오는 9일 정기공연에서 독일 출신의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76)가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해 12월 29일 사퇴한 정명훈 전 예술감독(63) 대신 바통을 잡는다. 해당 공연의 프로그램과 협연자는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 에셴바흐는 오는 9일 브루크너 교향곡 9번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의 협연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상급 음악가들의 경우 대부분 5년 정도 스케줄이 꽉 차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약속을 잡기는 쉽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쌓은 공연기획 네트워크를 백배 활용해 시향의 연주력을 최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에셴바흐를 섭외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말 정 전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떠나고 올해 지휘하기로한 9차례의 정기공연도 지휘하지 않기로 하면서 서울시향은 급히 대체 지휘자 물색에 나선 바 있다.

사진=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에셴바흐는 뛰어난 현장감과 음악적 이해력을 인정받는 지휘자다. 젊은 시절 '20세기 위대한 피아니스트 100명' 안에 뽑힐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지휘 공부를 한 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조지 셀의 영향을 받아 지휘자로 전향했다.

1982년부터 1986까지 스위스 취히리 톤할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일했다. 1988년부터는 미국 휴스턴 심포니를 11년간 이끌었다. 현재는 미국 케네디 센터와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독일의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서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함부르크 NDR 심포니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음반 작업도 했다. 그의 음반들은 2014년 그래미상,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에셴바흐는 당초 오는 7월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1번을 지휘할 예정이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에셴바흐가 시향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중요한 스케줄을 변경해서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한다"고 했다.

서울시향은 이달 16∼17일을 비롯해 정 전 예술감독이 지휘하기로 한 나머지 8차례의 공연도 프로그램 변경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대체 지휘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음악적 기량 유지를 위해 최수열 부지휘자와 공조체제를 확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정 전 예술감독을 대신할 수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를 대체지휘자로 섭외중이다. 티켓 가격은 지휘자 변동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감안해 하향 조정된다.


오는 9일 공연 예매자 중 환불을 원할 경우, 패키지 상품 구매자와 개별 티켓 구매자는 첫 공연 전날인 오는 8일 오후 5시까지 온라인과 콜센터를 통해 수수료 없이 100% 취소 가능하다. 기존 구매자들의 차액환급도 동시에 진행된다. 티켓 가격은 지휘자 변동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감안해 하향 조정된다. 9일 공연은 당초 1만∼12만원에서 1만∼7만원으로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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