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특유의 ‘안갯속 화법’으로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연일 ‘보수야당 서울시장 후보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당장 연대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지지율 선두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큰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단일화 이슈로 불리한 판세를 흔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후보는 18일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지켜야 되겠다, 이렇게 (말)한다면 (단일화) 못 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만약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갖고 우리와 같이할 만한 의지가 있다면 저는 능히 같이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에 이어 다시 야권연대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그동안 안 후보를 “박원순 시장 7년 체제를 낳은 산파”라고 비판하던 태도에서 미묘한 변화를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박 후보를 꺾기 위해선 김문수·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의견과 낮은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단일화 이슈를 꺼냈다는 평가 등이 함께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원순 후보와 지지율이 두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선거 이슈가 떠오르지 않아, 김 후보가 그나마 관심을 끌 수 있는 단일화 이슈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의 또 다른 의원은 “두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보수표 결집과 박 후보의 3선을 막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바른미래당이 여전히 자유한국당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도 “현실적으로 단일화는 어렵다. 정정당당하게 겨루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 쪽은 김 후보의 연일 이어지는 단일화 관련 발언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안 후보 쪽은 이날 논평을 내어 “공식 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단일화 언급 자체가 뜬금없으며, 단일화 조건으로 자유민주주의 검증 운운 자체가 생뚱맞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대결하면 많은 사람들이 박 후보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반면 안철수가 (박 후보와) 대결한다면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실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인위적인 단일화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야권표가 쏠려 자연스럽게 단일화 효과가 날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김문수·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예측해 몇 차례 언급했듯 김문수-안철수 후보단일화 군불때기가 시작됐다”고 꼬집었다.[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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