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신 선생님의 말, 우리삶은 사람의 준말입니다…故 신영복 선생 어록 돌아보니

지난 15일 별세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에 대한 추모 물결이 퍼지고 있다.
SNS에는 "시대의 스승, 신영복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들이 올라오며 고인의 삶과 글에 대한 되새김이 일고 있다.



시대의 아픔으로 인한 절망적 인생 속에서도 신영복 선생이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었다. 사람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사람과의 관계로 이뤄지는 삶에 대해 공고한 믿음을 견지해 온 글들을 모아보았다.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개인적으로 '사람'이 되고 사회적으로 '인간'이 됩니다."

"삶은 사람의 준말입니다. '사람'의 분자와 분모를 약분하면 '삶'이 됩니다. 우리의 삶은 사람과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삶과 사람 /신영복 선생

20년 간의 수감생활 속에서 그의 인간관이 더욱 촘촘해졌을까. 수감생활 동안 지인과 가족에게 보낸 서신을 책으로 엮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가지 스무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해버리는
결정적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C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신영복

신영복 선생은 이후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로 유명한 <더불어 숲 1,2>와 <쇠귀> 등을 출간하며 공감과 평화의 원리를 통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쇠귀 中/ 신영복>

우리는 아직도 '잘 자란다'는 의미에 마음을 쏟을 여력이 없습니다. 경쟁과 효율성 등 사람을 해치고 사람과의 관계를 갈라놓는 일의 엄청난 잘못을 미처 돌이켜 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일찍부터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나 후회하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숲 中/ 신영복>

조용히 시대를 밝히던 등불에서 하늘에 별빛이 된 故 신영복 선생. 성공회대학교는 오늘(17일)저녁 7시 반, 고인을 추모하는 '추모의 밤' 을 개최할 예정이다.

살다보면 흔히 두 가지 실수가 있다.
첫째는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끝까지 하지 않는 것이다.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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