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이상윤 기자] 땅은 넓고 사람은 적어 우리나라에서도 오지로 손꼽히는 땅, 강원도 인제. 인제에 자리한 수많은 명산 중에서도 훼손되지 않은 청정자연을 간직한 방태산은 사계 중에서도 특히, 생명력이 풍부하게 자라나는 이즈음 큰 사랑을 받는 산이다.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는 한평생 숲과 자연을 연구하며 살았고, 현재는 산림청장으로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김재현 씨와 아들 김정 씨가 함께 청량한 자연이 숨 쉬는 땅 인제로 떠나본다.  

일행은 방태산 산행 전에, 이맘때 필수 코스로 꼽히는 아침가리계곡으로 향한다. 아침가리계곡은 방태산의 긴 능선에 깊은 골짜기를 뻗고 있는 계곡으로 산림유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존되어 오고 있는 곳이다.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5월에서 10월 사이 하루에 100명의 제한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그 비밀스러운 계곡 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되어주는 방동약수. 인제를 대표하는 명소 ‘인제 8경’ 중 하나로 철분과 불소 등의 성분이 들어있는 몸에 좋은 약수로 알려지며 마을 사람들과 인제를 찾은 산객들의 명소가 되었다.

방동약수의 톡 쏘는 물맛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아침가리계곡으로 들어선 일행. 한동안 내린 비로 불어난 물이 기세 좋게 흘러내린다. 예부터 인제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를 가리키는 ‘삼둔 사가리’ 중 하나로 왕에게 버림을 받은 신하나 도망자들이 은둔했다는 아침가리계곡. 그 옛이야기처럼 들어설수록 빽빽한 나무들 덕분에 하늘이 가려지는 아침가리의 울창한 숲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국유림 중에서도 특별히 수려한 곳들을 선정한 ‘명품 숲’ 30여 곳 중 하나다. 과거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지금의 우리가 잘 지켜내고 후세에 남겨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 그때 묻지 않은 숲길과 물길을 걸으며 부자는 자연스레 대화와 마음을 나눈다.  

이튿날은 본격적인 방태산 산행에 나선다. 숲으로 들어섰음에도 방태산이 품은 물줄기의 시원한 소리가 따라온다. 거친 바위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육산인지라 방태산은 자칫하면 재미없는 산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손꼽는 자연림과 곳곳에 파고들어 있는 계곡의 향연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청량함과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특히나 만물이 생동하고 신록이 깊어지는 오뉴월에는 아름드리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과 지천으로 피어난 야생화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 전쟁 직후 온 나라가 벌거벗은 민둥산이던 시절, 자연이 복원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산림녹화 사업의 결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태산의 숲은, 그 많은 노력에 더불어 힘을 보탰던 산림청장에겐 그야말로 감동적인 공간이다. 어느덧 대화가 통하고 오르막길에서 등을 밀어줄 줄 아는 아들과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여정. 그 길의 끝에 솟아있는 주억봉(1,444m)에 오른다. 빽빽한 숲이 모두 발아래 있고 강원의 선 굵은 산 너울이 굽이친다. 인제 방태산으로 떠난 부자의 이야기를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난다. 27일 오전 7시 20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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