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학생이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착취를 당해 왔다고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A(19)양은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두 달 동안 감금당했다”는 제목으로 자신이 6개월 전 근무지에서 갖은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일하고 있던 친구의 권유로 한 과일판매 업체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는 A양은 업체의 감시 아래 인천, 수원을 돌며 파인애플을 팔았다.

A양의 글에 따르면 일은 3인 1조로 이뤄졌다. A양이 20박스 이상의 파인애플 박스를 차에 싣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됐다. A양은 주로 수원 병점, 세류동, 나혜석거리, 인계동 등을 돌아다니면서 파인애플을 손질해 팔았다. 술집에 들어가 손님들에게 파인애플을 시식해보라 권유하며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A양은 “술집 당 최대 5분 동안만 팔 수 있었고, 못 팔고 나오면 다시 그 가게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날 매출액을 채우지 못한다면 새벽 2, 3시까지 일을 해야 했으며 최대 17시간까지 일해 본 경험이 있다고도 했다.

A양은 “욕설뿐 아니라 성희롱, 부모님과 관련된 욕도 들었다”며 “(파인애플을) 못 팔았을 때, 지각했을 때, (감독하는 사람들이) 심심할 때도 욕을 들어야 했다”고 적었다. A양은 “심심하다고 때리는 건 부지기수였고, ‘라인(인계동 인근 술집이 일렬로 늘어선 곳을 부르는 말) 당 몇 개 이상 못 팔면 얼굴 한 대’라는 규칙을 세우기도 했다. 정말 못 팔면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고, 그러다 울면 더 욕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A양은 “오죽하면 팔을 하도 때려서 팔 군데군데 멍이 든 것을 본 손님이 학대당하는 것 아니냐고, 신고해주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해당 업체의 과도한 감시 탓에 집에 돌아가는 것조차 힘들었다고도 털어놓았다. A양은 “일할 때는 휴대폰을 모두 뺏었다” “쉬는 날마다 일부러 회식을 잡아서 집에 못 내려가게 했고, 외출할 때마다 어디에 나가는지 무조건 말을 해야 했다. 숙소 건물 안에 CCTV까지 설치해 감시했다”고 적었다. 과도한 감시 탓에 아버지의 제사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제사 때문에 빠지게 될 것 같다고 말을 하면 직접 집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시켰다. 그런데도 일부러 집에 못 가게 회식을 잡았고, 집에 내려갈 경비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A양은 업체가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양은 “두 달 동안 최소 500만 원 이상을 받아야 했는데 받은 돈은 겨우 5,6만원 남짓이었다”고 주장했다.

고된 생활을 견디지 못한 A양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인근 청소년 쉼터로 도망쳤다. A양은 그곳에서 가족과 연락이 닿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며 “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일로 꿈을 꾸고, 편히 생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을 폭로하게 된 계기로는 “지금도 있을 또 다른 저에게, 그리고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시작도 하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미 하고 있다면 몸만이라도 무사히 빠져나오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A양은 해당 업체에 “사과와 보상은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또 다른 제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도 밝혔다.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A양은 청소년상담번호 1388로 연락해 청소년보호쉼터에 입소했다. 당시 A양을 보호하던 쉼터의 관계자는 A양이 처음 쉼터에 들어왔을 때 부려움에 떨고 있었다며 업체 직원들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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