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민주당 송파구청장 당선인이 박원순 서울시장,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 와 함께 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박성수 캠프 제공]

[뉴스프리존=이호규 기자] 6ㆍ13 지방선거 이전부터 강남, 송파의 민심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물론, 이번 선거에도 압구정동, 청담동 등 부촌의 경우 여전히 보수를 지지하는 층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 강남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손을 들어주고 이변을 연출한 곳은 2030세대들이 많이 거주하는 세곡동에서 나타났다.

세곡동은 이명박 정부 시절 부동산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보금자리 주택을 조성한 곳이다. 최근 세곡동 인구가 가장 급격히 불어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남구마저 접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30세대 인구가 많이 사는 세곡동은 강남구=보수라는 틀을 깨며, 1995년 지방선거 부활 이후 진보에 내주지 않았던 자리까지 꿰차며 보수불패 신화를 허물었다.

세곡동에 사는 30대 중반의 직장인 최모씨는 "세곡동은 젊은 층이 많이 살고 있어 생각이나 개념이 오픈되어 있는 편"이라며, "진보주의 마인드도 있지만 집권층이 여당이라 여당 구청장 후보에 표를 행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태어나서 강남에만 25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공모씨(여)는 이번에 자유한국당을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젊지만 보수라고 밝힌 이 여성은 이번에는 도저히 자유한국당을 찍기 힘들었다며, 반성하지 않고 혁신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에 실망했으며, 여당이나 야당이나 부패나 자만감이 있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강남구에 이어 송파구 역시 여당이 휩쓸었다. 서울 송파구청장 선거에서 박성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7.04%(19만5055표)를 얻어 자유한국당 박춘희 후보(37.39%, 12만7882표)를 크게 앞선 채 당선됐다.

송파구에 사는 40대초반의 자영업자 박모씨는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현재 정부나 여당이 국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지난 박근혜 정부로부터 대단한 실망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고 있어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송파의 재건축 현안을 해결하고 송파의 품격을 제2의 강남으로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응원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이번에 민주당이 싹쓸이한 것은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반성하지 않고 몰락에 따른 상대적 반사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며, "여당이 잘하는 지는 시간이 좀 경과하면 국민들이 재확인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희 정치평론가는 "강남, 송파에 젊은 유권자층이 늘어나고 유권자의 순간적인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여당 의원, 구청장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강남 유권자들은 언제든지 다시 보수성향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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