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맛의 조화 ‘블루마운틴’, 새콤씁쓸한 바디감 ‘마타리’ 함께

봉평장터에서 무이리로 가는 길 카페마노의 메시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봉평장터에서 막국수 한 사발 들이키고, 무이리 방향으로 정처 없이 걸어가는 길.

해질녘 허생원과 동이가 걷던 메밀꽃밭 정취 즐길 무렵, 어딘가에서 타이밍 딱 맞게 ‘에버그린(Evergreen)’의 곡조가 들려온다.

건너편을 바라보니 ‘세계 3대 커피/커피 볶는 집’ 문구의 ‘카페마노’ 간판이 눈에 띈다. 형형색색 단장한 외벽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아기자기한 장식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성스러운 손길에 마음 또한 따뜻해진다, 커피의 온기와도 같이.

자리에 앉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주문해 본다. 창문 저 밖 보이는 불량원두를 골라내는 정성스러운 손길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요 근래 블루마운틴 명의의 숭늉만 마셔오다가, 모든 것을 품은 향에 ‘복잡다단’한 인생의 본질을 문득 떠올려본다.

맛도 그랬다. 옅은 신맛과 와인처럼 쌉싸름한 맛, 부드러운 쓴 맛, 단맛과 스모크한 맛 모두 포함한 이 맛에 다시금 제대로 된 블루마운틴을 잠시나마 경험한다.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눈뜨자마자 다시 카페마노로 향한다. 어쩔 수 없이 에티오피아 코케 허니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던 그 맛을 느끼고 싶었다.

블루마운틴과 예멘 모카 마타리, 모두 본질에 충실한 향과 맛이 돋보였다.

‘예멘 모카 마타리’, 아이스로 마신지라 부드러움 더하지만, 내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예멘의 씁쓸한 바디감은 여전하다.

진한 다크 초콜릿 향 속 새콤한 맛과 쓴맛의 환상적인 조화를 맛본다. 어디론가 다시 떠나야 하는 여정 속 ‘작은 쉼’ 얻고, 다시금 희망 한 가득 안은 채 출발한다.

바깥은 바라본다. 행운의 네잎클로버는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행복의 세잎클로버 가득하다. 그리고 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 아닐까? 그렇게 입가에 미소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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