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전남=이동구 기자] 아르바이트하기 위해 집을 나선 여고생이 실종된 지 나흘이 흘렀지만 행적이 묘연해 경찰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 강진 여고생 A(16·여)양 실종 사건과 관련해 실종된 여고생의 어머니가 실종 당일 밤에 용의자인 남편 친구 집을 찾아가자 용의자가 도망간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실종 전 마지막으로 여고생을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51살 김 모 씨의 자택 CCTV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여고생 A양이 실종된 것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A양은 아버지 친구를 만나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SNS를 통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실종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여고생 어머니가 온 사실을 확인하고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500여 명의 경찰력과 탐지견, 헬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A양의 행방은 묘연하다.
경찰은 또 김 씨가 여고생 실종 당일 오후에 집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승용차를 세차한 사실도 확인했다. A양의 휴대전화는 집을 나선 지 약 2시간 만인 16일 오후 4시 20분쯤 강진의 한 야산에서 꺼졌다. A양의 어머니는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16일 자정쯤 딸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주기로 했던 B(51)씨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B 씨는 뒷문을 통해 달아났다. 17일 새벽 1시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B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고 B 씨는 이날 새벽 6시 20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근처 한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고등학교 1학년인 A 양은 지난 16일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쪽으로 간다"는 메시지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김 씨와 실종된 여고생 아버지는 친구 관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된 여고생 전화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전남 강진군 도암면 야산을 경찰 5백 명과 헬기를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전남 강진경찰서 김재순 수사과장은 "A양 휴대전화 마지막 기지국 위치와 B 씨 차량 이동 위치가 일치한다는 사실은 확인됐다"며 "하지만 A양이 B씨의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조사 결과 B 씨는 숨지기 전인 16일 오후 5시 20분쯤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승용차를 세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은 A양의 실종과 B 씨의 죽음이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A양의 행방을 확인하는 한편 B 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