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자활개척단 발대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종필, 1968년 5월 13일 - 뒤로 대한자활개척단 단장 김춘삼의 모습이 보인다. © 오마이 뉴스

[뉴스프리존=김원기 기자] 23일 타게한 군사반란 주역 김종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온정주의적인 애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김종필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훈장을 추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의견도 잇따라 올라오는 모습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노환으로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해 "실패한 인생" "징글징글 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는 등의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부의 훈장 추서에 대해 "김종필에게 훈장을 주려거든 헌법 전문의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를 삭제하고 '5.16쿠데타와 중앙정보부를 계승한다'로 바꿔야 할 것"이라거나, "쿠테타를 일으킨 자에게 훈장을 주는 것을 반대합니다" 등 훈장 추서 방침에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2013년 영국의 대처 전 총리가 별세했을 때 "장례를 민영화하자"고 했던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독재의 주역이었던 인물을 애도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친일 반민족행위를 했던 인사들에게 수여됐던 서훈이 취소되고 있듯, 역사적 평가에 맡겨 독재정권의 주역이었고 유신본당을 자처했던 김종필의 공과를 엄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 학계와 시민사회, 누리꾼들의 의견이다. 김종필이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 시대를 대표했던 정치인이지만 정치역정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싸웠던 족적이 있다면 김종필 민주화와 인권을 억압한 장본인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황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실패한 인생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는 마당임에도 좋은 말은 못 하겠다. 징글징글했다"고 덧붙였다. 독재자 박정희와 함께 결행한 5.16 군사쿠데타, 악명 높은 공작정치의 대명사였던 중앙정보부 창설 주역 등 김종필의 과오와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들이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필 주도했던 1965년 굴욕적 한일수교협정은 제대로 된 배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정권의 이익에만 부합해 식민지배의 피해를 헐값에 팔아 넘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황씨는 이어 "정치인의 죽음은 개인적 죽음일 수 없다. 역사적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김종필은 총으로 권력을 찬탈했고,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했다"고 주장했다. 장호권 "민주주의를 바라는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 학살 하였던 장본인 이였다" 김종필 서훈 소식에 박정희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암살당한 피해 당사자라 할수 있는 고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대표는 서울의소리 ("김종필이 이리 편안하게 가면 안되는데'') 칼럼을 통해 "김종필은 1961년 박정희와 역적질을 공모하여 5,16 군사반란으로 나라를 강탈하고 4,19 혁명의 목표인 이나라의 민주주의 안착을 후퇴시킨 자로서 민주인사 지식인 학생 언론 문화 종교 등등 이나라 각계의 민주주의를 바라는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 학살 하였던 장본인 이였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황씨는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말라. 이 자랑스런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의 시간을 되돌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인권운동가 고상만씨는 "1973년 12월 장준하 선생이 '개헌청원 백만인 서명운동'을 추진하자 당시 국무총리 김종필은 TV에 출연하여 즉각 중단을 경고했다"면서 "결국 긴급조치 발표로 장준하 선생은 구속되었고, 이후 긴 시간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을 고문과 투옥으로 막아섰던 독재자의 충실한 집행자가 김종필"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황씨는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 "그는 마지막까지 평화와 통일을 방해한 사람이었다. 정말이지 징글징글했다. 이런 정치인의 죽음을 애도하라고?"라고 적었다. 김종필의 사망을 '큰 별이 졌다'고 애도하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김종필이 박정희와 합작해 죽인 숱한 목숨들은 작은 별'이냐는 힐난이 나오고 있다. "당신의 손에 무고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민주영령들 저승에서 만나게 되면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라도 건네주시오" 등, 유신 본당을 자처했던 김종필이 죽자 여기저기서 그간 쌓인 앙금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 개봉했던 박정희 정권의 대국민 사기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서산개척단>에서도 김종필 전 총리의 역할이 나오고 있다. 전국에서 무연고 젊은이들을 강제로 끌고 와 간척사업을 시킨 후 토지를 국가소유로 했던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의 대국민 사기극이면서 심각한 인권유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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