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N

[뉴스프리존=이상윤 기자]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주는 계곡 물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인 김학기(61)씨가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80년 된 화전민의 집을 직접 보수해서 만든 자연인의 집, 설비 경력 40년인 자연인이 폐자재와 고목을 이용해서 직접 보수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산 깊은 곳을 알아보다가 아늑한 산세에 한 눈에 반해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밥을 먹을 때도, 씻을 때도 약초로 한다는 그의 신조는 “모르면 풀, 알면 약초”이다. 23가지 약초를 넣고 6시간 동안 진하게 끓여낸 약초 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먹기도 하고, 로션처럼 피부에 바르기도 하고, 벌레에 물렸을 때도 바르는 진정한 약초맨이다. 

어릴 때는 벼를 3년 동안 쌓아두고 먹었을 정도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자연인이 13살 때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집안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17살에 설비 공장에서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배운 것 없고, 나이도 어리니 그에게 주어진 일은 열악한 일 뿐이었다.

외딴 곳에서 공사를 할 때는 물 한 통으로 먹고 씻기까지 해야 했고, 한번 출장을 나가면 길게는 3년까지 현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나이와 학벌이라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 그는 4년 동안 하루에 4시간씩 자며 자격증도 8개나 땄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40대 중반에 현장 감독까지 맡게 되었고, 한 달에 2,000~3,000만원을 벌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그의 삶은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건설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 공탁금이 필요하다는 지인의 말에 7~8억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려버리게 된 것, 어렵게 모은 재산을 날려버린 것보다 가족들을 힘든 상황에 내몰리게 했다는 죄책감에 그는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다. 

죽어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산으로 향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으려고 일부러 술을 먹고, 옷도 얇게 입고 설산에 올랐지만 죽지 못했다. 이번에는 독초를 먹고 죽으려고 입에 넣었지만 차마 씹지 못하고 뱉고 말았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고생하신 어머니 생각이 스쳐지나가며 눈물만 흘린 자연인. 한참 울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산이 자신을 살려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산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리라 결심했다.

이제야 진정한 인생의 시동을 걸었다는 김학기 자연인의 이야기는 27일 밤 9시 50분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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