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부드러운 산세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해 1987년 우리나라 18번째 국립공원이 된 소백산. 해발 1,439.5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지리산과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 산악형 국립공원 가운데 네 번째로 너른 품을 지닌 산이다. 

이번 주 소백산의 여름 속으로 떠난 이들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이자 산을 사랑하는 아버지 권경업 씨와 그의 딸 권소영 씨. 바쁜 생활로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부녀가 모처럼 만에 정다운 산행을 나섰다.   

첫 여정은 소백산 자락에 놓인 죽령 옛길에서 시작한다. 문경새재, 추풍령과 함께 영남권에서 한양에 오르는 3대 관문 중 하나였던 죽령 옛길은 삼국시대 중요한 요충지이자, 과거(科擧)를 보려던 조선의 선비들이 지나다니던 길이었다. 오랜 세월과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옛길 위에는 선조들의 서글픈 애환과 소박한 웃음이 흐르는 듯하고, 더불어 싱그러운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일행을 맞는다. 

죽령을 지나 연화봉으로 향하는 걸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직 암벽을 타고 힘차게 쏟아지는 희방 폭포의 물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의 학자 서거정은 이 폭포의 장쾌한 자태를 보고 ‘하늘이 내려준 꿈에서 노니는 듯한 풍경’이라 칭송했을 정도. 폭포의 비경을 감상한 뒤 소백산의 명찰, 희방사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울창한 숲으로 들어선 일행. 초반, 평탄한 길을 내어주던 소백의 산길은 산을 오를수록 점점 더 가팔라지는데, 이 구간은 소백산 국립공원 등산로 중에서도 꽤나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한동안 계속되는 오르막을 나아가는 길, 조망이 트이는 곳이면 넉넉하고도 푸르른 자연이 일행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침내 해발 1,383m 연화봉 정상에 서니 부드럽게 흐르는 백두대간 능선과 저 멀리 월악산 국립공원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다음날은 제2 연화봉 대피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1,439.5m)까지 향하는 주능선을 따라간다. 비교적 완만한 오르내림으로 이루어져 있는 주능선에는 등산객들의 안전과 등산로 훼손을 막기 위해 목재 계단과 데크가 조성되어 있어 보다 편안하게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푸른 하늘 아래 부드럽게 이어지는 주능선과 산을 뒤덮은 초록의 향연, 숲의 터널을 따라 길섶에 피어난 갖가지 야생화가 일행의 발길을 이끈다.

그렇게 발아래 굽이치는 산세를 헤아리며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다 보니 어느덧 신선의 보금자리인 양 구름을 휘감고 있는 해발 1,439.5m 비로봉 정상에 선다. 너그러운 소백의 품을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시간. 아버지와 딸이 함께 나누는 소백의 황홀한 풍경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난다. 1일 오전 7시 25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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