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포토뉴스
[덕산 김덕권칼럼] 계엄의 추억계엄 하에서 우리는 집회나 시위는 꿈도 못 꾸고, 말 한 마디 마음 놓고 못 했습니다.
  • 김덕권(전 원불교문인회장)
  • 승인 2018.07.11 07:34
  • 수정 2018.07.12 07:27
  • 댓글 0

▲덕산 김덕권

도대체 이 나라는 얼마나 더 계엄의 공포에 떨어야만 할까요? 제가 경험한 계엄사태만 보더라도 정부 수립 이후 계엄령이 선포된 사례는 열 번 정도인 것 같습니다. 1948년 여순사건 때문에 여수 · 순천 일대에 내려진 계엄령이 최초이지요.

이후 4·19혁명, 5·16 군사정변, 10·26 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마다 계엄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승만 정권에서 네 번, 박정희 시대 네 번, 전두환 시대 두 번입니다. 계엄령은 ‘전시 ·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때 군 병력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계엄령은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악용된 경우가 많아 대다수 국민은 모골이 송연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1980년 신군부에 의한 5·17 전국 비상계엄 확대 조치 이후 역사 속 단어가 됐던 ‘계엄령’이 다시 등장한 것입니다. 한 여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 이후 계엄령 선포를 기획했다는 기무사 문건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불붙은 것이지요. 군 인권센터는 구체적 부대 동원 계획이 적시된 문건까지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습니다. 일부 보수단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기간에 촟불 집회를 막으려고 계엄령 선포를 해야 한다고 대한문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우리 국민은 여전히 계엄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계엄 하에서 우리는 집회나 시위는 꿈도 못 꾸고, 말 한 마디 마음 놓고 못 했습니다. 대학과 언론사는 총을 든 군인들이 지켰지요. 또한 영장도 없이 언제든 연행되고 구속될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던 것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7월 10일 10일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엄청난 의혹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한 것이지요. 또한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이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독립수사단은 군내 비 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 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독립수사단은 국방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한 이유는 이번 사건에 전 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고, 기존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에 의한 수사가 의혹을 해소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번 특별지시는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모아진 청와대 비서진의 의견을 대통령이 인도 현지에서 보고받고 서울 시각으로 그제 저녁에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처음으로 사안이 공개된 뒤 시간이 좀 흘렀는데, 일단 이 사안이 가진 위중함 · 심각성 · 폭발력 등을 감안해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이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봤다”며 “그러느라고 조금 시간이 걸렸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런 다음 “인도 현지에 가 있는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도 순방을 다 마친 뒤 돌아와서 지시를 하는 건 너무 지체된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그래서 현지에서 바로 대통령이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성명이 이 시대의 국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 같아 올려 봅니다.

「위수령 발동과 계엄령 시행계획이 담긴 ‘기무사 계엄령 검토문건’으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손에 촛불을 들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1700만 국민의 염원을 종북으로 호도하고 무력으로 진압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참으로 치가 떨리고 무서운 일입니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되돌리려는 참담한 쿠데타 계획보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자유한국당의 태도와 주장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적폐몰이고 기무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음모론이라고 규정합니다. 소요사태를 막기 위해 군이 계엄계획을 세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평화로운 촛불혁명이 소요사태를 만들 수 있다는 이 기괴한 인식이 정상입니까? 민주주의를 외치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국민들이 종북 세력입니까? 언론을 통제하고 SNS계정을 폐쇄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까?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런 참담한 시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흔들림 없이 단단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나가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아무쪼록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처럼 독립수사단 구성을 통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저 또한 서울시장으로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한명의 시민으로서,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는 한명의 국민으로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참으로 가슴 떨리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지금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령이 웬일인지요? 이 땅의 보수정당은 우리가 ‘보수의 진짜 적통’이라고 주장하며 “보수 이념과 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과 세력은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라고 외칩니다.

보수는 말 그대로 기존 질서, 제도, 전통, 관습을 보존하려는 가치 지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19세기 이후 서구의 보수는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적 요구에 부단히 적응하는 진화론적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것이 서구 보수주의가 아직까지도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반동과 구분되어야 합니다.

보편적 보수는 기존 질서를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법치주의, 전통과 순응을 무엇보다 중요시합니다. 자유시장과 사유재산의 보존도 보수의 핵심 가치의 하나입니다. 경제 · 사회적 부조리를 가족주의와 따뜻한 온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그 특징입니다. 보편적 보수는 애국주의를 중요시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바로 여기서 나오는 덕목이지요.

보수의 가치와 이념은 나라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밝은 대명천지에 계엄의 추억이나 꿈꾸는 막무가내 식 보수로서는 ‘진짜 보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계엄의 꿈은 이 나라의 역사에서 영원이 퇴출 되면 좋겠네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7월 1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김덕권(전 원불교문인회장)  duksan4037@daum.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덕권(전 원불교문인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