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언가 좋은 뜻을 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임무 따위에서 본받을 만하거나 모범이 되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 전 문인회장 김덕권

지념(持念)

《참전계경(參佺戒經)》제256事의 주제는 <지념(持念)>입니다. ‘지념’이란 마음의 지표(指標)를 가지고 사고(思考)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기운도 역시 순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안정되고 기운이 순하면 저절로 생각과 뜻이 우러나 진리를 찾고 도를 구하는 데 쉽게 통달하고, 덕에 순응하여 아름다운 행실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持念者 持念標而有所思也. 夫人 心不定. 氣亦不順. 心定氣順則.

自有所思. 於尋理覓道. 容易通達. 順德成美」

「지념이란 생각하는 바의 뜻과 목표가 뚜렷하여 안정된 것을 말하느니라. 사람의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기혈의 운행이 순조롭지 못하여 생각이 헛돌게 된다. 마음이 안정되고 기운이 순조로우면, 생각과 뜻이 저절로 우러나, 진리와 도덕을 찾는데, 쉽게 도달하게 되고, 덕에 순종하여 아름다움을 이루게 되느니라.」

사람이 무언가 좋은 뜻을 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임무 따위에서 본받을 만하거나 모범이 되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본받을 대상이 부모가 되면 가장 좋지요. 만일 부모가 좋은 본보기를 보이는데 실패해 왔다면 그것을 깨닫는 순간이 지념을 하는데 최적기입니다. 깨닫고 단호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그 모습이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생을 잘못 살고, 엉뚱한 목표를 추구하며 헛된 수고를 한 모든 오류(誤謬)가 바로 그 순간 과보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늦었다, 틀렸다’고 하면서 자녀들에게 ‘너희들은 이렇게 살지 말라’는 식의 충고를 하지요. 그건 정말 무책임할 뿐 아니라 자녀에게 해서는 안 될 나쁜 일입니다.

만일 우리가 그런 식으로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며, 변화를 거부한다면, 자식에게도 ‘너도 나중에 이렇게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러나 아무리 늦었다고 생각되어도 그 순간 과거를 돌이켜 변화를 추구하게 되면, 바로 그런 모습이 자녀에게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뜻을 정하는 것은 한 길 밖에 없습니다. 그 길이 진리를 향한 것이요, 도를 구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집중하게 되면, 일단 마음이 안정되고 기(氣)가 부드러워집니다. 이것이 하늘이 정한 이치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람은 그 어떤 것에 집착해도 불행해집니다. 재물이나 명예, 쾌락, 권력 등은 갈수록 더 욕심이 커져 결국 추한 모습만 보이다가 망신창이의 삶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하늘의 이치를 궁구(窮究)하고 그에 순응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힘을 쓰게 되면, 마음도 편안하고 든든해지며, 기의 흐름도 고르고 원만하여 일상도 순조롭게 되고 급기야 도를 깨치고 덕을 함양하는데도 큰 유익을 얻게 됩니다.

당연히 그런 사람의 삶은 멋있고 당당하며, 아름다움을 풍기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도를 통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목표와 방향을 정하지 못하거나 싫어해서 어렵게 느껴지고 힘들어 보일뿐, 도는 가까이 갈수록 쉬워지고, 좋아지며, 즐거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도를 깨치면 덕은 자연 우러나게 되고, 아름다움은 그냥 뒤따르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진리를 추구하는 일 외에 다른 것에 끌리게 되면 반드시 실패하고 맙니다. 반대로 일념으로 진리를 향해 달려가면 그 인생은 반듯이 성공하게 마련인 것입니다.

그럼 ‘지념’을 하는 방법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 법입니다.

이 선법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행할 수 있는 대중적인 선법입니다. 무시선은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단전주(丹田住) 선법입니다.

① 좌복 위에 반좌(盤坐)로 편안히 앉은 후,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앉은 자세를 바르게 합니다.

② 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리어 일념의 주착도 없이 합니다. 다만 단전에 기운 주해 있는 것만 대중 잡되, 방심이 되면 기운이 풀어지므로 다시 기운 주하기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③ 호흡을 고르게 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짧고 약하게 합니다.

④ 눈은 항상 뜨는 것이 수마(睡魔)를 제거하는 데 필요하나 정신 기운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수마의 침노를 받을 염려가 없는 때에는 혹 감고도 합니다.

⑤ 입은 항상 다물고 공부를 오래하여 수승 화강(水昇火降)이 잘 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 줄기와 이 사이로부터 계속하여 나옵니다. 그 침을 입에 가득히 모아 가끔 삼킵니다.

⑥ 정신은 항상 적적(寂寂)한 가운데 성성(惺惺)함을 가지고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을 가집니다. 만일 혼침(昏沈)이 오면 새로 정신을 차리고, 망상에 흐르거든 정념(正念)을 돌이킵니다.

⑦ 처음 좌선을 하는 사람은 흔히 다리가 아프고 망상이 침노해 괴로워합니다. 다리가 아프면 잠깐 바꾸어 놓고, 망념이 침노하면 다만 망념인 줄 알면 망념이 스스로 없어집니다.

⑧ 처음으로 좌선을 하면 얼굴과 몸이 개미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이 가려워지는 수가 혹 있습니다. 이것은 혈맥이 관통되는 증거라 삼가 긁고 만지지 않는 것입니다.

⑨ 좌선을 하면서 절대로 이상한 기틀과 신기한 자취를 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 그러한 경계가 나타나면, 그것을 다 요망한 일로 생각하여 마음에 걸지 말고 심상히 간과합니다.

⑩ 이상과 같이, 오래오래 계속하면 필경 물아(物我)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으며, 오직 원적 무 별한 진경에 그쳐서 다시없는 심락을 누리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가 도를 깨치려면 반듯이 ‘지념’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지념을 챙기는 방법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이 <단전주 선법>과 <무시선 무처선 법>을 행하면 최단으로 도를 깨칠 수가 있는 것이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7월 1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