쩔쩔 긇는 폭염속 홀로 동네 놀이터 청소하신 어르신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1동 놀이터 화단에 있는 짐승들의 배설물과 물지각한 주민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한 70대 어르신

[뉴스프리존=김욱 기자]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3일 오후 4시경, 마산회원구 회원1동 놀이터에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용광로같은 더위에 개미나 파리조차도 활동을 멈추고 있는 판에 70을 훌쩍 넘기신 듯한 한 어르신이 놀이터 내에 조성된 화단의 나무를 전지하고 바닥의 잡풀들을 맨손으로 뜯어 내고, 개와 고양이 배설물과 몰지각한 일부 주민들의 무단 투기한 음식물 쓰레기등을 치우고 있었다. ·

이 어르신이 놀이터 내 화단의 절반가량의 면적에서 제거한 나뭇가지와 잡풀, 짐승 배설물등은 대형 포대로 3자루가 넘었다. 어르신의 몸은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고, 굵은 빗줄기 같은 땀으로 런닝과 바지가 흠뻑 젖어 있었다.

이에 기자가 “혹시 주민센터에서 나오신 분입니까?”라는 질문에
어르신은 “아닙니다. 개와 고양이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해 동사무소에 처리해다랄고 전화를 했는 데 아무 소식이 없이 답답한 놈이 우물판다고.....”라고 말했다.
또한 “이 더운데 꼭 하셔야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어르신은 “이 놀이터에는 3살짜리 애기부터 유치원생, 초중고 학생들이 뛰고 뒹굴면서 노는 장소인데 짐승들의 변과 오줌이 지천에 깔려 있어 악취는 물론이고, 각종 해충들의 번식 및 서식지화 되어 위생상 불결하기 짝이 없어 저라도 나서야 겠다는 생각에서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어르신의 말에 수년간 매일 이 곳에서 운동을 해왔던 기자의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명색이 기자라면서도 한번도 어르신이 느껴 셨던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하고 혼자 만 즐겼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회원1동 환경담당 공무원은 “그 어르신의 민원 전화를 23일 오전 접수하고 마산회원구청에 ‘견문보고’를 올렸다”고 말했다. 회원1동 주민센터에서 놀이터 화단의 환경을 미화할 여력이 없다는 해명이었다. 주민센터 공무원 1명이 쓰레기 무단투기, 공원관리등등의 업무를 해결하기에는 중과부족이었던 것이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자기 집 앞은 자기가 청소하는 분위기가 유지됐다. 

하지만, 어느 때인가부터 이기주의 사상이 만연되어 집 앞 쓰레기는 관에서 치위줘야 한다는 의식이 만연해 있다. 국민들의 이기주의도 정부의 무분별한 포푤리즘 탓이란 지적도 있다. 
행정인력 부족 해명도 나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어린애들이 뛰고 뒹구는 놀이터에 짐승들의 배변물과 각종 쓰레기로 인한 악취 발생과 해충서식지가 되어선 안된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적이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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