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이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한다. 아직은 할 일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며 ‘진보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노회찬, 그가 세상을 떠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아직도 가짜뉴스 아닌가? 현실인가? 멍하고, 먹먹하기만 하다.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그가 이승에서 마지막 누워있는 곳으로 가서 인사를 하는 게 도리일 듯한데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추모음악을 바치려 한다.

1. 영국의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L. 웨버의 진혼곡(requiem) 중 'Pie Jesu(자비로우신 예수님)'

“자비로우신 예수님, 세상의 죄를 없애주시는 예수님, 그에게 평안을 주소서”

탁하고 어지러운 이 세상에서 남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삶을 살다가 주님 곁으로 가오니 부디 그를 받아주시고 그곳에서는 평안한 삶을 영위케 해 주시옵소서.

 ☞ (영국 옥스퍼드, 서머빌 대학 성가대의 노래로)

  (A. L. Webber의 동생, 첼리스트 Julian L. Webber의 첼로 연주로)
2. 프랑스 샹송의 전설,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나의 신이여(Mon Dieu).’

“My God! My God! My God!
Let him stay with me
a little bit longer

My lover!
One day, two days, eight days...
Let him stay with me
a little bit longer
with me.....”

한 평생 굴곡지고 불행한 삶을 살다간 에디트 피아프는 죽음을 얼마 안 남겨놓고 하느님께 그 사람과 조금만 더 있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온 세상을 다 잃어버린 듯한 한이 서려 있는 노래…

너무 급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노회찬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으로 할 일이 그렇게 많은데 왜 그리 서둘러 갔느냐고, 이 노래를 들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이 우리들 마음이라고…

 (작곡가 샤를 뒤몽(Charles Dumont)의 피아노 반주로 47세의 나이에 70대 여인의 모습을 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혼신의 힘을 다해 ‘Mon Dieu’를 부르는 에디트)

3. 스위스 태생의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에르네스트 블로흐(Ernest Bloch)의  ‘기도(Prayer)’

그가 천상으로 올라 평온한 삶을 살게 되길 기도할 뿐. 그리고 이 기도가 그에게 닿기를…

 

 (네덜란드 출신 첼로계의 떠오르는 별, Harriet Krijgh의 연주로)

4. 쿠바의 음악가 카를로스 푸에블라(Carlos Puebla)가 작곡해 체 게바라에게 헌정한 곡, “Hasta siempre- Commandante Che Guevara (게바라 사령관이여, 언제까지나)”

체 게바라가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후 또 다른 나라에서의 혁명을 위해 쿠바를 떠나며 한말, “Hasta la Victoria Siempre(승리의 그날까지)”에 응답하듯 작곡한 노래.

“우리는 역사적 위업을 통해
당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당신의 용맹의 태양이 당신을 죽음으로 가게 만든 그 곳에서

우리는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마치 당신과 함께인 것처럼 전진할 것입니다
피델과 함께 우리는 당신에게 말할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사령관 동지!’라고”

노랫말이 마치 노회찬과 정의당의 얘기인 듯하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고 했던 체 게바라, 그의 “불가능한 꿈”이 볼리비아 밀림에서 멈췄듯, 노회찬의 “불가능한 꿈”은 “여기서” 이제 멈췄다.

총을 든 적은 없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혁명가 같은 삶을 살았던 노회찬, 그와 개인적 친분은 없으나 호감을 갖고 지지, 응원했던 한 사람으로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비통한 마음으로 이렇게 적는다.

오늘의 죽음을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정의로운 노회찬 의원을 위해

“Hasta siempre, 노회찬!”
 

 (프랑스의 배우 겸 가수인 나탈리 카르돈(Nathalie Cardone)의 노래로)

 

 (‘베네수엘라의 진주’라고 불리는 민중/저항가수 솔레다드 브라보(Soledad Bravo)의 노래로)

#여인철의_음악카페 2018. 7. 25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정의로운 삶을 너무나 일찍 마감한 노회찬의 명복을 빌며)

#“Hasta_siempre_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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