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폭염에 폐사 가축 314만 마리 넘어서…가축재해보험금 125억원↑

[뉴스프리존= 손우진 기자] 연일 계속되는 살인적인 폭염 더위에 폐사한 가축이 314만 마리를 넘어섰다. 지난 25일 218만 마리가 폐사한 가운데 약 일주일만에 100만 마리에 가까운 가축이 떼죽음을 당했다. 축구장 216개 크기와 맞먹는 면적의 농작물 햇빛 데임(일소) 피해도 발생했다.

◇농가의 패사가 어느 정도?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15개 시·도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는 총 314만8233마리로 집계됐다. 가축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북의 축산농가 피해 1만1408마리(닭 1만120마리, 오리 1250마리, 돼지 38마리)도 포함된 숫자다.

지난해 여름 이맘때의 205만1665마리보다 53.4%(109만6568마리) 증가했다.

축종별로는 닭이 295만3657마리로 폐사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오리 15만6118마리, 메추리 2만5000마리, 돼지 1만2958마리, 관상조 500마리 등이 죽었다.

지역별로는 전북에서 가축 86만7516마리(닭 78만788마리, 오리 7만9380마리, 메추리 5000마리, 돼지 2348마리)가 폐사해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충남 56만5110마리, 전남 53만4752마리, 경북 39만8763마리, 경기 31만7748마리, 충북 25만7489마리, 경남 11만4511마리, 강원 6만5777마리, 인천 9020마리, 제주 6376마리 등의 순이었다.

지난 25일 전북 무주의 사과 농가 1곳에서 처음 접수된 후 농작물 일소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사과·포도·복숭아·자두 등 과수밭 145.7ha(헥타르·1㏊=1만㎡)에서 과수 잎이 마르거나 열매가 강한 햇살에 오래 노출돼 표피가 변색하고 썩었다. 인삼밭 11.9ha까지 합하면 농작물 총 피해 면적은 157.6ha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0.73ha 기준)의 216개 크기와 맞먹는다.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보험금 기준)은 163억44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날 기준 1915개 피해 농가 중 289개에만 20억5400만원이 지급됐다.

농식품부는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 대해 신속한 손해평가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보험 가입률은 돼지 72.3%, 닭 91.8%, 오리 72.3%, 메추리 44.2%, 소 8.9%다.

보험 미가입 농가도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지원한다. 농가 단위 피해율이 30%를 넘으면 영농자금의 상환 연기와 이자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피해율이 50% 이상이면 생계비와 고등학생 학자금도 지급한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5일부터 가동한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폭염 피해 최소화 대책도 계속 추진한다. 특히 소속기관 지방조직을 활용해 농촌지역 취약 계층의 온열질환 예방 활동에 적극 나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8월 상순까지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폭염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전남 가축폐사로 23억1800만원 피해

폭염이 3주 이상 지속되면서 전남지역에서 폐사하는 가축들이 계속 늘고 있다. 8월 초에 이미 작년 전체 피해액을 넘어섰다.

폭염이 앞으로도 3주 가까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전남 20개 시·군 337농가의 닭, 오리, 돼지 등 55만7000여 마리이다. 피해액은 23억1800만원으로 지난해 피해액인 23억원을 넘어섰다.

1일 하루 동안 닭 5000마리, 오리 1000마리, 돼지 100마리 등 6100마리가 폐사해 74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나주 86농가에서 15만1000마리, 영암 37농가 8만2000마리, 함평 22농가 5만2000마리 등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축 종류별로는 닭이 179농가에서 49만1000마리가 폐사했고, 오리는 34농가에서 6만5000마리, 돼지는 124농가에서 1517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액은 닭 11억4600만원, 돼지 9억3200만원, 오리 2억4000만원이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남도는 폭염 취약 축산농가의 축사지붕에 물을 뿌리고, 폭염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8월 초까지 닭·오리 계열사(병아리, 사료 등을 공급하는 회사) 9곳에 사육물량을 자체적으로 조절하도록 권유하는 한편, 폭염 대응 가축관리요령 홍보물 4000부를 배부했다.

최장 23일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전남지역의 이날 최고기온은 함평 38.9도를 최고로, 나주 38.6도, 담양 38.1도, 영광 37.6도, 장성 37.5도 등을 기록했다.

◇ 경북 온열질환 인명피해 212명… 포항, 75명 최다

경북에 22일째 폭염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후 경북지역 19곳에는 폭염경보, 3곳에는 폭염주의보가 계속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온열질환자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212명이다.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고 21명은 입원, 184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사망자는 김천 2명, 안동 2명, 문경 2명, 구미 1명이다.

온열질환자는 포항이 75명으로 가장 많고 문경 20명, 안동·구미 각각 19명, 김천 16명, 고령 10명, 울진 10명, 경주 7명, 영주 4명 등이다.
가축피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경북지역에서 돼지, 닭 등 39만8767마리가 폐사했다.

닭 등이 39만4817마리가, 돼지는 3950마리가 각각 폐사했다.

상주가 8만936마리로 가장 많은 가축이 폐사했는데 경주 4만8780마리, 의성 3만9567마리, 김천 3만9175마리, 안동 3만1252마리, 군위 3만110마리 등이다.

농작물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총 254.9ha가 피해를 입었다.
콩 등이 156.8ha로 가장 많으며 고추 63.7ha, 포도 34.4ha 등이다.

농작물 피해는 안동이 147ha로 가장 많고 상주 51.5ha, 영주 18.2ha, 영덕 10ha, 예천 6.7ha, 봉화 6.5ha, 영천 5.8ha 등이고 포항, 군위, 의성, 청송, 영양 등은 아직 농작물 피해는 없다.

지난달 31일에는 영덕과 울진 덕천에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됐다.

2일 예상기온은 경산, 영천, 의성이 39도의 폭염으로 각종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도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밭작물 생육장해 등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용수공급이 어려운 밭을 중심으로 긴급급수 대책비 7억64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도는 기상관측 이래 연일 최고기온을 기록하고 있어 폭염으로 인한 밭작물 시들음과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화상을 입는 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긴급급수 대책비를 지원을 결정했다.

긴급급수 대책비는 둠벙설치, 임시 양수시설과 양수 급수를 위한 전기료 및 유류대 지원,  살수차 운영지원, 장비구입 및 임차비 지원 등 급수시설을 중심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