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정수동 기자] 신강균 기자(전 MBC 광고국장)가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으로 인해 해고됐다. MBC해직기자 출신인 인터넷매체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 그가 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MBC는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MBC는 지난 22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회에 신 기자를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의 사유로 해고했다고 보고했다. 이상호 기자는 해당글에서 지난 2004년경 태영과 관련한 보도의 뒷얘기를 전했다.

그는 2004년경 자신이 <사실은>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맡고 있을 당시 “태영의 대관 로비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보도를 한 적이 있다”면서 “태영은 두 차례나 SBS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를 유보당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의 생리에 따라, 태영은 각계에 엄청난 로비전을 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프로그램의 앵커를 맡고 계시던 신강균 선배가 태영의 로비망에 포섭되고 말았나 봅니다. 직속 선배였던 신강균 앵커에게 속아서 나간 자리는 태영의 로비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는 계속해서 “헤어질 때 받은 쇼핑백을 열어보니 핸드백이 들어 있길래 태영에게 소포로 돌려주고, 담당 부장에게 진상조사와 신강균 앵커의 처벌을 요구했다”면서 “회사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마지막 수단으로 제 홈피에 내부고발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내부고발자의 괴로운 심경을 전한 후 “그럼에도.. 회사는 내부고발을 인정해 주지 않다”면서 “로비 자리에 나간 책임을 물어 도리어 제게 중징계를 내리더군요. 미칠 것만 같았습다. ‘저 놈 정치권에 나가려고 회사를 팔아먹었다’, ‘공명심에 사로잡혀 선배와 조직을 흔들었다’는 등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박혔고, 하루하루가 고통인 나날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말했다.

계속해서 “조중동과 여론의 공세가 너무 심해서, 억울한 마음에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혹여 회사에 누가 될까 숨소리도 내지 않고 버텼다”면서 “세상이 잠잠해지고 나서, MBC 감사실을 찾아 몇 차례 재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에는 이미 제가 시끄럽고 반조직적 인물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상태라서 그랬는지 ‘다 지난 일인데 왜 또 그러냐’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회사 상황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기자는 “대신 저는 통제불가 문제인물로 찍혀, 취재 일선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면서 “라디오 편집부와 국제부 등 내근 부서를 전전하게 되었고, 그 사이 신강균 앵커는 재벌과의 돈독한 관계를 인정받았는지, 특파원으로 통일방송 소장 겸 앵커로 나아가 광고국장으로 승승장구 영전하셨다”거 전했다.

이어 “어느 나라 얘기냐고요?”라고 따져 물으면서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최근까지 MBC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시간이 지나 촛불 세상이 밝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몇 달전 MBC 감사실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과연 세상은 바뀐 것인가요. 이번에도 대답이 없네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뇌까려보지만, 팽목항의 나날들 처럼 천하 태평인 세상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심경을 말했다.

이어 “‘이상호는 MBC에 돌아오면 세상과 조직을 또 시끄럽게 만들 놈이니 절대 복직 시키지 말자’..고 선동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귀뜸해주는 전화라도 받을라치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불끈 일어선다”면서 “회사와 주변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정치적인’ 기자들 보다, 오로지 진실만을 추구하는 탐사고발기자는 본질적으로 내부고발자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출입처 재벌이나, 고관대작들 보다는 숱한 내부고발자들을 만나왔다”면서 “그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살피며 기사를 쓰고, 또 그들 대신 소송을 당하고, 법정에 섰다. 그게 뉴스하는 자의 숙명이라 믿었다”고 고백했다.

계속해서 “예능이나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방송은 시대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높디높은 방송사 문턱에 걸려 한숨 쉬는 내부고발자들의 끝모를 대열에 저도 함께 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행태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사의 처신답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는 사이, 인터넷에는 오늘도 저를 비리기자로 몰아가는 네티즌 분들이 참으로 많다”면서 “쌍욕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계시기에 뭐라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MBC의 책임도 크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이상호 전 MBC 기자는 이듬해 온라인을 통해 이 일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기자는 신 기자가 ‘삼성 X파일’ 보도를 막아섰다고도 주장하며 삼성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호 기자는 이 같이 말한 후 “명예를 위해 선택한 기자질.. 덕분에 난마처럼 꽁꽁 얽힌 소송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와중에 악의적 댓글 공세까지 주렁주렁 발목을 잡으니 몸도 마음도 점점 무거워진다”면서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마지막까지 기자가 있어야 할 자리를 떠나지 말자고 매일 다짐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신 기자는 지난 1986년 MBC 기자로 입사한 뒤 베이징 특파원, 보도본부 통일방송연구소 소장, 광고국장을 지냈다. MBC ‘통일전망대’, ‘신강균의 사실은’ 등을 진행했다. 그는 끝으로 “MBC에 계신 담당자분들께 다시 한번 호소한다”면서 “감봉처분을 비롯한 그간의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사실 확인과 한마디 사과만이라도 좋습니다. 그것이 시대를 향해 방송하는 집단이 갖춰야할 기본이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지 여쭙습니다”라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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