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 - 전직 경찰청장의 이 발설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하고도 남을 망언인데, 조선일보에는 즉각 사실 무근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나는 조선일보의 이 주장을 믿는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스테이츠먼트를, 더구나 현직 경찰청장을 상대로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정론직필을 생명 삼는 조선일보 아닌가? 더더구나 조현오는 노무현 관련 헛소리로서 이미 법적 심판까지 받은 바가 있는, 헛소리 전과자다. 그러므로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1등신문 조선일보를 굳게 믿는다. 이것이 하나다. 그런데 안티테제라고나 할까? 나의 示非지장에서는 또 하나의 믿음이 꼼틀거리며 대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직 경찰청장에 의해 이번에 공식화되기 이전, 실로 긴 세월, 조선일보에서 내가 줄기차게 읽은 것은 바로 그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는 결기였다. 그런 결기가 없이 그토록 거침없이 씩씩한 글빨이 나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조선일보의 이빨이 옛날만 하지 못하다는 것은 천하 주지의 사실(fact)인데도 조선일보의 결기는 그대로다. 오늘 아침 이 시간(06:11) 온라인 조선일보 화면만 해도 문재인에 의해 주도되는 현정부 기어코 ‘퇴출’을 위해 조선일보가 사력을 다하고 있는 빛이 역력하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조현오의 저 스테이츠먼트에 대한 진위는,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미 개똥자가리(내 고향 TK의 표현인데, 나도 그 뜻은 잘 모른다) 같은 존재가 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 듯하다. 우주만상을 주재하시는 전지하고 전능한 신이시어,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요? 죽어야 할 존재가 조선일보인가요? 아니면 피디수첩이나 조현오인가요?

그런데 말이다. 2018년 8월 1일에 발표된 <‘PD수첩’에 대한 조선일보 입장> 은 정말 무시무시하다. ‘입장’의 표현대로라면 PD수첩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무고한 조선일보와 그 구성원을 욕보였다. 합당한 응보는 당연한 순서다. 의문은 그다음이다. 조선일보에서는 이 ‘입장’을 찾아볼 수 없다. 잘 모르겠는데, 조선일보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조선일보를 통해서 발표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더구나 이 사안은 조선일보 백년대계를 허물어뜨릴 만큼 중차대한 내용이지 않은가? 내친 김에 조선일보에서 ‘장자연’을 검색해 보았다. 걸려드는 게 없다. 장자연 이름이 조금 걸쳐져 있는 게 있기는 한데, 그것은 ‘조선일보’가 아니라 ‘OSEN’이라고 매체 표시가 되어 있다. ‘OSEN’이 무엇일까?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렇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적어둔 바 있지만, 일부함원오월비상(一婦含怨五月飛霜)이다. 그 여자의 사무친 한, 어찌 쉬 사그라들랴! 말하자면 선현들께서 그토록 조심하라고 중언부언해두신 그 방멩이를 아비와 아들, 형과 동생, 그리고 또 그 부하직원들까지 떼를 지어 잘못 놀린 바람에 당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는(진실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신의 영역이니까) 이 환란으로부터 조선일보가 무사할 수 있을까? 그럴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한물 가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는 게 조선일보 구성원들의 오진 자부심 아닌가.

사태의 추이가 자못 궁금하고나^^. 그런데 그토록 당당하다면 조선일보, 당신들 입장을 당신들 신문에 당당하게 노출시켜라. 아니면 몽매한 대중은 자꾸 당신들의 ‘구린 뒤’를 궁금해하게 되니까 말이다.

아, 정말 덥구나. 그러나 이 시골은 열대야 증세니 그런 게 없는 거부터(일몰 부근부터 시원하다), 견딜 만하다. 땡볕을 피해 일출과 일몰 부근에 두 세 시간씩 밭일을 하다 보니 일이 좀 밀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곧 입추. 가을이다. 나의 이웃들아. 조선일보 망해가는 거 구경하면서 부디 힘내시라. 이 시골 것이 성심을 다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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