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41.8%, 30대의 38.3%가 통일이 불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여론조사기관 월드리서치와 아젠다센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 나온 응답 중 하나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무슨 목적에서 이런 여론조사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전체 응답자의 50.8%가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국민 3명 중 1명 “남북통일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런 여론 조사를 한 이유는 ‘국민들의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시계열적으로 분석해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반통일교육으로 의식화된 우리국민들에게 이런 조사로 객관적인 정책 자료를 얻어 낼 수 있을까? 통일의 절실함을 교육을 통해 이끌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론에 따라 ‘통일이 되면 우리가 손해를 보거나 북한의 청년들에게 내 일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여론이 높으면 통일의 완급을 조절하겠다는 것인가?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이 되면 “▲전쟁 위험이 없어진다(35.5%)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진다(30.5%) ▲인도적 문제가 해결된다(17.9%) ▲경제적으로 더 잘 살 수 있다(16.1%)”는 긍정적인 응답이 있는 반면 ▲경제적 부담(28.2%) ▲가치관의 차이(26.6%) ▲생활방식 차이(16.2%) ▲정치적 혼란(14.4%) ▲빈부격차 심화(12%)..가 될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또 이 여론조사 결과 북한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상(78.4%)’이요, ‘▲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70.2%)이라고 응답한 사람까지 있었다.

분단이 필요했던 정부는 남북의 주민들을 서로 적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놓았다. 북한의 정부도 그랬겠지만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이승만정부가 그랬고, 분단이 필요했던 박정희는 국민윤리 교과서를 통해 김일성을 마귀로 만드는데 온갖 정성을 다 쏟았다. 반공웅변대회, 반공 글짓기, 표어 포스터도 모자라 교련과목을 신설해 여학생까지 군사훈련을 받게 했다. 동네 골목마다 심지어 전봇대에 까지 ‘의심나면 다시 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는 포스터를 붙이고 간첩식별 요령을 선전하기 바빴다.

국민들의 통일의식은 어떤가? 북한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정부가 주는 북한의 모습은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라 왜곡 과장된 정보였다.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북한의 모습은 생지옥 그 자체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2년여 군 생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섬멸의 대상으로 의식화시켜 왔다. 분단이 필요했던 남북의 정치인들, 살상무기를 팔아 이익을 챙기겠다는 군수마피아들은 한반도의 분단상태 유지야말로 포기할 수 없는 보물단지였다. 결국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여론조사 결과로는 남북한 국민들의 객관적인 의식을 조사할 수 없다.

정보원이 얼마나 객관적이냐에 따라 사실여부는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알고 있는 통일에 대한 정보는 통일이 되면 불리한 세력들이 독점하고 있어서 객관적인 정보접근에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이다. 아니 북한을 말하면 이상한 사람취급을 당하거나 북한의 좋은 점을 말하면 이적찬양고무죄로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이러한 왜곡된 정보원으로 인지된 국민들의 수준으로 ‘통일 인식조사 결과를 얻어 어떻게 올바른 통일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인가?

▲대학생들이 통일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 자주시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다. 대박인 이유는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산가족의 고통이나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업적인 논리로 통일을 바라는 편협된 사고방식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 갈 세상, 그 세상에도 동족이 원수가 되어 혈세로 동족을 죽이겠다고 살상무기를 만드는 이 야만적인 비극을 종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독점하고 있는 남북한의 정보를 국민들에게 서로 공개해야 한다. 그다음 통일을 저해 하는 ‘이적찬양고무죄’와 같은 국가보안법은 폐지해야 한다. 그 후 통일 방안에 대한 국민적 여론수렴과 함께 통일논의가 자연스럽고 활발하게 이루어 지게 해야 한다.

통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반드시 하나 되어야 한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정치, 경제, 사회문화, 영토까지 하나 되는 통일을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통일은 남북의 지도자가 길을 터고 비정치적인 스포츠나 경제부문, 그리고 학술연구와 같은 부분부터 통일해 나가야 한다. 우선은 불신과 증오부터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굶주려 뼈만 앙상한 몇십 년 전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사실로 믿고 있는 국민이나 김정은 눈에 거슬리면 재판도 없이 공개처형 당한다는 왜곡된 인식부터 걷어내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다. 동포애로서 과거 상처를 잊고 하나 되겠다는 결의로 나아가지 않으면 통일은 영원히 우리 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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