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다단계 피해 심각… 불법 다단계, 청춘을 가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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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다단계 피해 심각… 불법 다단계, 청춘을 가두다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0.08.2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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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불법 다단계 업체를 단속하기 위한 조치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불법 다단계 업체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와 60여개 미등록 다단계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시행 등 불법 다단계 판매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사회적 경험이 적은 대학생과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공정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1천126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단계 판매 접촉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3%를 차지했다. 그 중 친구를 통한 접촉 경험이 45%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불법 다단계 업체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신입생에게 학자금 명목으로 돈을 대출해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따른 피해가 금전적 손실에만 그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김혜리<서울YMCAㆍ시민중계실> 간사는 “한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불법 다단계 업체에 가입한 여대생이 다단계로 인한 카드빚과 사채 이자를 갚지 못해 유흥업소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젊었을 때 내린 잘못된 판단 하나가 인생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불법 다단계 업체는 경제 불황과 실업대란을 틈타 △고수익 아르바이트 보장 △전공을 살린 실무 경험 △병역특례 취업 등 일자리 제공을 미끼삼아 신입생과 취업준비생에게 접근한다. 이후 교육과 숙박을 강요해 외부인과의 접촉을 단절시키고 합리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불법 다단계 업체는 시중에 유통되지 못할 정도로 질이 낮은 상품을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에게 강매하고 피해자가 청약 철회를 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물건을 훼손하기도 한다. 물건을 강매당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주변 지인과 친구까지 끌어들이게 된다.

김태오<한국 직접 판매 협회> 부장은 “불법 다단계는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이비 종교와 같다”며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동시에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합법적 다단계 업체는 △실질 자본금 5억 원 이상 △한국 특수 판매 공제 조합이나 직접 판매 공제 조합 가입 △소비자 피해 보상 보험 계약 등 조건을 마련해 시ㆍ도에 등록돼있다. 현재 60여개 업체가 합법적 다단계 업체로 활동 중이며 △130만원 미만의 생활용품 판매 △연간 1만원 미만의 입회비 △물건 판매 수입의 35%이하 수당 제공 등을 준수해야 한다.

또 최근 합법적 다단체 업체의 모임인 한국 직접 판매 협회에서는 아직 사회적으로 미숙한 대학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위해 대학생을 회원으로 받지 않기로 결의했다. 합법적 다단계 업체가 물건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과 달리 불법 다단계 업체는 사람을 끌어들여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 불법 다단계 업체는 회원을 많이 모집해 오는 사람에게 가입자의 수에 따라 수당을 주고 지위를 부여한다. 김 부장은 “불법 다단계 업체는 과도한 입회비를 받고 물건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겨 영업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상품은 관리 부처를 속이기 위한 도구 일 뿐”이라고 밝혔다.

합법적 다단계 업체를 제외한 60여개 불법 다단계 업체는 합법적 다단계 업체의 조건을 지키지 않고 방문판매업체로 등록해 불법 다단계 영업을 하고 있어 공정위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윤기<공정거래위원회ㆍ특수거래과> 조사관은 “불법 다단계 업체는 방문판매업자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법망을 피해 다니고 있다”며 “피해기준 또한 애매해 피해액과 불법 다단계 업체가 얼마나 퍼져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회 일각에서는 대학생이 다단계에 쉽게 빠지는 원인을 잘못된 경제적 가치관과 온정주의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소비자피해 연구회 지도교수인 김홍석<선문대ㆍ법학과> 교수는 “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불법 다단계 업체에서 악용하고 있다”며 “비도덕적인 방법을 통해 부를 축척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통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팽배해져 다단계 피해가 계속 발생한다”고 전했다.

공정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중 85.2%가 다단계 판매자에게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자 중 69.5%가 구매자와 판매자가 다른 방문판매와 구매자가 곧 판매자가 돼 3단계 이상 거래하는 다단계를 구별하지 못했다.

이에 공정위와 서울 YMCA,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단계 피해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정위와 한국 직접 판매 협회는 ‘대학생 불법 피라미드 피해 예방을 위한 안내서’ 2만2천부를 제작해 전국 조재 56개 대학과 시민단체에 배포했다.

서울 YMCA와 녹색소비자연대도 대학교를 방문해 불법 다단계와 관련한 소비자 교육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김 부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대학생들에게 책자를 배포하고 교육할 수는 없다”며 “대학교 자체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문대의 ‘대학생 소비자 피해 연구회’는 대학생 스스로 다단계 피해를 예방하고자 만들어진 특수거래 피해 연구 학술 동아리다. 현재 대학생 소비자피해 연구회는 학생들과 함께 불법 다단계의 사기수법, 대처요령을 연구하고 있고 충청지역 대학과 연계해 피해 방지를 위한 홍보 활동 및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김 교수는 “평소에 꾸준히 다단계 피해에 대해 연구하고 예방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생 소비자 피해 연구회와 같은 동아리가 전국 대학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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