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원기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14년을 29일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진행된 신 회장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엄중한 책임을 물어 알짜배기 영업을 일가가 일방적으로 빼먹는 범행이 다시는 나올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며 이렇게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신격호 명예회장에겐 징역 10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 1심에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나 뇌물공여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및 추징금 70억원이 선고돼 구속된 바 있다. 검찰 구형은 각각 징역 10년·벌금 1000억원, 징역 4년·추징금 70억원이었다. 이날 항소심은 두 혐의 1심 구형을 합친 것이다.

개인 비리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받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겐 징역 10년과 벌금 2천200억 원을,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에선 두 혐의가 따로 재판이 진행됐지만 항소심에서 신 회장의 이부(移部) 요청에 따라 한 재판부에서 심리가 이뤄졌다. 이에 이날 신 전 회장 구형은 피고인 9명 중 유일하게 롯데일가 경영비리 외에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까지 함께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구형의견에서 "신 회장은 한국 롯데 경영의 전반을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회사 이익을 저버리고 일가 사익을 우선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면세점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62)씨와 관련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와 관련해 형 신동주(64)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일가에 508억원의 부당한 급여를 지급하고, 아버지인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가 운영하던 유원실업 및 신영자(75)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주는 등 회사에 778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1심 때와 같은 각각 징역 10년·벌금 3000억원, 징역 5년·벌금 125억원을 구형했다. 선고는 각각 징역 4년·벌금 35억원, 무죄였다. 1심 재판부는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건강 문제를 들어 구속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뇌물 혐의가 얽힌 K 스포츠 재단 추가 지원에 대해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는지, 자신이 대통령과 독대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일가 항소심 선고를 오는 10월 5일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경영비리 사건 1심에서 상당수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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