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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순수한 영혼의 사랑마지막으로 아이가 두 눈을 잃었을 때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 그것 뿐 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한 것이라고 하네요.
  • 김덕권 (원불교문인회장)
  • 승인 2018.09.14 07:37
  • 수정 2018.09.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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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영혼의 사랑
순수하고 조건 없는 영혼의 사랑이 가능할까요?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라고 말합니다. 그럼 “언제 불행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할 때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참 많은 사람들을 행복의 구름 위로 띄웠다 불행의 나락(奈落)으로 곤두박질치게 합니다. 진정으로 순수하고 조건 없는 사랑은 소유하거나 지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랑이 어느 순간 불행으로 바뀌는 이유는 소유하고 지배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불행으로 바뀌려고 할 때, 상대방을 원망하기에 앞서 내가 상대방을 소유하고 지배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를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집착 대신 순수한 영혼의 사랑을 선택해야 합니다. 어느 한 여인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이 순수한 영혼의 사랑이 아닐까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한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그녀 역시 저를 많이 사랑했었지요. 그렇게 서로 사랑한 사이였기에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하루 이틀 일주일 결국 무슨 일이 일어 난건 아닌지 너무도 걱정되어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달려간 그녀에 집엔 그녀의 언니가 있더군요.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언니의 차가운 목소리에서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돌아가라고 그리고 이젠 그녀를 잊으라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왜” 라는 질문에 싸늘히 돌아오는 한 마디는 동생은 당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고 그러니 잊으라고 하네요.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그렇게 서로 사랑했는데 그것이 거짓이었다니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더군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흐른 뒤 전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식장 앞에서 누군가 절 부르네요. 그녀의 언니입니다. 지하 주차장에 가보라고 합니다. 그녀가 절 한 번 만나보고 싶어 한다고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지하주차장으로 달려간 저는 그녀를 찾기 시작 했습니다. 묻고 싶었습니다. “왜 나를 떠난 거냐?”고, “왜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떠난 것이냐?”고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왜? 왜 그랬어?!” 여전히 긴 생머리를 기르고 있고 모자를 눌러 쓴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네요. “행복해! 행복하라고” 그녀가 제게 해 준 단 두 마디 말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내가 아프다고 합니다. 장기 이식 수술만이 아내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하네요.

너무도 절망적인 사실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좋은 소식이 날아 왔습니다. 장기를 기증해 주겠다는 사람이 나왔답니다. 너무도 기뻤습니다. “누구냐? 어떤 분이냐?” 는 저의 질문에 그 분이 밝히기를 꺼려 누구인지는 알려 줄 수 없다는 담당 의사의 말에 마음으로만 감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작게나마 행복을 느끼고 있던 어느 날, 회사로 걸려온 급한 전화로 인해 전 집으로 허겁지겁 달려갔습니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 사고가 났는데 두 눈을 다쳐 실명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유일한 길은 이식수술 밖에 없다고 합니다. 제 눈으로 아이의 눈을 고쳐 달라는 제 말에 의사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법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의 눈을 이식 시킬 수 없다고 하네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겨우 여섯 살인데, 지금껏 보아 온 세상보다 보여주고 싶은 세상이 아직은 더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죽기 전 제 아이에게 눈을 기증했다는군요.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눈이 완치 되고 한 달여가 지난 후 아내가 제게 얘기합니다. 미안하다고요. 더 이상 숨길수가 없다고 하면서 아내는 이름과 집 주소가 담겨져 있는 쪽지를 건네주었습니다. 그녀입니다. 이젠 가슴속 한 구석으로 몰아 버린 그녀 입니다.

“왜?” 아내가 얘기 합니다. 자신이 장기를 필요로 할 때 기증한 사람도 그리고 아이에게 두 눈을 준 사람도 모두 모두 그녀라고 알리려고 했지만 알리지 말라고 너무도 간절히 부탁하는 그녀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하지만 더 이상 숨길수가 없다고 아내는 말합니다.

정신이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그녀의 집을 찾아 갔습니다. 그녀의 언니가 있더군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미친 듯이 절규하는 제게 언젠가 올 줄 알았다며 긴 한숨과 함께 지난 모든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결혼식을 한 달 앞 둔 그녀가 절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비가 내려 발길을 재촉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골목을 통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그녀도 그 곳으로 지나던 중, 머리위에서 내려온 기계를 피하기 위해 허리와 고개를 숙이는 순간 허리까지 내려오는 그녀의 긴 생머리가 기계에 빨려 들어가 척추와 머리가죽이 벗겨지는 커다란 중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선 다시는 걸을 수 없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도 다시는 자라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평생을 그런 모습으로 당신을 힘들게 할 수 없어 그래서 당신 곁을 떠난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이, 너무도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아내가 장기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주저 없이 자신의 장기를 내주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두 눈을 잃었을 때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 그것 뿐 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한 것이라고 하네요.】

어떻습니까? 이런 사랑이 순수한 영혼의 사랑이 아닐까요? 저는 이미 이성과의 사랑은 할 수 없는 몸입니다. 그러나 순수한 영혼의 사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다시 한 번 정열을 불태우고 싶다면 저의 오만(傲慢)일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9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김덕권 (원불교문인회장)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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