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오후 팔당댐이 수문 전부를 개방하여 방류를 하고 있는 모습

“고인 물은 썩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거대한 댐에 갇혀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된다는 말이었다. 공사가 끝난 댐은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만 물이 흐르게 되고, 유속은 열 배 이상 떨어져 강은 거대한 호수가 된다. 굽이쳐 흘러가며 스스로 맑아지는 것이 강의 본성인데,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콘크리트에 가두면 이 자정기능이 사라져 수질이 악화된다는 게 ‘빨간 책의 상식’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식을 확인해 줄 증거는 없을까.

지난 8월 28일, 서울에 물난리가 났을 때 빨간 책의 상식을 확인해 보는 등, 물난리가 서울에 미칠 영향 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서울에서 가까운 팔당댐을 이틀 동안 연거푸 방문했다. 서울과 중부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팔당댐은 수문 전부를 개방하여 방류를 하며 댐 수위와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었다. 위의 그림은 7월 28일 오후 팔당댐이 수문 전부를 개방하여 방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 내용을 < 팔당댐, 노도로 변한 광란의 물폭탄>으로 블로그에 담아 소개했다. 팔당댐이 내 뿜는 누렇다 못해 시꺼멓게 보이는 강물은 정말 노도로 변한 광란의 물폭탄 같았다.

▲ 7월 27일 물난리 당시 팔당댐으로 유입되는 붉은 황토물

그런데 이 장면을 많은 분들이 조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빨간 책의 상식’에 대해 질문을 하는 분들이 없었다. 거대한 댐에 갇혀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과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정은 첫날 팔당댐을 방문한 글쓴이도 다르지 않았다. 그저 노도와 같이 성난 물보라에 놀라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한 날은 사정이 달랐다. 팔당댐은 수문을 절반만 열어놓고 물을 방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물의 빛깔이 전혀 달랐다. 그 장면들은 빨간 책의 상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미 호수로 변한 한강수계 마지막 댐인 팔당댐에 갇혀 있던 썩은 물이 검은빛으로 변해 한강으로 마구 방류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장면들은 이랬다.

위 그림은 8월 29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가 한강수계를 따라 팔당댐으로 유입된 장면이다. 잔잔한 호수에 붉은 황토물 빛깔이 곱게 드러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빨간 책의 상식에 따르면 댐 바닥의 ‘고인 물은 썩는 게 이치’라고 말하고 있으므로 팔당댐에서 방류하는 강물의 색깔은 썩은 빛깔이어야 맞다. 특히 한강수계의 북한강이나 남한강에는 서울 근교의 한강 지천들처럼 오염원이 적기 때문에 댐에 유입된 붉은 황토물처럼 방류되는 강물의 빛깔도 황토물이어야 옳다. 그러나 실상은 빨간 책의 상식을 확인해 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다. 그림을 유심히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탄천과 양재천의 물빛
위 한강의 지천인 탄천과 양재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물빛을 보면 황토빛 가운데 거무스름한 빛이 돌고 있다. 상류에 위치한 도시의 하수구 등지에서 뿜어져 나온 물 빛깔이다. 홍수의 두 얼굴은 우리 인간들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도시를 깨끗이 청소해 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물난리 때 도시의 하천들 물빛은 그래서 매우 혼탁하며 황토 빛깔이 적게 띄게 된다. 팔당댐으로 이동해 보자.

팔당대교를 건너자마자 갓길에서 바라본 팔당댐 모습이다. 멀리 계곡 사이에서 하얀 물보라가 일고 있다. 평소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한강 수위가 매우 높아져 있고 하늘에는 낮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이동하고 있다. 팔당댐에서 방류하고 있는 강물 빛깔을 주시해 주시기 바란다.

8월 28일, 팔당댐은 전날과 달리 수문 절반만 완전 개방한 상태며 나머지 수문은 절반 정도 개방한 상태로 보였다. 그러나 하루 만에 팔당댐의 물빛은 매우 달라 보였다. 거의 하수구에서 내 뿜는 썩은 물 수준의 검은 빛깔이었다.

팔당댐이 방류한 물빛

▲팔당댐 앞 운길산에서 팔당댐 전망대 위로 타고 내려온 물은 옥수같이 맑다.
▲그러나 그 너머에는 온통 시꺼먼 물에 쓰레기 천지다. 이런 물이 서울시민들의 식수원이었을까.
▲이 강물이 팔당댐이 품고 있었던 ‘고인 물’의 정체가 아닌가.
▲팔당댐 수문 전부를 개방한 모습을 처음 보듯, 강물이 이렇듯 검은빛을 띠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본다.
▲팔당댐이 검은 빛깔의 강물을 방류할 때쯤 팔당호 내부를 돌아봤다.

같은 시각 두물머리에서 팔당호 내부로 유입되는 강물은 붉은 황토빛깔이었다. 족자도를 중심으로 북한강과 남한강 수계에서 유입되는 물빛은 황토빛깔인 데 비해 팔당댐에서 방류하는 강물만 유독 시꺼멓게 변해있었던 것이다. 상류로부터 유입된 황토물이 댐 바닥에 갇혀 썩지 않았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고인 물은 썩는 게 이치며 상식이라는 말 그냥 흘려들을 게 아니다.

금년 여름에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거의 물폭탄 수준이다. 그런데 홍수피해 지역 대부분은 4대강이 아니라 4대강의 지천 등 엉뚱한 곳이다. 통계에 따르면 홍수피해의 97%는 4대강 본류가 아니라 상류인 지류에서 일어난다. 4대강 토건공사 지역은 이미 2006년 정비가 마무리되어 홍수로 넘치지도, 태풍에 제방이 무너지거나 유실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이 4대강에 댐을 만들고 강바닥을 파내는 건 홍수예방과 전혀 무관한 일이다. 빨간 책의 상식이 말하고 있는 사실이다. 또 대부분의 지천과 하수처리시설은 4대강 본류 수위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강 수위가 달라지면 연결된 지천과 배수시설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강물이 불어 역행하며 지천의 제방 등을 침식시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공사를 다 하자면 현재 공사비용의 두 배 이상이 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아울러 공사 후 유지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청계천만 해도 매일 2천만 원의 유지비용이 든다. 이게 미친 짓이 아니고 뭔가. 돈은 돈대로 쏟아 붓고 강은 강대로 썩어 자빠지고, 국토를 황폐하게 만드는 일 그게 4대강 죽이기 사업이 아닌가. 시쳇말로 ‘국 쏟고 엉덩이 데는 꼴’을 이명박 정권이 연출하고 있는 나라 망치기 시업이다. 오죽하면 민주세력의 씽크탱크인 이해찬 전 총리께서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보며 “차라리 공사를 하지 말고 그냥 돈을 주는 게 더 낫다”고 말하겠는가.

요즘 미국발 경제 쓰나미로 증권가가 초토화됐다. 나라가 망하기 직전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이명박 정권이 아무런 개념도 없는 무능정권 이하라는 사실 다 알고 있을 거다. 나라가 요 모양 요 꼴인데 여전히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향해 정치검찰이 깝죽거리고 있고, 대통령 마누라 동창생 법무장관 시키고 싶어 안달이다. 검찰총장 내정자는 두말할 것도 없고 또 철딱서니 없는 오세훈은 투표놀이에 여념이 없다. 한나라당? 0세부터 무상교육이라. 아주 미쳐 돌아가는 넘들이다. 돈도 없는 주제에 무슨 짓거리들인지. 아무튼, 좌파밖에 모르고 대국민 사기극밖에 모르는 매우 불량한 인간들의 집단이 대한민국과 수도 서울을 절단내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생전 처음 타인 등에 대해 앙심을 품게 만든 4대강 죽이기 현장의 모습과 함께, 물난리에 이은 경제난에 똥오줌 못 가리는 정부와 여당을 보니 심판의 회초리 외 달리 처방할 게 없어 보인다. 생각 같아서는 먼지가 폴폴 나도록 패 주고 싶기도 하다. 강의 원형을 훼손하고 강물을 가두어 썩게 만드는 것도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한 줌도 안 되는 반민족 비민주 패거리들이 나라를 오염시키고 망가뜨리는 꼬락서니는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상식도 도덕도 모르는 나쁜 넘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