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훈제 선생을 기리는 분들에게 감사한다!

▲사진: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현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계훈제, 함석헌 선생

[뉴스프리존= 김현태 기자] 20일 저녁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마을극장 흰 고무신’에 다녀왔다. ‘마을극장 흰고무신’은 도봉구청이 계훈제 선생이 사시던 집터에 주차장을 만들면서 주차장만으로는 계훈제 선생의 훌륭한 업적을 기리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주차장 위에 50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든 것이었다.

‘재야 민주인사’에 대한 국민의 존경심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오늘 특별히 계훈제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러한 주차장과 마을극장을 만든 도봉구 관계자들의 그 갸륵한 정성과 지혜가 놀랍도록 존경스럽고 고마웠다.

계훈제 선생은 평생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분이었다. 민족의 독립과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한 평생 투쟁하신 것도 존경스럽지만 더 존경스러운 것은 계훈제 선생의 청빈함이다. 평생 돈을 벌어본 일이 없으니 청빈할 수밖에 없기도 했지만, 설사 돈을 벌 기회가 있었더라도 청빈한 생활을 하셨을 것이 틀림없다. 계훈제 선생님의 작업복과 흰 고무신이 그것을 말해준다.

계훈제 선생은 평생 검은 바지에 약간 짧은 바바리코트를 입으셨고, 신발은 언제나 흰 고무신이었다. 어쩌다 설날에 한복을 입으신 일이 있으나, 아주 특별한 경우였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이와 관련해 계훈제 선생이 스스로 밝힌 일은 없지만 청빈한 삶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민족혼을 잃지 않아야 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계훈제 선생의 삶과 사상은 ‘흰 고무신’ 한 마디로 다 표현될 수 있는데, 이 ‘흰 고무신’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흰 고무신 마을극장’과 주차장이 건립되었으니, 너무도 기쁘고 다행스럽다. 거듭 이런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런데 마을극장에 들어가 보았는데 너무도 아름다웠다. 50여 명이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소 좁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동네에 있는 것이니 오히려 크면 관리도 어렵고 썰렁해 보일 수 있어 꼭 알맞은 규모였다.

또 흥미로운 것은 기둥을 지혜롭게 세워 주차공간을 거의 훼손함이 없이 주차장 위에 마을극장을 세운 점이었다. 내부시설도 깔끔해서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도봉구청에도 감사하지만 계훈제 선생의 훌륭한 업적과 청빈한 삶을 기리는 데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명색이 계훈제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는 하나, 아무튼 그러한 기림물이 생겼으니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언젠가 그곳 ‘흰고무신 마을극장’에서 계훈제 선생의 삶과 사상을 기리는 행사를 한 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무쪼록 ‘흰고무신 마을극장’과 주차장이 계훈제 선생님이 사랑했던 방학동 주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진: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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