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 기자]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제3자의 계좌를 이용해 국회 예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와 뉴스타파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이은재(서울 강남구병) 의원은 2016년~2017년 3차례에 걸쳐 연구 용역을 진행하며 ‘자유기고가’ 홍모(50)씨에게 총 1220만원의 연구비를 지급했다.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 동향’, ‘1947년 이후 미국정보공동체 개혁에 관한 연구 번역’, ‘미국의 정보기관과 연방의회의 감시기능강화 관련 번역’ 등이다.

▲ <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처>

 그러나 홍씨는 취재진에게 “보좌관 친구의 부탁으로 계좌만 빌려준 것”이라며 “자기 통장으로 못 받는다고 해서 내 통장으로 받아서 보내줬다”라고 털어놨다.

취재가 시작되자 이은재 의원실이 거짓해명을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홍씨는 “(친구 박 모 보좌관이) ‘사실 내가 한 거다’ 라고 하라는데 그러지 않았다, 내가 괜히 피해를 떠맡을 일 있느냐”며 “‘정면돌파 하라’ 했다”고 말했다.

또 2016년 10월 박 보좌관의 친동생에게 ‘국가정보활동 관련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번역’이라는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긴 뒤 국회 예산 425만 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 <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처>

취재진이 국회로 찾아가 “의원님 이름으로 진행됐다, 도장도 나와 있다”며 답변을 요구하자 이 의원은 손사래를 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의원은 국정 감사장으로 들어가며 “아는 바가 없어서 뭐라고 말 못한다”고 했다.

이은재 의원실의 박 보좌관은 “관행대로 해왔다. 아무튼 편법을 썼다는 건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제3자의 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돌려받은 연구비는 개인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의원실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친동생에게 연구비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는 “급해서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사퇴하세요’ 발언으로 유명한 이은재 의원은 지난 10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공보관실 운영비와 관련 “예산을 완전히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여러 가지 내역에 있다”며 “분명히 해명을 하고, 공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처>

이은재 의원은 2014년 10월 한국행정연구원장 시절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카드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에 대해 추궁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김기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행정연구원장은 연구사업비 편성 예산으로 명품 ‘에르메스’ 넥타이를 사거나 고가의 향수를 구입하고 외국 출장 때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또 “축·조의금을 내거나, 명절선물을 구입해 내부직원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에게 지급했으며, 20년 근속직원에게 줄 포상 기념품과 선물비, 홍보기념품 등도 연구사업비로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은재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전임 원장이 그렇게 해서 (똑같이 해도) 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감사에서 지적돼 알았다”며 “그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개인비용으로 전부 다 변제했다. 죄송하다. 앞으로는 절대 안하겠다”고 답변했다.

▲ <사진출처=K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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