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박용진 의원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박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과 대화하기 위해 토론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뉴스프리존= 신종환 선임 기자] 2013년부터 누리과정이 전면 도입되면서 매년 사립유치원에 2조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그동안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도입하지 못했고 상시적인 감사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은 교육 당국이 성찰해야 할 지점이다. 1995년 출범한 한유총은 설립자·원장 등 사립유치원 약 3300곳(한유총 주장)의 관계자를 회원으로 둔 사단법인이다. 전국 사립유치원 4282곳 중 77%가량이 회원인 셈이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라는 단체도 있지만 회원 수(1200여곳) 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한유총은 설립자와 원장만 회원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공교육 기관이지만 영리도 추구한다”면서 “한유총은 전사련에 비해 영리 목적을 더 강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교육청 감사결과 비리가 드러난 사립유치원들의 명단 공개 여부가 18일 결정된다.

한유총은 몸집 덕에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유아교육 정책을 짤 때 대화 상대로 찾는다. 하지만 정책 방향이 사유재산권 등 이권을 건드린다고 느끼면 예민하게 대응한다. 집회, 문자·전화 폭탄은 물론 현장점거, 몸싸움, 집단휴업도 불사한다. 격렬한 저항을 한 번 겪어보면 공무원·정치인·학자 할 것 없이 몸을 움츠리게 된다고 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세종 정부청사에서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비리유치원 실명공개 여부와 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을 논의한다.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2017년 감사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사립유치원 1878곳의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런 문제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에 대해 '어린이 교육 관련 비리는 보다 엄격하게 처리해야 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88.2%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리 유치원을 엄벌하라는 청원이 쇄도하는가 하면 사태를 방치한 교육부에 대한 책임론 또한 거세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비리 행태를 보면 이게 정말 유치원에서 벌어진 일인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을 지키는 다른 사립유치원에까지 불신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모름·무응답은 4.0%였다.

연령과 성별, 지역, 이념성향, 정당 지지층을 가리지 않고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는 30대에서 찬성이 97.3%에 달했다. 반대는 0%였다.

20대(찬성 91.1%·반대 5.5%), 40대(찬성 89.8%·반대 7.6%), 50대(찬성 84.3%·반대 15.0%), 60대 이상(찬성 82.2%·반대 8.8%) 모두 찬성 비율이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찬성 89.6%·반대 5.9%)과 남성(찬성 86.8%·반대 9.6%) 모두 찬성 비율이 90%에 육박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찬성 95.9%·반대 1.6%)과 서울(찬성 90.1%·반대 9.4%)에서 찬성 응답자 비율이 특히 높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중도·보수 모두 찬성 비율이 80%를 넘었다.

지지정당별로는 정의당 지지층에서 찬성이 98.6%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93.5%, 바른미래당 지지층 88.3%, 자유한국당 지지층 78.0% 순이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17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월 학부모 안심유치원 37곳을 선정한 사실을 밝혔다. 애초 인증을 신청한 유치원은 총 51곳으로 합격률은 72.5%였다. 안심유치원은 유아교육ㆍ급식ㆍ시설설비ㆍ학교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유치원에 가서 현장점검을 벌인 뒤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됐다. 평가항목은 ▶시설ㆍ설비ㆍ장난감이 청결하고 안전하게 관리되는지 ▶급식과 간식의 영양ㆍ위생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아동학대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처가 이뤄지는지 ▶통학차량 관리가 잘 이뤄졌는지 등을 살피게 된다. 아동학대ㆍ성범죄가 발생하거나, 안전과 관련해 경고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심의를 거쳐 인증이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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