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하고 있다. [합동취재단]

[뉴스프리존= 신종환 선임 기자]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낸다면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 촉진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에 새로운 추동력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실상 방북을 수락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을 메신저로 한 김 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청을 교황이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약 40분간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교황을 평양에 초청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북한이 정식으로 초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수 있다’ 정도가 교황청이 내놓을 모범답안으로 거론됐었다.

교황은 김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는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까다로운 형식과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곧장 “북한의 부름에 응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교황은 또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는 항상 소탈함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에도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서 ‘분쟁지역을 방문해 평화를 기원하고 화해를 주선한다’는 사도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 내린 결단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교황청에서 한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은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종교 지도자이자 서구 여론에 큰 영향력을 지닌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은 ‘비핵화의 대가’라는 까다로운 난제에 발목 잡힌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수도인 교황청에서 빠른 종전선언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무엇보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이끌면서도 미국 조야의 비판과 반대에 시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교황의 역사적인 첫 방북이 예고됨에 따라 12억 가톨릭 신도의 관심이 이제 한반도로 향하게 되면서 남은 비핵화 협상에도 힘이 실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교황 방북을 계기로 달라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염원하는 교황의 뜻이 전 세계에 전해지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구상에 대한 지지 기반이 확산해 비핵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도 미국 내에서 다시 커질 수 있다. 앞서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선 특별 미사가 열렸고, 문 대통령의 연설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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