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국회= 신종환 선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최승호 MBC 사장에 대한 사퇴를 주장했다. MBC 적자가 상반기 536억원에 이르고, 연말이면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MBC의 경영위기가 그 이유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용기(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MBC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7억원으로 흑자였지만 올해는 광고수익이 192억원 줄면서 상반기 영업이익도 536억원 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미디어환경 변화로 지상파 방송사가 겪고있는 광고시장에서의 어려움,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행사 중계시 발생하는 적자 등을 고려하면 MBC의 경영위기를 최 사장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국회 과방위에서는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됐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MBC가 경영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방문진에 최 사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앞서 같은 당 송희경 의원도 비슷한 전망을 하며 MBC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내는 출연금까지 줄어들어 국민을 상대로 한 방문진의 다양한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최 사장의 경영무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 MBC의 올해 적자가 1700억 예상된다. 능력이 안된다고 보는데, 자진 사퇴 의향은 없는가"라고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에게 질의했다. 정 의원은 MBC의 경영실적 악화와 더불어 과거 파업에 불참한 기자들을 비보도부서로 발령내고, MBC 뉴스 시청률이 하락한 것 등도 함께 지적하며 '정치 공세' 역시 잊지 않았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등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방문진은 MBC 출연금으로 운영되는데 이렇게 적자를 내면 돈이 어디서 나오나. 이같은 적자 상황은 배임"이라고 주장했고 최연혜 한국당 의원도 "경영실패와 방송의 독립성·공정성이 훼손됐다. 지금 MBC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보는가. 최승호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의원은 "최승호 MBC 사장이 적폐몰이, 정치보복에 몰두하는 사이 MBC는 회복하지 못할 경영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 대규모 적자에 대한 책임을 부임 1년이 채 안된 최 사장의 책임으로 온전히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 의원은 또 MBC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의 1만 2천105건 보도 속 1만 1천671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관련 보도가 이슈에 비해서도 과다하고, 또 정부에 불리한 내용은 축소 보도됐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MBC 관계자는 러시아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 중계에 따른 주기적인 적자, 지상파 방송사가 겪고 있는 광고시장의 어려움, '무한도전' 폐지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중계권 구매는 적자로 이어진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중계로 250억 정도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미디어 환경 변화로 지상파 방송3사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광고시장에서의 어려움이 있고, 미래 투자를 위해 수백억 원 수익 규모인 '무한도전'을 폐지하는 결정도 내렸다. 이를 단순히 최 사장의 책임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전임 야권 이사들이 퇴임 직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 최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은 기각되었고, 그 이후로 시기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을 지금 다시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영위기를 직시하고 있다며 방문진 차원에서 경영 관리감독을 꼼꼼히 실시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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