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위본(以德爲本), '논어' 위정편에 의하면 공자는 말하기를 "도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마치 북극성처럼 일정한 위치에 있어도 다른 별들이 모두 그를 에워싸고 돌게 된다"

▲이정랑 언론인(중국 고전연구가)

이덕위본(以德爲本) 덕으로써 근본을 삼는다.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을 보면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이 나온다.

정치를 덕으로 한다는 것은 북극성이 제자리를 잡고 있으면 뭇 별들이 모두 북극성을 향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이렇다. 도덕적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자기가 북극성처럼 제자리에 있을 때 다른 별들이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돈다는 것과 같다. 정치적으로 패하지 않는 자리에 설 수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덕을 근본으로 굳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춘추시대 한기(韓起)는 진(晉)나라의 정경(正卿)이었고 숙향(叔向)은 대부였다. 어느 날 한기는 숙향에게 불만을 늘어놓았다.

“도대체 정경이란 자리는 이름뿐이오. 걸맞은 수입도 없을뿐더러 다른 경대부들과 교제할 비용조차 없으니 말이오.”

한기는 이런 말로 숙향의 동정을 얻어 볼 심산이었는데, 뜻밖에 숙향은 그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축하를 올리는 게 아닌가? 어리둥절해진 한기는 숙향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궁색하기 짝이 없어 지금까지 늘 고민해 왔는데 동정은 못할망정 축하를 하다니 도대체 무슨 뜻이오?”

숙향은 직접적인 대답은 피한 채 먼저 진나라 역사상의 두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난하지만 덕이 있는 난서(欒書)라는 인물과 부유하지만 부도덕한 극지(郤至)라는 인물이 있었다. 난서는 상경으로 규정에 따라 500경(頃)의 땅을 녹봉으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100경도 받지 못해 종묘의 제기도 제대로 못가추고 살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것 때문에 불만을 품기는커녕 자신의 품성을 갈고 닦는데 더욱 노력했다. 그는 덕행으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국사를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해서 백성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극지라는 인물은 그와 정반대였다. 그도 정경을 지냈는데 집안의 재산이 국가 재산의 절반이 될 정도였다고 한다. 진나라 삼군 중 장군 자리는 극씨 집안사람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교만 방자하고 절제가 없으며 탐욕스럽기 그지없었다. 늘 자기 재산이 적고 권력이 보잘 것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부와 지위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고 백성들을 못살게 괴롭혔다. 그 결과 죽어 몸뚱이 하나 묻을 땅조차 없는 처지가 되었고, 집안도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이 이야기를 마친 숙향은 한기에게 말했다.

“지금 당신이 난서처럼 가난하다는 것은 그와 같은 덕을 지녔기 때문이고, 그래서 제가 축하를 드린 것이오. 만약 당신이 자신의 덕을 닦는 데 관심을 기우리지 않고 재산이 부족한 것에만 신경을 쓴다면 내 어찌 축하를 드릴 마음이 나겠소? 차라리 통곡을 했으면 했지요.”

숙향의 말을 들은 한기는 크게 깨달았다. 덕행이 재물보다 중요하며, 가난하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난서처럼 가난할 때 좋은 덕을 쌓는 것이야 말로 극지와 같은 비참한 최후를 피할 수 있는 차원 높은 처신법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던 것이다. 그는 숙향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감격스럽게 말했다.

“나는 재산이 적다는 것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바로 몸을 망치고 집안을 망하게 하는 길이었소 그대가 나를 살렸으니 나는 물론 내 조상과 자손들까지도 당신에게 감사드려야 할 것이오!”

‘덕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이덕위본’은 언뜻 보면 계략 같지 않지만, 사실은 내부의 직능에 대한 정략으로써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현명한 정략가 치고 이를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었던가? ‘이정치국(以正治國)’이니 ‘이기용법(以奇用法)’이니 하는 것은 천고에 변치 않는 격언들이다. 이른바 ‘이정치국’은 정확한 도덕관에 따라 백성을 교육시키고 사회를 규범화하여 국가를 다스린다는 것이다. 정확한 도덕관으로 사회와 국가를 주도하지 못하면 반드시 혼란이 초래되고 선악의 구분이 없어진다. ‘덕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하는 과거 국가 통치의 큰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실적 의의를 가진다.

이명박 박근혜가 이와 같은 소중한 이치를 행여 모를 리 없건만, 그들은 거대하고 막강한 최고의 권력을 악용, 사리사욕에 눈이 뒤집혀 망국지환(亡國之患)의 적폐를 계속하다가 오늘과 같은 치욕무비(恥辱無比)의 신세로 천락(賤落)하였다. 이 모두가 그들이 쳐 놓은 멸망의 덫에 스스로 뛰어들었으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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