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걱정 전혀 없는 행복의 나라 - 핀란드

▲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해외 영어연수 프로그램에서 빼놓지 않는 과정이 과외체험활동이다. 교실에서 실시하는 이론적인 영어 학습과 함께 다양한 여가활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영어를 습득시키는 게 목적이다. 

영어를 공부는 하되 문화를 체험하며 나들이를 즐기듯 하라는 의미를 담아 ‘언어학습휴가(Language study holidays)’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글로벌 교육 경쟁력이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핀란드로 가보자. 모국어가 있음에도 국민의 70%가 영어를 구사하며 영어 말하기로는 세계 3위인 나라 핀란드는 영어교육이 문법과 시험이 아닌 문장과 스토리를 통해 ‘영어 실용력’을 높인다. 영어라는 외국어를 마치 모국어의 학습패턴 처럼 말이다.

제대로 된 영어전문학원 하나 없고 영어 사교육비가 하나도 들지 않는 나라인 핀란드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스포츠나 문화 활동으로 시간을 보낸다. 학교의 수업 외에는 별도로 영어 과외라는 건 받지도 않는 핀란드는 국민 모두가 영어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한국의 학생들이 학원이다 과외다 해서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할 때 핀란드 또래들은 곤한 잠에 빠져있다.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의 수면관리가 주요 프로그램이 되어 있고, 오히려 ‘수면도우미’라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다.

학생들의 정신 휴식을 통해 오히려 학습력을 신장시키는 핀란드식 교육 방법이다. 핀란드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유전자 구조가 다른지 그것은 모르겠지만 학습에 대한 접근법은 정 반대다. 그런데도 그들은 영어 경쟁력에서 단연 세계 최고다. 핀란드의 모국어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영어와는 언어 구조가 꽤나 다르다. 유럽연합(EU) 국가 언어 중에서도 가장 촌수가 먼 언어로 꼽히고 있다.

이런 환경에 있는 핀란드인들의 영어 능력이 뛰어난 것은 한마디로 영어를 공부가 아닌 생활로 실천하는 데 있다. 그들 스스로가 이에 대해 “핀란드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방송을 많이 듣고 자라 영어에 익숙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일찍부터 영어 만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영어 발음과 언어구조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영어를 닦는 데 있어서도 사회문화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 핀란드는 학원이나 과외가 없는 대신 어릴 때부터 영어로 된 게임이나 만화를 즐기고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게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핀란드의 또래들이 즐기는 그런 오락거리들은 ‘공부의 적’이다. 그 시간이면 아이들은 학원으로 달려가거나 과외수업을 받아야 한다. 핀란드처럼 사교육비를 하나도 들이지 않고도 영어를 잘 하는가 하면 연 15조 원 이상을 영어 사교육비에 쓰고도 영어가 꼴등인 한국이라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 ‘브레인스토밍’ vs ‘브레인스틸링’과 영어 학습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는 물리적인 환경은 세계 최고 일 것이다. 경제적인 수준이 높고 교육에 대한 열성이 남다르며, 또 경쟁마인드가 철저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학생들이나 성인이나 하루 일과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부지런히 뛰고 달려야 살아남는 한국의 사회문화체계다.

영어도 그런 생활의 리듬 속에서 배우다 보니 빨리빨리 후딱후딱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 조급증이 생기게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영어교재나 영어전문학원들이 이런 심리를 겨냥하여 “단기 속성”이라는 그럴듯한 광고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 신동이라고 소개되는 학생들이나 산골 학교 아이들이 영어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면 한국의 보편적인 교육 행태와는 무관한 것 같다.

핀란드 학생들은 잠을 푹 자면서 공부를 해도 영어를 최고로 잘하는데 말이다. 한국에서도 요즘 같이 그렇게 요란법적하게 영어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영어 능력을 갖춘 경우도 있다. 주위에 차분히 티내지 않고 영어를 배워 능통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주변에서 관찰과 개인의 실전 경험에 비추어 보면 영어는 모든 것을 단번에 다할 것처럼 두뇌를 혹사시키는, 이른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보다는 오히려 머리를 편안하게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는 ‘브레인스틸링(Brainstilling)’을 하면서 학습을 해야 최상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핀란드 학생들의 영어 잘하는 비결이나 한국 영어 달인들의 사례는 이런 이치를 입증한다.

◇ 두뇌가 알파파 상태일 때 학습효과가 크다

인간에게는 '정신감응력(psychic ability)'이라는 것이 있다. 전자기기에 전자파가 있듯이 인간에게는 뇌파가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바쁘게 생활하는 보통의 현대인들은 초당 14~21Hz 주기의 베타파를 갖고 있다. 베타파가 되면 생각이 복잡하고 정신 집중도가 떨어져 무슨 일을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진다.

인간이 가장 마음이 평온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초당 7~14Hz 주기의 알파파를 유지할 때라고 한다. 이 알파파는 인간이 생각이 많아지며 지적 활동이 활발해지는 7살까지 유지되다 그 이후 뇌파 주기가 빨라지면서 베타파로 바뀌어 진다.

7살 정도를 기준으로 한 것은 아마 전통적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시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때부터 본격 단체 생활을 하면서 머리를 많이 쓰게 되니까 뇌파가 활성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은 그보다 일찍 조기 교육을 시키니까 베타파 진입 시기는 훨씬 앞당겨 질지도 모른다.

인간은 이런 알파파 상태에서 학습효과가 최대로 발휘된다. 달리 말해 알파파 상태에 놓이면 복잡한 마음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고 투명해지며, 생각이 집중되게 된다. 그러면 무한한 에너지가 분출하고 의욕이 생기며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넘치게 된다. 또한 창의적인 열정이 솟구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이 알파파 상태에서 영어를 학습하게 되면 굉장히 큰 효과를 낼 수가 있다. 알파파 상태는 흔히 명상과 같은 훈련을 통해서 이루어 낼 수 있다. 영어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이라고 편안한 자세로 정신을 집중하여 보라. 그리고 “영어를 꼭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심호흡을 해 보라.

한번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영어는 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라며 스스로에게 주입해 보라. 마음이 평정해진 가운데 영어에 대한 학습의 기운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흐르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이런 과정을 통해 영어 학습의 의지가 현재의식에서 잠재의식화 되게 되어 있으며 그게 바로 습관이 되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는 특별한 버릇을 갖게 되어 있다. 결국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정신력에서 분명 남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