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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펠러 임의 절단의 전말천안함 ‘프로펠러 손상’에 대하여 ③
  •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 승인 2018.10.29 07:21
  • 수정 2018.10.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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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펠러 임의 절단

합조단의 거짓말

지난 달 9/13 선체검증 과정에서 프로펠러 하부 임의절단에 대하여 국방부 관계자와 잠시 설전이 있었습니다. 피고인과 피고인측 전문가로 검증에 참여한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은 ‘프로펠러 하부를 군 당국이 플라즈마 용접기로 임의 절단했다’고 주장한 반면 국방부 관계자(이재혁 대령)는 ‘바지선 탑재과정에서 부러졌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입니다. 

프로펠러 하부 임의절단 부위

재판부도 이 문제에 의구심을 나타내자 국방부 관계자가 모처에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 난 후 “플라즈마 용접기로 절단한 것이 맞다고 합니다.”라고 인정함으로써 ‘일단’ 종결은 되었지만, 사실 <천안함 프로펠러 하부 임의 절단 문제>는 1심에서 매우 첨예하고 민감하게 다루어졌었고 1심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하였던 박정수 준장(합조단 선체분과장)과 문병욱 준장(합조단 대변인)의 증인심문 때에도 논쟁이 일었으며 당시 두 증인 모두 <탑재 과정에서 부러졌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던 사안입니다.

이 사안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고원인과 관련 중요한 증거물인 프로펠러 하부를 임의 절단함으로써 증거훼손에 해당하는 것이고, 둘째는 천안함 사고원인과는 다른 별개의 사안까지도 불필요하게 거짓말을 하느냐 였습니다.

2010년 4월 30일 천안함 선체 조사 당시 피고인은 양쪽 프로펠러 하부가 반듯하게 잘려나간 것을 보고 한 눈에 <플라즈마 커팅>으로 잘라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피고인이 거제 삼성조선소에서 신조선 감독으로 근무할 당시 자주 경험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금속을 절단할 때 흔히 ‘산소용접기’를 사용합니다. 통상 용접기는 용접할 때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고온의 화염을 강하게 쏘는 것만으로 철판을 잘라내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속이 두꺼워 ‘산소용접기’로 잘라내기 어려울 경우엔 ‘플라즈마 용접기’를 사용합니다.

산소용접기를 사용했는지 플라즈마 용접기를 사용했는지 구분하는 방법은 잘라낸 절단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산소용접기는 주로 얇은 철판에 적용하며 금속이 용융된 흔적이 남는 반면 플라즈마 용접기는 화력이 매우 강하므로 위 사진과 같이 시커멓게 변색된 흔적과 함께 반듯하고 깨끗하게 잘려져 나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합조단이 프로펠러 하단을 잘라낸 이유

2010년 천안함 선체 조사 이후 저는 국방부 관계자(박정수 준장)에게 “왜 프로펠러 하부를 임의로 절단하였느냐?”고 물었더니 “잘라낸 것이 아니라, 함미를 바지선에 거치하는 과정에서 갑판에 부딪쳐 부러졌다.”라고 답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은 플라즈마 용접기로 잘라낸 것이다. 불가피한 사유로 어쩔 수 없이 잘라냈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될 일이지, 왜 이런 것까지 거짓말을 하느냐?”고 하였으나 박 준장은 “잘라낸 것이 아니라 부러진 것이다.”라는 주장을 고수하였습니다.

저는 합조단이 왜 프로펠러 하부를 잘라야만 했는지 면밀히 분석한 결과, 천안함 함미 탑재를 위한 바지선을 준비할 때 거치대를 너무 낮게 준비하는 바람에 프로펠러 하단이 바지선 갑판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실제로 탑재를 시도하다가 거치대 일부가 무너지기도 하였습니다.

전투함의 경우 프로펠러는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선저 기선(Base Line)보다 1m 정도 아래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더구나 선체가 반파되어 함수와 함미가 분리되어 함미쪽의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않고 바지선 위에 거치대를 준비한 결과 프로펠러가 갑판에 닿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며 그 상태에서는 거치대가 함미의 중량을 온전하게 떠받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런 경우 합조단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입니다.

첫째, 육상에서 거치대를 더 들여와 전체 거치대를 높이는 방법
둘째, 프로펠러 하부를 절단하여 선체 전체의 높이를 낮추는 방법

이 두 가지 방법 가운데 정답은 첫 번째 방법입니다. 다소 작업이 지체되는 한이 있더라도 거치대 높이를 충분히 확보한 후 함미를 탑재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번째 방법인 ‘프로펠러 하부 절단’은, 손상된 프로펠러 자체가 천안함 사고 원인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임의로 절단한다는 것은 ‘중요 증거물 훼손’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해서는 안 될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합조단은 두 번째 즉 잘못된 방법을 택하게 되는데, 그 이유를 추정해보면 이미 해수를 완전히 배출하고 바지선 위에 올려놓은 함미를 다시 바닷물 속에 넣어야 하고, 육상에서 거치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거치대를 추가 설치한 후 배수작업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최소한 3일 내지 일주일 정도 전체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와 합조단은 프로펠러 하부를 잘라내 선체 높이를 낮추기로 결정하고 위 사진과 같이 선체 후미부를 천막으로 가린 후 밤새 불꽃을 튀기며 프로펠러 하단 절단작업을 합니다.  

프로펠러 합성 및 절단된 프로펠러 조각 사진

위 사진은 허공에 떠 있는 함미의 프로펠러를 바지선에 탑재된 상태 위에 합성해 본 사진입니다. 프로펠러 하단이 바지선 갑판을 뚫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방부와 합조단은 프로펠러 하부를 플라즈마 용접기로 잘라내었으며 잘라낸 조각까지 사진에 찍혔던 것입니다. (좌측 사진)

그리고 국방부와 합조단은 그러한 배경과 내용을 은폐한 채 “프로펠러 하부가 탑재시 부러졌다”며 거짓말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이고 천안함 사고로 인한 손상이 고스란히 담긴 중요한 증거물에 대한 ‘증거훼손’에 해당하는 사안입니다.

저는 국방부 합조단 문병옥 대변인(준장)이 1심 법정 증인으로 출석하였을 때에도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프로펠러가 바지선 갑판에 부딪쳐 부러진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기존의 국방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임의절단 사실을 부인하였습니다.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의 증언

사건 후 7년이 지난 2017년 11월, 천안함 항소심 8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천안함 함미 인양업체(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에게 저는 프로펠러 사진을 띄워놓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피고 : 증인, 저 프로펠러 하단은 용접기로 잘라낸 것이지요?
증인 : 네.
피고 : 프로펠러가 갑판에 닿았기 때문에 잘라낸 것이 맞지요?
증인 : 네, 맞습니다.
피고 : 저 정도 프로펠러가 갑판 위를 찍는다면 프로펠러가 부러집니까?
증인 : 프로펠러는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갑판에 구멍이 날 겁니다.
피고 : 그렇죠? 프로펠러는 주물로 되어있어서 갑판을 찍으면 뚫고 들어가겠지요?
증인 : 네.
피고 : 저 정도 두꺼운 프로펠러를 잘라내려면..
증인 : 산소용접기로는 안됩니다.
피고 : 그렇지요? 플라즈마 용접기 정도는 써야되지요?
증인 : 네. 맞습니다. 플라즈마 용접기입니다.

선체 인양 전문가로서 정호원 부사장의 견해는 저와 완벽하게 일치하였습니다. 마치 사전에 서로 말을 맞춘 것처럼 일치하였습니다.

프로펠러 하부 절단 문제와 관련 “갑판에 부딪쳐 부러졌다”고 거짓말을 한  합조단 선체분과위원장 박정수 준장, 합조단 대변인 문병욱 준장 모두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을 증언한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달 9/13 선체검증에서 이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자, 처음엔 “부러졌다”고 답변을 하던 국방부 관계자가 모처에 전화를 한 후 “플라즈마 용접기로 절단한 것이 맞다”며 8년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사실대로 실토한 것입니다. 

 ‘프로펠러 하부 절단’ 사례가 갖는 의미

프로펠러 하부 절단 - 이 문제에 대하여 분석 내용을 포함하여 상세히 설명을 드리는 이유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분명히 밝혀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밝혀낸 사안조차도 거짓으로 은폐하였던 그들의 무모한 행태를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당시 프로펠러 임의 절단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면 엄청난 사회적 비난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게 될 것이 두려워 거짓과 은폐로 일관하던 그들이 8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마치 “앓던 이 뽑고 가겠다”는 듯 슬그머니 인정하고 넘어가려는 행태에 너무나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죄는 결코 가벼워질 수 없으며, 그에 대한 상응한 처벌이 따라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첫째, 천안함 사고의 원인이 담긴 중요한 증거물을 임의로 훼손한 행위
둘째, 그 무모한 작업을 결정하고 지시한 책임자들의 행위
셋째, 그 지시에 따라 실행하고 거짓과 조작으로 은폐한 자들의 행위
넷째,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였던 행위.. 그 모두에 대한 잘못은 그들의 어떤 노력에도 불구하고 씻어낼 수 없을 것이며 국방부가 행한 또 하나의 추한 거짓의 사례로 기록에 남을 것입니다.

축소된 소형 프로펠러 제작 및 손상실험

프로펠러 제작 및 실험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과학이란 .. 실험되고 표명되고 증명되는 과학적 법칙이 될 때까지 1차적으로는 가설을 통해, 다음으로는 이론을 통해 관찰되는 사실들을 취급하는 것이며 우리가 ‘과학적’이라는 말을 할 때에는 그것이 ‘입증(立證)가능하고 재현(再現)가능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과학적’이라는 의미는 ‘동일한 조건 동일한 상황에서는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학에서 실험과 검증이 갖는 의미가 중요하며 그를 통해 우리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회전하던 프로펠러가 동력이 끊어졌다고 급정지 할 수 있는가? 선박의 프로펠러가 관성의 힘에 의해 휘어질 수 있는가? 프로펠러 샤프트에 거대한 충격이 가해지면 프로펠러에 어떤 손상이 발생하는가? 프로펠러가 모래를 파고 들면 어떤 형태의 손상이 발생하는가? - 천안함 프로펠러에 관한 논쟁은 이러한 여러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과 ‘명쾌한 결론’을 요구합니다.

천안함 침몰사고에 발생한 여러 가지 손상과 현상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하여 ‘동일한 조건에서의 실험’을 수행하는 것은 규모와 비용 면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펠러’ 만큼은 충분히 실험해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만큼 규모와 비용의 부담이 적은 아이템이라 생각합니다.

실물크기의 프로펠러를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으나 소형으로 축소된 프로펠러를 제작하거나 아니면 폐기된 프로펠러를 구입하여 실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학습하였던 수많은 과학실험들 역시 최소화된 형태의 축소된 실험이었으며 그를 통해 자연과 과학의 현상과 이론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재판부에서 허락하여 주신다면, 피고인의 자비부담으로 청동(주물)으로 제작된 소형 프로펠러를 구입하여 관련된 실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관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였습니다만 받아들여지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실험을 하여 그 결과 데이터를 제출하는 것은 피고인 자유의사로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폭발’이 가능하도록 ‘폭발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관건이기는 합니다.

아무튼 프로펠러 작동 중 상응하는 규모의 폭발을 발생시켜 그 결과를 관찰하는 방법 (폭발의 규모를 키워가며 실험)등을 통해 국방부 주장의 진실성 혹은 허위 여부를 검증하는 것, 그리고 모래사장에 프로펠러 일부를 파묻어 놓고 회전을 시켜 천안함 프로펠러와 유사한 형태의 휘어지는 손상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과학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로펠러’는 과학입니다

배를 운항하였던 항해사들이나, 선박을 건조하는 대부분의 조선소 작업자들 조차도 프로펠러 제작단계에서부터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거제 삼성조선소에서 13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신조선 감독으로 근무할 당시 선체. 선장. 항통장비. 도장 등 제반 검사업무를 맡았으며  ‘프로펠러’ 하나만 해도 제작단계부터 작동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검사와 시험을 수행한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펠러가 장착되고 완성되기까지는 (1)주물단계의 쇳덩어리 (2)초음파(Ultra Sonic) 테스트 (3)컷팅 & 그라인딩 (4)캐비테이션 실험 (5)설치 및 작동실험 등의 단계를 거치며 그 모든 과정에 감독관으로 입회하여 검사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 만큼 프로펠러와 친숙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는 의미입니다.

프로펠러는 과학입니다. 저는 천안함 프로펠러 손상이야말로 천안함이 좌초를 겪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실험가능한 최적의 사안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국방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이며 거짓인지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는 확고한 증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kimht10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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