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고 전체를 총정리하면서 ‘좌초’ 및 ‘프로펠러 손상’에 이어 오늘부터 ‘충돌’에 대한 시리즈 글을 게재합니다.

지난 9월 현장검증 당시 우현과 함수를 둘러본 후 좌현 절단면에 이르러 국방부 관계자와 저는 ‘폭발 vs 층돌’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때 재판장님께서 저에게 “충돌이라면 무엇과의 충돌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잠수함과의 충돌”이라 말씀을 드리니 재판장님께서 말씀은 없으셨지만, 매우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1심 재판기록을 모두 다 훑어 보셨을 재판장님께서 1심에서 한 번도 쟁점이 된 기록이 없는 ‘잠수함과의 충돌’ 주장을 들으셨으니 황당한 느낌이 드셨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1심 재판과정에서 저에게 가장 절박했던 것은 첫째, ‘천안함이 폭발로 반파되었다’는 국방부의 주장을 무너뜨리는 것과 둘째, ‘천안함이 좌초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했기에 ‘충돌’을 논의의 중심 테이블 위로 올릴 여건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사실 지난 8년간 많은 분들께서 ‘충돌’ 얘기를 하면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는 모습을 저는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심지어 “국방부의 천안함 발표내용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분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충돌? 잠수함? 돌핀급 잠수함이라.. 음..” 그리고 적지 않은 분들이 조언을 주셨습니다. 

“신 대표, 나는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는다네. 고막터진 사람도 없는데 폭발은 말이 안 되는 얘기고, 1번 어뢰는 코메디지. 하지만 ‘좌초’만 주장하면 안되겠나? ‘충돌’은 입증이 어렵지 않은가. 더구나 ‘잠수함’ 얘기는 잠수함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 신 대표의 ‘좌초’ 주장을 믿는 사람들조차 괜히 ‘충돌’ 때문에 신뢰를 접을까 우려되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천안함이 ‘좌초’한 것은 분명한데 선체를 반토막 낸 거대한 힘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폭발’은 절대 아니다.” 라는 수준 정도로 후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을 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략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 그대로 가감 없이 얘기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의 경험과 지식과 경력 모두를 통해 분석하여 알고 있는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이야 말로 제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하여 반파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오늘부터 다음과 같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국방부의 발표에 의하면 북한 잠수함이 비밀리에 침투하여 어뢰를 발사하고 유유히 사라졌으며 그로 인해 천안함이 침몰하였다고 합니다. 즉 침몰한 선박은 천안함 뿐이란 얘깁니다. 그러나 국방부 발표와는 달리 함수와 함미 인근 지점에 천안함이 아닌 제3의 물체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습니다.

둘째, 제3의 물체는 잠수함이며 그 또한 손상을 받아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침몰된 잠수함을 수면 위로 노출되지 않고 인양하기 위해 국방부와 합조단이 어떤 수단들을 동원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인양했는지, 어디로 이동하여 어떻게 수리하였는지 등 관련 정보들을 근거로 입증하겠습니다.

셋째, 천안함 선체에 나타나 있는 ‘충돌’의 증거들로 입증하겠습니다. 그리고 천안함이 충돌하였다는 보도, 생존대원들의 진술 그리고 충돌을 입증할 유의미한 정황 자료로 입증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잠수함의 모습이 잡힌 영상과 그 분석자료를 공개하겠습니다. 정부와 국방부가 아무리 거짓과 왜곡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덮으려 해도 진실은 마치 호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서 반드시 그 실체적 모습을 드러내고야 말 것입니다.

좌초 후 충돌 - 단호하고 분명한 결론

좌초와 충돌 - 그것이 진실입니다. 세상이 믿든 안 믿든, 국방부가 비난을 하든 않든 상관없이 저는 제가 분석하고 결론을 내린 ‘좌초 후 충돌’ 결론으로부터 한 치도 물러날 생각이 없으며, 진실이 드러난 후 세상은 제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제가 ‘충돌’을 확신하게 된 가장 최초의 시점은 ‘충돌의 증거’를 확보했을 때가 아닙니다. ‘충돌’ 외에는 남아있는 사고 원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입니다. 

앞서 올린 ‘천안함 좌초에 대하여’ 시리즈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드러난 사실과 정황 그리고 면밀한 분석을 통해 얻은 결론은;

천안함이 최초에 겪은 사고는?  ‘좌초’
천안함에 ‘폭발’이 존재하나? ‘폭발’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파원인이 좌초인가? 해당 지형에서는 좌초로 반파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천안함을 반파시킨 원인은? ‘충돌’이라는 결론만 남음.

문제는 언제, 어디서, 무엇과 충돌하였는지를 밝혀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1차 사고(좌초)’가 확정되고 ‘폭발’은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 만큼 범위가 좁혀졌기에 ‘2차 사고’ 원인을 밝히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차 사고 원인으로 ‘충돌’만 남게 되었을 때부터 ‘잠수함’은 ‘유력한 용의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충돌’이라면 반드시 충돌한 상대방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 존재에 대해 국방부의 어떠한 발표도 없었고 생존자들 또한 전혀 언급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상함과의 충돌이라면 사전에 항해 당직자들이 레이더나 육안으로 발견하지 못할 리 없고, 특히 견시병까지 외부에 두고 있는 군함의 특성상 수상함과의 충돌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잠수함과의 충돌’은 처음부터 가장 강력한 ‘반파 원인’일 수밖에 없었으며 문제는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은 어디로 갔을까’만이 남아있는 과제였던 셈입니다.

UDT베테랑 한주호 준위의 사망

2010년 3월 30일 오후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잠수 임무수행 중이던 현직 UDT 베테랑 한주호 준위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며(국방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주호 준위는 ‘함수’에서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발표됩니다.

당시 이 보도를 믿지 않을 국민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UDT 대원이 임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한 사실에 대해 국방부가 사실과 다른 거짓발표를 할 이유가 있을 거라고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첫째, 한주호 준위의 사망을 둘러싼 미국 측의 매우 특별한 움직임
둘째, 한 준위가 함수에서 작업하다 사망한 것이 맞는지 여부

백령도를 방문한 미국대사와 한미연합사령관  | 한국 관공서  |  미국대사관의 조기

2010. 4. 7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 대사와 월터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헬기를 타고 급거 백령도를 방문합니다.

민간인 외교관인 주한 미국대사가 군사훈련 중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급파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한국 군함 자체만의 사건이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며, 또한 한국 정부기관의 정상적인 국기게양과는 달리 미국 대사관에 반기로 걸린 조기게양 역시 미국 (혹은 미국과 관련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였습니다.

그와 함께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에 참석한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가족을 위로하며 조의금 봉투를 전달하는 장면은 많은 의구심을 낳았습니다.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나라의 주둔군 사령관이 시간이 남아 주둔국 군인 한 사람 사망했다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봉투를 건넨 사실을 어떻게 예사로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측은 굳이 관련성을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   

미 태평양 함대(7함대)의 긴박한 움직임

천안함 구조. 수색. 인양 작업을 통틀어 美 잠수부의 도움을 받은 사실은 전무합니다. 그리고 국방부와 합조단 역시 미국측 잠수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하거나 기록한 내용이 없습니다. 다만 의식불명 상태의 한주호 준위를 살보함으로 이송하여 산소탱크를 사용하였던 것이 유일한 ‘협조’였습니다.

천안함 구조. 수색. 인양 업무와는 상관없이, 美 해군은 백령도 사고 해역에서 매우 분주하고 바쁘게 독자적인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첨단 잠수장비를 갖춘 미군의 작업이 천안함과 아무 상관없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거의 모르고 있습니다. 함께 작업했거니 생각합니다.

그런 중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곳 - 용트림 바위에서 빤히 보이는 곳에서 미군 헬기들이 무언가 건져 이송하는 장면이 당시 용트림 전망대 인근에 진을 치고 취재를 하던 방송사 카메라에 잡힙니다.

미군 헬기가 미상의 물체를 끌어올려 독도함이 아닌 남측으로 이동했다며 보도된 사진(KBS뉴스 화면 캡처) 그리고 바다를 향해 경례로 예를 표하는 미군들과 헬기에 매달린 잠수부 사진(미7함대 홈페이지) 등 천안함 구조나 수색과는 전혀 관련없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도대체 용트림 바위 앞 해저에 무엇이 가라앉아 있기에 그곳에서 첨단잠수장비를 갖춘 미 해군 잠수부들이 들락거리며 작업을 하고 있는지, 건져올린 2m가량 물체들은 무엇인지, 그것을 끌어올린 미 헬기들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등등 많은 의문과 추측이 난무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정부와 국방부는 천안함 침몰사고와 미국의 관련성에 대해 일체의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한미연합훈련(키리졸브훈련)을 실시한 군산 앞바다(격렬비열도)와는 무려 75마일(120km) 가량 떨어져 있어 당시 훈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발표 하였습니다. 그런데 미 7함대 데릭 피터슨 소령은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하여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규칙적인 훈련 중에 일어난 일”이라고 발언함으로써 반파 침몰한 천안함과 미국의 관련성에 관한 의문을 증폭시킵니다.

한주호 준위가 사망한 곳이 함수 위치가 맞는지 여부

국방부는 한주호 준위가 함수 수색 중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 사망했다고 보도합니다.  함수가 침몰한 곳의 수심은  20m입니다. 그러나 해도에 마킹된 침몰지점의 수심을 보면 10m 수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함수 지점의 수심은 대략 15m 전후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천안함 함수의 폭이 10m이므로 수면 아래 불과 5∼10m만 잠수하면 함수에 닿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곳에서 UDT 베테랑인 한주호 준위가 수압을 이기지 못해 실신했다는 국방부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당시 함수는 대원 전원이 구조가 완료된 상태였고 오히려 함미에 46명의 실종자가 갇혀 있는 상태였기에 UDT 베테랑이 함수를 수색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일었습니다.  

그때,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는 KBS 특종 보도가 나옵니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