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부회장.

꿈과 환상, 거품과 그림자란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이라고 한다.

철없던 젊은 나이에 세상물정 모르며 청운의 꿈을 간직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서 내일은 분명 오늘과 다르지 않겠나를 염원하며 지낸다.

그러나 차츰 나이가 많아지고 생활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목적한 일들이 성사되지 않을 때 우리는 자포자기 하거나 반 토막 난 현실을 애써 다듬어 보지만 쉽지 않는 것이 인생사다.

마누라는 옆에서 쫑알거리고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에 대한 책임능력 한계를 원망하고 훌훌 떠나버릴 때 오는 허탈감은 맥없이 떨어져 휘날리는 낙엽처럼 정처 없이 바람 부는 대로 굴러가 버린다.

나옹선사 시편에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란 구절이 애절하다.

삶의 과정에서 오는 환희, 절규, 좌절모두 떠나버리면 그만인 것을 그렇게 목말라하고 애원 해봐도 모두 뜬구름처럼 흘러가 버린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이다. 즉, 사람의 일생이 덧없이 흘러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침에 열심히 밥상을 차리던 아내가 저녁에 싸늘해 질수도 있는 삶의 굴레 속에 아귀다툼하고 지내는 우리내 인생이 가엽다.

부귀영화를 누리고 신발창에 흙 묻히지 않고 살아도 한세상, 초근목피(草根木皮)하고 대감집 누룽지를 빌어먹고 살아도 한세상이다.

무엇을 얻으려고 그렇게 바동거리며 살아가나? 모략, 중상이나 일삼고 남이 잘 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근성이 어디서 흘러나온 것일까?

천하를 주름잡던 영웅호걸도 떠나면 그만인 것을, 그렇게 미모를 과시하고 뭇 사내들의 시선을 유혹하던 여인네도 늙고 병들면 개밥에 도토리 신세로 전락할 뿐이다.

주름진 얼굴에 보톡스(?)를 맞고 주름을 펴 봐도 소용없는 짓이다. 늙거든 자연 그대로 순수하게 늙어라. 늙거든 피부 주름을 펴지 말고 마음의 주름만 펴면 된다.

영국과 미국 국적을 가졌던 ‘리즈테일러’도 8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한때 그 아름다운 미모로 세계의 남성들을 유혹했다. 7명의 남성과 결혼과 이혼을 습관처럼 해오던 그녀도 떠나면 그만인 것.

우리는 사랑이란 게임 속에 넌지시 위임돼있다. 그 게임법칙 속에 속지 않으려고 몽니를 부리고 있지나 않은지?

4일 새벽인가? 당대 은막을 주름잡던 배우 한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 배우를 필자가 대구 비행장에서 가볍게 인사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배우 친형이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대구 비행장에 근무했기에 그 분 덕분에 손을 잡아 봤는데 가까이서 보니 참 잘생겼더라. 여자 아닌 남자인 필자가 봐도 미남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미남배우도 나이 앞에 맥을 못추고 결국 백발이 된 모습으로 화려했던 은막 뒤로 영원히 모습을 감춰버렸다.

살면서 교언영색(巧言令色)하지마라. 떠나면 그만이다. 언제 시작했는지 시작했으면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다. 끝없이 돌아가는 것은 세월뿐, 그 세월 앞에 만용(蠻勇)과 객기(客氣)가 소용없음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필자가 거취하고 있는 제천시와 단양군에도 세월 앞에 겸손해질 필요성이 있는 분들이 많아 보이는데 혹시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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