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강원= 김영준 기자] 강원랜드 채용 청탁 등 혐의로 재판중인 최흥집(68) 전 강원랜드 사장이 자유한국당 권성동, 염동열 의원을 직접 대면해 청탁을 받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16일 YTN에 따르면 최 전 사장은 지난 15일 오후 열린 강원랜드 채용 비리 결심 공판에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흥집 전 사장은 "두 의원 모두에게 직접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최 전 사장은 이날 최후 진술에 앞서 이뤄진 검찰의 피고인 신문에서 "권성동 의원이 직접 찾아와 청탁 명단을 줬고, 권 의원 비서관인 김모씨를 뽑아달라는 부탁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 김씨는 강원랜드 테마파크 수질 전문가로 공개 채용됐다. 염동열 의원 역시 강원랜드로 찾아와 수십 명이 적힌 명단을 건네주며 직접 대면 청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염동열 의원 역시 강원랜드 커피숍에서 만나 직접 명단을 (나에게) 줬고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꼭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최 전 사장은 면접이 이미 끝나 채용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염동열 의원이 모두 중요한 사람인 만큼 합격에 힘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는 강원랜드 채용 청탁과 관련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권성동·염동열 의원의 주장과 전혀 다른 것이어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결국 최 전 사장은 당시 권 모 인사팀장에게 명단을 넘겼고 연필로 쓴 뒤 점수를 고치는 부정한 과정을 거쳐 청탁자 대부분은 합격했다.

최 전 사장은 2012∼2013년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과 모 국회의원 비서관 등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서 청탁대상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면접점수 조작 등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강원랜드가 2013년 11월 '워터 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 공개채용' 과정에서 실무 경력 5년 이상 지원 자격에 미달하는 김씨를 최종 합격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최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을, 당시 인사팀장 권모씨에게는 징역 1년, 청탁 과정에 깊이 개입한 염동열 의원 보좌관 박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 구형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변호사는 SNS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 온 권성동, 염동열 의원이 거짓말을 한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힘들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안미현 검사의 용기 덕”이라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 검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최 전 사장이 직접 증언을 한 이상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의 채용비리 혐의는 국정조사는 기본이고 특검 등으로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심 선고는 내년 1월 8일 오후 1시 50분 춘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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