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기억교실, 단원고 내 추모조형물, 4.16전시관, 4.16생명안전공원 부지 찾아나서

노란 우산과 함께 단원고 정문으로 들어가고 있는 유가족과 전국에서 모인 시민의 모습이 보인다.

[뉴스프리존,안산=김현무 기자] 푸르고 맑은 하늘과 걷기 좋은 기온이었던 지난 17일 오전 10시 세월호 4.16기억저장소의 ‘기억과 약속의 길’이 진행됐다.

이날 4.16기억교실에는 전국에서 50여 명이 참여해 단원고 내 추모조형물, 4.16전시관, 4.16생명안전공원 부지까지 걸으며 서로의 마음가짐을 굳게 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4.16기억저장소 관계자들의 인도에 따라 이들은 노란우산을 들고 4.16기억교실을 나와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약 3km거리의 첫 목적지인 단원고로 발걸음 했다.

10여 분의 행진 후 단원고 정문에 이르러 모두가 숙연한 마음 가운데  아이들이 1년 넘게 밟고 지나간 교정을 줄지어 걸어 추모조형물(노란 고래의 꿈)에 도착했다.

단원고 내에 있는 추모조형물 '노란 고래의 꿈' 과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체육관 건물이 바로 앞 우측에 보인다.

오는 30일 제막식이 있을 예정인 추모조형물 앞에서 윤명순 4.16 기억저장소 운영위원(故 한고운 학생 어머니)이 추모조형물과 새롭게 건립된 체육관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저희 부모님들은 단원고를 찾을 때마다 그나마 조형물은 완공되서 이렇게 잘 찾아오고 있지만 뒤에 보이는 체육관 건물을 볼 때마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속상합니다. ‘단원고’라고 보이는 건물 2~3층이 아이들이 생활한 교실입니다. 그런데 교실을 보존하고 존치를 원했었는데 부모들의 뜻이 받아드려지지 않아 현재 4.16기억교실에 자리를 옮긴 상태입니다.

여러 사람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은 참사 후 세운 이 신축 건물 1층은 체육관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층을 교실로 아이들이 사용했으면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생활했던 교실 공간이 존치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줄 때 이런 참사에 대한 각인과 교육의 의미 등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텐데 저희에게 끝내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윤 운영위원은 단원고에서 추모조형물 조성을 위해 처음 준 땅은 4평이었지만 유가족의 노력 끝에 현재 더 높은 위치와 더 넓은 공간을 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단원고는 1년에 한 번 있는 4.16추모도 제대로 안하고 있고, 정문에 현수막 하나만 내걸고 있다”라며 “개인적인 바람은 선생님들께서 4월 16일 첫 수업에 들어가기 전 묵념의 시간을 가져 줬으면 한다”라고 소망을 내비쳤다.

짧게나마 참석자들은 ‘노란 고래의 꿈’ 등 주위를 둘러 본 후 노란우산을 들어 추모조형물을 둘러싸고 숙연한 마음으로 사진촬영에 임했다.

4.16기억전시관을 찾은 유가족과 전국에서 모인 시민이 전시회에 놓인 자료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단원고 친구들과 엄마들, 고잔동 주민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어떤 공간에 가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를 기록해 놓은 4.16기억전시관으로 이동했다.

도착 후 전시관에서는 재건축으로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5년여가 지나다보니 어느 정도 단단함이 생겨서 그런지 올해는 마을 주위의 풍경이 예뻐 보인다며 천천히 글과 그림을 보고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편안한 관람을 권장했다.

약 20여 분의 전시관 내부 관람 후 일행들은 마지막 행선지인 4.16생명안전공원 부지가 있는 화랑유원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화랑유원지 내 4.16생명안전공원 부지로 선정된 곳에서 유가족과 다수의 시민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4.16생명안전공원 부지 앞에 선 윤 운영위원은 “화랑유원지 전체면적의 3.3%이고 유해가 들어오는 부분은 전체부지의 0.1%에 해당되는 곳이 이곳”이라며 “올해 2월 4.16생명안전공원 부지로 결정이 되고 25인 추진위가 구성돼 기본계획안 수립 후 정부로 넘어가서 내년 사업에 차질 없이 진행되길 희망하고 있다”라고 그간의 거의 교착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윤 운영위원은 아이들이 생활하고 놀았던 곳이며 추억이 있는 화랑유원지 내 부지에 여덟 장소에 흩어져 있는 유해를 부모님이 있는 이 공간으로 하루빨리 데려왔으면 하는 바람을 알리며 참석자들에게 함께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2시간 여 동안 함께 한 참석자들은 인간 리본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조금 더 편안한 세상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일정을 끝마쳤다.

한편, 세월호 참사 후 4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참사의 진실규명이 요원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끝없이 외친 생명이 가장 존중되는 안전사회 구축도 답보상태로 남아있어 향후 진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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