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태 이사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에 동참해 화제가 됐다. 함께 부산갈매기를 부르기도 했다. © 오마이TV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루수였던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 현역시절 온몸을 앞뒤로 계속 흔드는 ‘흔들흔들’ 타법으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타격폼이다.

그는 ‘악바리’ 근성으로도 유명했다. 93년 경기도중 염경엽 현 SK와이번스 감독과 충돌하면서 발목에 커다란 부상을 입었다. 선수생명이 사실상 끝날 법한 치명적인 부상이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2년간 재활에 매진해 결국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는 올스타전에서도 전력으로 뛰고, 거침없이 슬라이딩을 하는 등 언제나 허슬플레이를 보여주곤 했다. 또 강한 리더십으로도 유명했다.

99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7차전 당시 일화는 정말 유명하다. 당시 자이언츠의 중심타자였던 펠릭스 호세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다 관중이 던진 물병에 사타구니를 맞았다. 이에 격분한 호세가 배트를 관중석에 던져 퇴장 명령을 받는다. 그 때 관중석에서 각종 오물들이 쏟아지면서 그라운드가 난장판이 됐다.

그러면서 자이언츠 선수들은 하나 둘 짐을 싸서 그라운드를 떠나기 시작했는데, 코치진의 만류로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온다. 당시 주장이었던 박정태 이사장은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못 이기면 전부 죽는다”며 동료선수들을 다잡았다. 결국 그 경기에서 자이언츠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그는 지난 2011년 <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 베스트 10 (2루수 부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는 한국 최고의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선수의 외숙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정태 이사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에 동참해 화제가 됐다.

박 이사장 외에도,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김응용 전 감독이나, 해태 타이거즈의 레전드인 ‘오리궁둥이’ 김성한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인 송진우 현 투수코치(지지선언 당시엔 야인) 등도 문재인 후보 지지유세에 동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이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루수였던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 현역시절 온몸을 앞뒤로 계속 흔드는 ‘흔들흔들’ 타법으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KBS

얼마 전 박 이사장이 ‘어느 구단 감독으로 내정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결국 감독이 되지 못했다. 그가 감독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정치색이 짙다’는 이유에서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는 이에 대해 < 엠스플뉴스 > 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나라에서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정치색이 짙다’는 얘길 듣고, 또 그런 얘기 때문에 ‘감독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 차라리 야구감독 안 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당당한 발언을 했다.

박 이사장은 23일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그는 “정치색이라기보다는, (재단의 명예이사장인) 김세연 (자한당)의원은 오래 전에 알고 계신 분이고 또 문재인 대통령 같은 분들도 국회의원 때 오래 전부터 알고 계셨던 분이다. 문 대통령을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만났는데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인자하시고. 특히나 제가 아버님이 안 계시고. 그리고 또 제가 멘토 같은 분들도 안 계셨는데 그때 한번 뵙고 너무 좋은 말씀도 해 주셔서 자주자주 뵙게 됐다”며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 지지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 “서로가 좀 이렇게 도와 달라, 안 도와 달라.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냥 서로가 좀 도왔으면 좋을 것 같아서. 너무 너무 좋은 분이고 이분이 또 하시면 더 잘하실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정치색이 짙으면 감독 자격이 없다’는 얘기에 대해 “야구인 박정태이기도 하지만 시민 박정태 자격으로도 도운 것도 있다”고 반박했다.

▲ 박정태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특히 제가 아버님이 안 계시고. 그리고 또 제가 멘토 같은 분들도 안 계셨는데 그때 한번 뵙고 너무 좋은 말씀도 해 주셔서 자주자주 뵙게 됐다”고 말했다. ⓒ교통방송

이에 김어준 < 딴지일보 > 총수는 “정치하고 조금만 연결되어도 ‘너는 아웃’, 예전에 최동원 선수가 사실은 그런 일을 겪은 원조에 가깝지 않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박 이사장처럼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였던 故 최동원 전 감독은 과거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다 소위 보복성 트레이드를 당했고, 은퇴 이후에도 오랫동안 야구계와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 90년대에는 야구장이 아닌,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김 총수는 이에 대해 “(롯데가)잘못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스포츠계에서 아직도 여전히 이런 정치하고 조금만 연루돼도 그걸 배제하려고 멀리하려고 하고. 이걸 문제 삼아서 감독이나 또는 스포츠계로 들어오는 거를 막으려고 하는 이런 분위기가 있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건 영화사가 저 연예인이 어떤 사람을 지지했다고 해서 영화에서 못 쓰겠다. TV에서 못 쓰겠다. 블랙리스트 만드는 거하고 본질적으로 똑같은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지금 좀 과도기인 것 같은데 이제는 뭐 연예계 쪽에서도 지금 여유 있게 풀리듯이 자연스럽게. 스포츠도 자연스럽게 풀리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헀다.

그는 故 최동원 전 감독에 대해 “제가 (롯데)2군 감독일 때 최동원 선배님이 2군 시합감독관으로 오셨는데. 너무 초라해 보이셨다. 힘들어하시고. 그래서 나는 후배로서 너무나 부끄러웠다. 선배님을 잘못 모신 거 같아서 늘 가슴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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