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어떤 상품 떴나
 
달콤한 감자칩·저도주 위스키
 유행 따르지 않고 역발상 아이디어로 시장 개척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롯데 클라우드 맥주, 36도짜리 위스키 골든블루처럼 올 한 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브랜드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제품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는 것이다.
 

‘국민 스낵’이란 수식어를 얻은 허니버터칩은 ‘감자칩은 짭짤해야 한다’는 통념을 버리게 했다. 해태제과는 “국내 시장에서 인기 있는 ‘짭짤한 감자칩’은 배제하고 선진국의 소비자 트렌드를 연구하라”는 신정훈 사장의 특명에 따라 2년간 28번의 소스 실험을 거쳐 고메버터와 아카시아꿀을 활용해 ‘달콤함 감자칩’을 탄생시켰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제품에 열광했다. 출시 후 150일 만인 지난 28일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78억원어치가 팔려 새우깡, 홈런볼 등을 제치고 스낵 시장 1위에 올랐다. 농심과 이마트도 비슷한 맛을 내는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감자칩 시장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든블루는 ‘위스키는 40도를 넘어야 한다’는 스코틀랜드 위스키협회의 기준에서 탈피해 알코올도수 36도짜리 제품을 내놔 위스키 시장에서도 저도주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 출고량은 2년 전 대비 326% 증가했다. 지난 4월 나온 17년산급은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를 누르고 빅3 대열에 진입했다.
 

골든블루에 위협을 느낀 롯데는 35도짜리 ‘주피터’를 내놓기도 했다.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은 “2020년까지 1등 위스키 업체가 되겠다”며 윈저와 임페리얼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클라우드는 신공법으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본격적인 맛 경쟁을 일으켰다. 평소 맥주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은 “맥주 맛에 집중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롯데는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으로 깊은 맛을 내며 국산 맥주 맛을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는 롯데 계열이 아닌 GS25에서도 이달 12.1%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오비맥주와 하이트의 양강 구도를 깨며 맥주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후’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며 면세점 매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를 제치고 화장품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10월 롤렉스,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해외 명품까지 모두 꺾고 전체 입점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토종 화장품 브랜드가 전체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의 약진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3분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었다. 비단, 자개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화려한 장식과 금, 산삼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10만~100만원대의 다양한 면세점 전용 상품을 개발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유니클로는 유행을 타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의 저가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FRL코리아는 최근 회계연도(2013년 9월~2014년 8월)에 전년(6937억원) 대비 29% 늘어난 89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국내 단일 패션 브랜드의 매출로는 최대 규모다. 한국 진출 10년 만에 노스페이스, 빈폴 등을 모두 제치고 국내 패션 시장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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