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에 대하여 ⑩

1. 이스라엘 대통령의 방한 – 2010. 6. 8

천안함 침몰사고 최종결과 발표 후 보름이 지난 6월 8일 이스라엘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시몬 페레스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이스라엘이 대한민국과 수교를 맺은지 어언 50년의 세월인데, 5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스라엘 대통령이 ‘국빈방문’도 아니고 ‘실무방문’으로 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둘째로, 방문직전인 5/31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을 이스라엘군이 공격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자국에서 수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해외방문을 다닐 여유를 갖는다는 것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셋째로, 무엇보다도 천안함 침몰사고에 이스라엘 잠수함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 구설수에 올라 있던 때에 ‘50년 만의 첫 손님’이 불쑥 찾아온 이유가 너무나도 석연치 않았던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맹비난으로 코너에 몰린 이스라엘 페레스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보여준 행보를 보면 이분이 한국에 관광 왔나 싶을 정도입니다.

로보트 보고, 버스타고, 신문사 방문한 페레스 대통령

물론 이틀 후부터 이어진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 실무회담’에서는 그들만의 긴밀한 ‘실무’를 의논했을 것이 분명합니다만 눈여겨 볼만한 내용은 일체 보도된 바 없습니다.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쓰지 말고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매지 마라>고 했는데 가장 민감한 시기에 그들 역시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에 한국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페레스 대통령의 행보는 그의 필요성이 더 컸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 궁금해 찾아보던 중 그해 말에 투비아 이스라엘리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인터뷰한 내용 속에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어 발췌 인용합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세계 평화 최전선의 동반자”  미래한국 | 2010. 12. 7 | 김범수.한정석 편집위원

- 북한이 이란 및 시리아와 핵개발을 진행하는 등 중동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데, 북한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북한은 세계평화를 위협함에 있어 이란과 서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비록 이스라엘이 직접적으로 당면한 적은 아니지만 대단히 호전적이며 이스라엘의 적인 헤즈볼라, 시리아와 같은 단체에 무기와 로켓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의 바가슈와 같은 로켓 미사일은 대단히 치명적인데 우리는 이것이 원천적으로 북한에서 제공됐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우리는 이란과 북한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보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이스라엘 양국간에 어떤 공조가 필요하며, 지금까지는 어떻게 공조가 진행돼 왔습니까.

우리는 북한과 이란의 위험성을 세계에 경고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북한 및 이란의 제재에 협조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 이들 호전적 국가들의 대량학살 무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가 그 최전선에 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과 이스라엘간에 중요한 안보와 군사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있는데 그 정도가 충분하거나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긴밀하게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이 그러한 심각한 위협에 함께 놓여 있다는 점에서도 서로 닮아 있는 것이죠.

- 지난 6월,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양국 수교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이스라엘 대통령의 방한은 이제까지 양국이 일궈온 실적과 앞으로의 우호적 관계를 향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대통령의 방한은 무역과 기술 사절단을 동반한 방문의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번 방문단에 민간부문 외에도 방위산업 분야의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방문의 모토는 과학과 기술 교류를 통해 한국과 이스라엘간에 더욱 긴밀한 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지난 방한 때 페레스 대통령이 한국의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스라엘 같았으면 어떻게 대응했을 것으로 보십니까?

이스라엘에는 모든 위기상황에 대한 자동 대응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영해와 육지, 상공 등에서 많은 위협을 겪었고 거기에 대응하는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지요. 이스라엘은 상시적인 억제력을 가지고 있는데 적의 도발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 적들은 그것을 가지고 무언가 하려하기 마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능한 도발에 대응할 정교하고 수준 높은 무장상태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필요할 경우 그것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딱히 페레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어떤 협의를 하였는지, 페레스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발언하였다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방문단에 민간부문 외에도 방위산업 분야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주목을 끄는 부분입니다.

2. 이스라엘 대통령의 방한 요청 – (금년) 2018. 9. 1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였던 2010년 6월 이스라엘 페레스 대통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후 8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9월 1일, 또 다시 <이스라엘 대통령 한국 방문> 관련 뉴스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고 이번에는 현재 이스라엘 대통령직을 맡고 있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내용이 좀 특이합니다.

내용인즉 <문재인 정부가 이스라엘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거절>하여 <이스라엘 외무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기사는 전합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의 한국 공식방문은 ‘하임 호센’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이스라엘의 제안을 거절(reject)했으며 근시일내 이스라엘 대통령을 초청하는데 관심이 없는 태도>였다고 보도합니다.

심지어 이스라엘 매체는 <한국 정부의 태도 때문에 이스라엘 외무부와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러한 이례적이고 외교적으로 무례하다고까지 여겨질 수 있는 태도를 우리 정부가 보인 것에 대해 저는 그 이유를 전해들은 바도 없고 아는 바도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막연하게나마 추론할 수 있는 것은 ;

(1) 2010년 이스라엘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였던 이유는 ; 당시 자신들이 처한 매우 곤란하고 어려운 문제를 ‘미국과 아삼육’인 이명박 정부가 해결해 준 것에 대해 (이스라엘이 요청했든, 이명박이 요구했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잔여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함이었고,
 
(2) 2018년 이스라엘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 현재 자신들이 처한 매우 불안하고 초조한 문제를 ‘북한과 대화중’인 문재인 정부가 밝혀나갈 진실에 대해 (이스라엘의 관련여부, 잠수함의 침몰사실등) 불편한 마음을 전하고 한미 관계를 내세워 압박할 의도가 분명했기에, 우리 정부로서는 흔쾌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방한 제안 거절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도 없었을 것으로 저는 분석하고 추정합니다.

2010년 투비아 이스라엘리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밝혔듯, 이스라엘에게 북한은 대단히 호전적이며 헤즈볼라와 시리아에 무기와 로켓을 제공하는 ‘악의 축’이며 이란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초계함을 반파시킨 범인이 북한이 아니라 자신들이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상황을 그들은 상상하는 것 조차 두려웠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2007년 시리아 사막에 북한 기술로 건설하였던 원자로를 폭격, 완전 파괴하여 10명의 북한기술자를 폭사시켰으나 공습사실 자체를 부인해오다 10년이 지난 금년 3월 관련문건을 공개하고 공습 사실을 공식 시인하였듯이 2020년에는 그들이 천안함 관련 사실을 공개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3. 이스라엘 돌핀 잠수함 약 2년간 수리후 복귀 – Dec. 2011

백령도 용트림 바위 앞 ‘제3의 부표’ 아래에 침몰하였던 대형구조물이 이스라엘 잠수함이고 그 잠수함이 극비리에 수중 인양되어 외해로 빠져나갔다면 분명히 어디론가 가서 수리를 했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잠수함 침몰’을 주장하면 “그 잠수함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됐는데? ”라는 합리적인 질문이 반드시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기간에 어디에서든 수리를 한 잠수함의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잠수함 침몰’ 주장의 근거나 신뢰성이 현저히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이스라엘 Haifa 조선소에 들어가 2년 가까이 수리를 마치고 나온 이스라엘 돌핀 잠수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극비리에 수리한 내역을 보면 선박이 해수(海水)를 먹었을 때나 하는 수리항목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군사관련 사이트와 이스라엘 언론 ‘Jerusalem Post’는 “이스라엘이 최근 발표한 바에 의하면 돌핀급 잠수함 한 척이 2년 가까이(nearly 2 years) 비밀리에(secretly) 이스라엘 수리조선소에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보도에서는 ‘업그레이드(Upgrade)’ 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만 어차피 상당기간 대규모 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겸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군사 사이트의 제목은 “Decrepit Dolphin Secretly Repaired(노후 돌핀 비밀리에 수리)”, Jerusalem Post는 “Navy completing secret 2 year submarine upgrade(해군 2년간 비밀리에 잠수함 업그레이드”라고 달고 있습니다. 즉, 하나는 ‘노후 수리’이고 다른 하나는 ‘업그레이드’로 미묘하게 각도가 다릅니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발견되는 공통된 단어 하나는 ‘secret’입니다. 수리든 업그레이드든 비밀리에 수행했어야 했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단 뜻입니다. 

기사내용을 보면 “업그레이드 책임장교인 Doron Bareket 소령의 말에 의하면 잠수함내 모든 밸브, 파이프 그리고 소나시스템을 해체하였고, 엔진도 분해하였으며 깨끗이 세척하여 재조립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에 더하여 “선체 몸통도 클리닝하였으며 선체에 발생한 균열(crack)들도 용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선체에 발생한 균열(crack)들을 용접한 것은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물리적 손상까지 입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밸브, 파이프, 소나시스템등을 해체하고 엔진까지 분해해야 할 정도라면 그 기기들이 해수에 잠기는 수준의 사고를 당했음을 말해주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수리기간이 2년 가까이 된다는 것은 해저에 침몰하였음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증거입니다.

위 기사들은 2011년 12월에 보도된 내용들로 수리를 마치고 현역에 복귀를 앞 둔 돌핀 잠수함에 대한 취재내용입니다. 저 잠수함이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잠수함이 맞는다면 정확하게 1년 7∼8개월째 수리를 하여 수리완료를 앞두고 있는 셈이며, 보도에서 언급하는 2년 가까이(nearly 2 years), 거의 2년(almost 2 years)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기사내용 가운데 ‘비밀스러운 2년의 업그레이드’(secret 2 year submarine upgrade) 혹은 ‘비밀리에 2년 가까이 보낸’(secretly spent nearly 2 years) 등과 같이 비밀(secret)스럽게 작업하였음을 굳이 숨기려 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군함사고 날 때마다 극비리에 수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인터넷에 잠깐만 검색해도 여기저기 부서지고 깨진 잠수함들의 모습을 예사로 올려놓은 타국 잠수함 사고 수리의 경우에 비하면 당시 이스라엘이 유독 비밀을 유지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유추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저는 ‘이 잠수함’이 ‘그 잠수함’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2년 가까이’, ‘비밀스럽게’ 수리했어야만 했던 그 모든 정황을 살펴보았을 때, 그리고 선체 각 부분에 대한 수리항목과 상당한 기일이 소요된 수리기간 등을 고려하였을 때 ‘이 놈이 바로 그 놈’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그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글로써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에 대하여’ 시리즈 글은 마무리가 됩니다. 잠수함 시리즈를 닫으면서 이스라엘 하이파(Haifa)항구와 ‘돌핀 잠수함’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보시라고 관련 자료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스라엘 하이파(Haifa)항

2018년 현재 돌핀급 잠수함은 모두 6척입니다. 모두 독일에서 제작하였으며 1세대 3척 - Dolphin, Leviathan, Tekimah 가운데 1번 함으로 도입된 Dolphin함의 이름을 따서 ‘돌핀급 잠수함’(Dolphin Class Submarine)이라 칭하고 있는 것입니다. 

1번 함과 2번 함은 독일이 무상으로 이스라엘에 제공하였고 3번 함은 이스라엘이 독일에 발주하여 구매하였으며 현재 2세대 3척이 순서대로 실전배치되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스라엘 하이파(Haifa)항

바로 이 잠수함이 1세대 ‘돌핀급 잠수함’(Dolphin Class Sub)의 1번 함인 돌핀함(Dolphin)입니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으로 저는 추정합니다. 위 사진의 모습은 Haifa 조선소에서 2년 가까이 수리를 마친 후 2012년 순항중인 모습의 사진입니다.

사고 후 제가 천안함 선체 조사를 실시하였을 당시 함미 좌현에 녹색계열 페인트가 뭉개어지듯 묻어 있는 것을 보고 그 부분을 지적하였으나 국방부는 고압세척으로 지워버렸습니다. 사진으로만 존재하던 녹색계열 페인트 흔적은 저 혼자 허공에 외치는 ‘빛바랜 스토리’가 될 뻔 했으나 88수중개발 정호원 부사장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놀라운 증언을 하였었습니다.

“천안함에서 군함에 없는 페인트 색을 보았다” (2017년 항소심 제8차 공판)

이것으로 ‘잠수함 시리즈’ 글은 마치고 다음 글에서는 ‘천안함에 폭발이 존재했을까?’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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