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에서 나와 개척자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

P2P 금융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레버리지펀딩 정원양 대표이사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P2P(Peer to peer·개인 간)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허위 상품 등을 앞세워 투자자 돈을 유용·횡령해 쌈짓돈처럼 사용한 업체가 20곳에 달했던 것.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P2P 금융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는 현실 속, 제도권인 은행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P2P 금융시장에 도전한 레버리지펀딩 정원양 대표이사를 만나보았다.

30년간 제도권 금융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점들 부탁드립니다.
정확히 28년 근무했습니다. 1990년에 지방은행으로 입사했는데 당시는 대한민국 경제가 확장기여서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취업도 수월했고 은행의 업무의 범위도 현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업무전산화의 발전에 따른 업무확장,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비이자 부문 영업활동 지향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은행 생활 중 2번의 M&A, IMF,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카드 대란 등 대한민국의 성장통과 함께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 경험으로부터 국가나 조직에서 원칙을 지키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얼마나 중요하고 그게 지켜지지 않았을 때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점점 대 고객 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고객께서 금융기관에 주는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많이 깨달았습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나와 레버리지펀딩을 세우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저는 운이 좋은지 여러 훌륭한 직장 선후배, 고객분들의 도움으로 무난하게 임금피크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청춘을 오롯이 바친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에 마음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년 후에도 금융기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리면서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싶던 마음이 있어서 업무연관성이 강한 P2P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큰 조직에서 28년 근무했기에, 이번에는 커다란 금융 조직에서는 힘들었던, 제가 그 동안 생각했던 바를 직접 실천 가능한 레버리지펀딩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우리 회사는 다른 P2P금융회사와 차별화됐다’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시다면.
물론 다른 P2P회사 또한 고객에 대한 약속의 실천과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기에 레버리지펀딩 만의 차별성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레버리지펀딩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상품에 대해 대표이사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배제하고 시스템적인 리스크 분석과 관리를 기본으로 합니다. 이를 통해 작은 조직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성원 개인의 판단미스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아, 이렇게 말씀드리면 대표이사가 너무 힘이 없어 보이나요?(웃음) 하지만 논리적이고 사전에 협의된 판단 기준에 근거하여 제시하는 의견이라면 대표이사의 의견과 조직 구성원의 의견은 동등한 힘을 가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P2P금융회사가 각종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 및 시스템 구축을 한 내용이 있으시다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연결되는 내용인데요. 업무적으로는 독단적 의사결정 배제와 시스템적인 정보공유 원칙에 입각한 철저한 업무처리 이것만 확실히 지켜져도 현재의 문제점은 많이 해결된다고 봅니다. 또한 투자자의 자금 흐름에 있어서 회사가 관여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안-제3자 예치금 제도라고도 하죠-은 기본으로 적용하고요. 또한 저희는 영업활동과 심사파트를 철저히 구분해서 운영하고자 합니다. 사람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인성’에 대한 부분을 보고 채용을 합니다. 소신, 책임감, 도덕성, 특히 내 것과 남의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지를 보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적 프로세스’의 의미는?
시스템적 프로세스는 여러 부문에서 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만 크게 본다면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과정을 체계화하는 것입니다. 대고객 업무에 있어서는 단순히 기계적인 친절을 넘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고객 응대 지원 시스템을 활용/개선하며, 고객의 피드백을 공유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내부 업무 프로세스도 마련했습니다. 대출 및 영업 과정에서의 도덕성, 심사과정에서의 투명성 유지, 사후 관리의 체계적 유지 부분은 업무 프로세스로 정립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활용 중이며, 계속 보완/강화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은행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런 부분의 중요성을 체감하였기에 시스템적 프로세스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P2P대출 관련 법률을 제정한다고 하는데,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일단 법의 개념이 ‘도덕의 최소한’인 만큼 관련 법률이 제정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직한 P2P 사업자가 성장하고 P2P 금융산업의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효율적인 감시와 감독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P2P 금융업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현재 P2P 금융업계가 본래의 P2P 발생취지와 부합하는지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일부 회사는 투자 대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를 현혹하거나 차주에게 부가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초기 P2P의 취지를 고수하기에는 현재 신용대출 시장의 위험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를 소액 투자자에게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소시민의 삶을 더 힘들게 하겠다는 것이니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계속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P2P 기업들이 협력하여 P2P에 적합한 신용대출 평가를 위한 시스템 공동개발과 공동 영업 활동 등이 작게라도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투자자, 차주를 보호하는 측면은 가이드라인의 구체화, 법제화와 효율적인 감독과 감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업계,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P2P에서 발생하는 많은 사고로 인해 정부의 입장도 당혹스러울 것이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미래 산업에서의 주요부문인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기 위하여 정상적인 P2P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방안 모색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투자자인 소비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높은 수익률은 반드시 높은 리스크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안전하면서 고수익의 상품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실질적인 물가상승률+α를 수익목표로 추구하시면서, α를 합리적으로 설정하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목표는 저와 동일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먼저 지금은 투자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수익성이 양호한 상품이 파생되도록, 같이 모여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30년 뒤에는 P2P 금융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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