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소음피해 당사자 아니면 피해가 짐작도 되지 않는 일, 누구라도 '일주일만 살아보라' 심정

전투기이륙 소음에 빼앗긴 학습권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수원 군 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로 인해 주변 학교는 정상적인 수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고 소음의 수준도 소음 진동 관리법이 정한 규제기준의 한계치를 넘고 있으나 어떠한 법적 제재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군 공항 이전은 찬반의 문제가 아닌 현재 군 공항 지역의 피해실태를 파악하여 피해자 우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2일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피해대책을 모색하자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수원 권선구청 대회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개최된 토론회에는 백혜련 의원, 황대호 도의원이 토론 주최자로 참석했다.

토론자로는 수원 탑동 초등학교 이 미숙 학부모회장, 수원 구운 초등학교 김내식 교장, 수원시 교육 청소년과 김현광 과장, 수원교육지원청 이철희 과장, 경기도교육청 황교선 과장이 참여했으며 피해지역 학부모들이 백여 명 참여했다.

이미숙회장은  "생존의 기본권인 숙면조차 제대로 취하지 못 할 때가 많다"라고 하면서 "사람은 음압이 30db 이하일 때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하는데, 탑동 지역의 항공기소음은 85db 이상이라고 하니 숙면에 적당한 기준의 3배에 달하는 소음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항공기소음이 정서적인 문제뿐 아니라 신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하면서 “만성 스트레스와 심장질환, 정신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으며 실제 항공기소음이 심한 날은 스트레스가 심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예민하고 우울, 불안감이 고조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에서 백혜련 국회의원과 황대호 도의원의 공동주최로 <군공항 소음피해 학교 >지원을 위해 개최한 토론회. (장소: 권선구청 대회의실)/사진 김은경기자

◇ 다음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직접 어떤 피해가 있는지 모아본 피해사례다.

수업 중 소음으로 교사의 교육내용 전달 불가능 및 설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고 수업이 끊어진다.

발표 수업시에도 소음으로 인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학생들이 산만해지고 발표 의욕이 상실되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게 된다.

▶ 문을 열고 있으면 소음이 더 커서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
▶ 항공기소음이 발생하는 동안 수업 중단으로 인해 수업결손이 발생하며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
▶ 영어듣기 평가 시 항공기가 지나가는 굉음과 항공기의 모습에서 아이들이 공포감을 갖는다.
▶ 전화 통화시 항공기소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난처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
▶ 소음으로 인해 대화나 학습을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아이들이나 교사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다.

▶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목소리가 크고 과잉행동이 많다. 이는 지속적으로 비행기 소음에 노출된 결과라고 보여진다.
▶ 수업 중 항공기 들려올 때면 학생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꼭 입 다물고 멍하니 서로를 바라본다.
▶ 아이들은 점차로 점점 큰 소리에만 반응한다.
▶ 아이들이 목소리를 크게 해야만 서로 의사소통이 되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것이 생활화돼
▶ 아이들이 활동성은 좋으나 기본질서를 잘 지키지 못한다. 정서적으로 산만하다.
▶ 기초학습 능력이 떨어진다.
▶ 운동 중 수업 중에 항공기가 한번 날라가면 운동장에 귀를 막고 엎드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금이 전시상황인가 하는 생각조차 들 때가 있다.

◇이외에도 항공기소음에 대한 교직원 복지 향상 방안도 안건으로 나왔다.

특히 임신 중인 교사에 대한 안정공간 확보가 눈에 띈다.

하루 8시간 근무시간 중에 소음으로 인한 스티레스는 교사들의 몫인 것이다. 소음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소음방지 시설이 시급하다는 것이 중점적인 내용이다.
피해주민과 같은 수준으로 교사들에게 보상이 필요하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6일 호매실 행정복지센터에서 군공항 피해실태 학부모참관 설명회가 열렸다.이날 이인주 칠보지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군공항소음피해대책분과위원장은 "최근 호매실 택지개발로 15개 학교가 생겨났는데 전투기소음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군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 김은경기자

앞서 지난 6일에도 수원시, 서수원지역 학교운영위 군 공항 피해 설명회가 열렸었다.

호매실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 서수원 칠보지역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학부모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나온 의견으로 칠보지역은 과거 소음이 덜했으나 최근 비행경로가 바뀌면서 소음 발생이 심해졌고, 학습권 피해가 상당한 실정이니 가능하다면 비행경로를 조금만이라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수원과 화성에 걸친 군 공항 주변 32개 학교에서 약 2만여 명의 학생들이 전투기 소음으로 학습권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중 수원지역은 24개 학교이며, 화성 동부권 지역 8개 학교도 피해를 받고있는 실정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범식 군 공항 이전 협력국장은 수원화성 군 공항 이전사업은 국가사무로 문재인 정부 100대 공약사업에 포함된 것임을 언급하며 처음부터 군 공항 주변이 인구밀집 지역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도시가 발전함에 인구가 쏠리는 지역에 군공항이 들어온 면이 있다는 말과 함께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군 공항 주변으로 많은 시민들이 거주하게 됨에 따라 도심 군 공항이 안고 있는 소음 및 학습권 침해, 안전문제 등이 커졌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영문도 없는 가짜뉴스로 군 공항 이전을 무작정 반대하며 민민 갈등이  초래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군 공항 피해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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