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정농단 재판에 동시 출석한 박근혜와 최순실은 ‘40년 지기’임에도 서로 눈 한 번 마주치지도 않았다. ⓒ SBS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와 최순실의 당으로 급속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물론 국정농단 부역정당의 ‘뻔한’ 예상했던 행보이긴 하다.

그나마 박근혜와 거리가 있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선출되고, 당권까지 잡았을 때도 친박들은 여전히 멀쩡히 살아있었다. 그만큼 자한당은 친박이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는 거다. 홍 전 대표는 박근혜 하나만 형식적으로 내보냈을 뿐, 나머지 골수친박들에겐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공천에서만 봐도 자한당은 친박들을 적극 공천했다. ‘골수친박’으로 변신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또 역시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친 ‘피닉제’ 이인제 전 의원을 충남지사 후보로, 역시 친이에서 친박으로 변신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공천’했다.

또 박근혜의 최측근 심복들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나 유정복 전 인천시장도 아주 쉽게 그대로 공천을 받았다. 이들은 ‘성완종 리스트(박근혜 불법 대선자금 파문)’ 에도 언급되던 인사들이다.

▲ 지난 지방선거, 박근혜 탄핵 반대-무효 등을 외친 골수친박들이 줄줄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아주 쉽게 자한당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MBC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해 ‘혁신위원장’으로 뉴라이트 류석춘을 영입했다. 류석춘은 청년-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베하세요, 일베 많이 하시고”라고 해 비웃음을 샀다.

류석춘은 독재자 이승만과 박정희를 미화하는 데도 앞장섰으며,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치는 골수 친박세력들을 ‘의병'으로 표현하기도 했었다. 홍준표에 의해 혁신위원장으로 추대된 뒤에는 "태극기 집회는 서울시민 절반이 나갔다"고 강변하기도 헀다. 혁신위원들도 죄다 ’박근혜 탄핵 반대‘ 외치던 사람들뿐이다.

일베와 한 몸으로 행동하는 자한당,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에선 대놓고 ‘문재앙'이라는 방송까지 만들었다. 그 표현은 잘 알려졌다시피 일베나 박사모 같은 골수친박세력, 그리고 떠오르는 혐오집단인 워마드가 쓰는 표현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대재앙을 막는 문재인 정부의 대재앙 신고센터, 문재앙 119"라는 표현을 썼다. 국회 110석을 넘게 점유 중인 정당, 60년 집권한 정당 수준 한 번 끝내준다.

‘나경원 원내대표’ 되자마자 ‘개선장군’ 행세하는 친박들

홍문종 “김병준 비대위, 지금도 상황 파악 못하면 아둔한 것”

김병준 비대위 ‘뭐라’ 떠들어도, “눈 하나 깜짝이나 할까? 빨리 집에나 가라”

‘진땀’ 김병준, 친박 ‘개선장군’ 행세에도 ‘계파는 없다’ 강변

역시 ‘정신적 지주’ 박정희의 혈육 놓을 수 없다

최근 자한당 원내대표 선거에선 친박들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은 나경원 의원이 압도적으로 선출됐다. 복당파의 지원을 받은 김학용 의원을 거의 두 배 차이로 눌렀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아주 친박들이 자한당 내에서 개선장군처럼 목소릴 내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는 나름 ‘인척청산’을 하겠다고 목소릴 높이고 있으나, 씨알도 안 먹힐 전망이다.

박근혜의 대표적 측근인 홍문종 자한당 의원은 지난 12일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과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선출이) 지금 당 내 친박으로 분류되던 사람들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왜냐하면 그동안 탈당파가 워낙 잘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 골수친박인 홍문종 자한당 의원은 소위 복당파를 향해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줄곧 목소릴 높여왔다. ⓒJTBC

그는 친박 일부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 수 있다는 설에 대해서도 “탈당이란 건 있을 수 없다. 특별히 이번에 나경원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해서 당을 지켰던 사람들이 '우리가 당을 지키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할 거다. 그래서 더더군다나 탈당의 원인이 제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지금 비대위라든지 이런 분들이 탈당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그분들의 의견을 대변해 왔다고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아마 원내대표 선거에 그분들도 굉장히 놀랐을 거다. 제가 보기엔 그분들이 이제 존재의 의미가, 탈당파와 같이 이야기했던 일들은 당내에서 받아들이기 굉장히 어려울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그렇게 못했다고 하면 정치적으로 아둔함이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종쳤음을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가 당무감사에서 ‘인적쇄신’으로 친박을 일부 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누가 관심이 있느냐? 그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눈 하나 깜짝할까요?”라며 “오히려 자기들 더 빨리 집에 가라고 야단맞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 자한당 내에서 기세가 등등해진 친박들은 ‘탄핵백서’를 제작하겠다고도 한다. (너무나도 지극히 당연했던)박근혜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 JTBC

홍 의원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당원들 입장에서 보면 탈당파는 용서할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분(탈당파)들이 당 원내에서 당을 그동안 컨트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실질적으로 우리 당 전체 당원들의 의견보다는 굉장히 많은 부분을 그분들이 점유하고 있었던 거죠. 당원들 입장에서는 지금 탈당파에 대해서 별로 그렇게 좋은 생각들을 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보다도 당대표 선거에서는 더욱 불리할 것”이라며 친박들이 다시 당을 장악할 거라 확신했다.

그는 13일 < JTBC > 에도 일부 친박의원들과 ‘탄핵백서’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근혜 탄핵을 되짚어보고 탄핵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와 각을 세우고 탈당했던 김무성, 유승민 의원 이름을 반드시 탄핵백서에 넣겠단 게 친박들 입장이다.

결국 기세등등한 친박들의 모습을 보면, 김병준 비대위는 종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허수아비이며 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이미 원내대표 선거 전부터 친박들은 집단으로 ‘김병준 위원장 사퇴하라, 전당대회 앞당겨라’며 세를 과시한 바 있다.

▲ 김병준 비대위, 결국 국정농단 세력인 친박이 다시 자한당 내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도와준 꼴이 됐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그런 움직임에도 애써 김병준 위원장은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일부에서 우리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에게 친박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까지 있다.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당과 국민들도 용납 못 할 일”이라고 정말 애써 반발했다. 친박들이 저렇게 개선장군처럼 나서고 있는 데도 말이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선출과정에서 정말 우리당 계파주의가 크게 약화하고 사라져가는구나 하고 느꼈다”고 강변하며 “탈계파주의의 승리고 그런 점에서 비대위원장으로서 어느 쪽이 이기고 진 것에 관계없이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까지 애써 말했다.

비대위가 친박계를 대상으로 ‘인적청산’을 외치고 있으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13일 "이제 저는 112명을 모시고 싸워야한다"라며 "군사 한 명 한 명이 중요한데 이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지나치게 많이 인적쇄신을 했을 경우, 우리 '대여 투쟁력'이 많이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밝혔다. 비대위 입장과는 대치된다.

비대위는 20대 총선 ‘진박공천’에 연루된 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방치했던 인사들을 교체 기준으로 제시했으나 이 경우 당내서 큰소리치는 골수친박들 다수가 포함될 게 분명하다. 친박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당선된 원내대표가 과연 이를 감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예상대로 도로 박근혜당, 최순실당으로 돌아간 것이다. 자한당의 뿌리는 ‘사대수구’이자 기회주의로 점철된 군사독재정권이며, 그들의 정신적 지주는 여전히 ‘박정희’이며 허위로 포장된 ‘박정희 신화’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박정희의 혈육인 박근혜를 절대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상호 “김병준 비대위, 친박 부활에 기여했다”

박지원 “도로 박근혜당” 정두언 “총선 이전으로 원위치”

‘구심점’ 없는 자한당, 정청래가 예측한 ‘자한당 폭망 시나리오’

이같은 친박의 기세등등함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과의 인터뷰에서 ‘친박의 완벽한 부활’이라고 분석했다.

우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동참해 주지 않으면 (박근혜 탄핵 표결 당시)200표 이상 얻을 수 없으니까요. 그때는 자한당 내 탄핵에 찬성하는 분들이 반대하는 분들보다 많았는데, 그런데 지금 이번에 나온 68표면 완벽히 친박이 완벽히 부활하고 똘똘 뭉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려면서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친박이 사실상 해체됐다고 하는 위기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똘똘 뭉치게 되면 이거 이렇게 되면 다음 전당대회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다시 자신감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친박들이 총선 공천권을 싹쓸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는 “제가 요즘 느끼는 건 탄핵 2주년 12월 9일인데요. 탄핵 2주년 때 탄핵 관련된 기사가 어느 언론이든 한 줄도 안 나왔다. 그것에 이어서 친박의 완전한 부활. 그러면 역사가 퇴행으로 가는 거 아닌가. 어떻게 보면 우리는 점점 분열돼 가고. 2년 만에 친박은 완전히 부활하고 태극기부대가 광화문을 점거하는, 점령하는 이런 게 과연 맞나 라는 우려가 스쳐간다”고도 우려했다.

▲ 박근혜 석방 등을 줄곧 외치는 친박집회에선 툭하면 폭력사건이 일어났다. 취재진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흔했다. ⓒSBS

그는 “김병준 위원장 아직 비대위원장하나? 당협, 조직강화특위 그 명단을 빨리 발표를 했으면 그러면 어쨌든 원내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주잖나, (그런데) 나경원 의원까지도 인적 쇄신하지 마라. 그러면 다 끝난 것이다. 다시 명단 빼고 있을 거다. 어쨌든 사실상 끝났다”며 김병준 비대위가 종쳤음을 알렸다.

우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가 남긴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한 줄로 요약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친박 부활에 기여하고 끝나신 것으로 이렇게 역사가 평가할 것 같습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14일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와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 출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 박근혜를 호위하는 친박세력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김재원 조원진 등이 대표적이다. ⓒ YTN

“사실상 도로 박근혜당 된 거예요. 벌써 됐어요. 왜냐하면 보세요. 일부 친박 의원들 저항하다가 이제 우리 당이기 때문에 탄핵파 당신들이 사과하고 우리는 (탄핵)백서를 낼테니 나가라면 나가라, 이렇게 되면 도로 친박당이 아니라 박근혜당이다. 저는 그렇게 정의합니다”

정두언 전 의원도 13일 YTN <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와의 인터뷰에서 ‘자한당이 도로 친박당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친박당이)이미 거의 됐죠. 그러니까 누구는 친박들이 나경원을 통해서 우회 상장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2016년 총선 이후로 친박 청산을 하느니, 새누리당 쇄신하느니 그러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되고 다시 원위치가 된 느낌이 들어서 저희들도 보기가 답답합니다. 지금 의원 수가 많아서 안 보이지, 지난 지방선거만 해도 폭삭 망했잖아요? 그러니까 다음 총선에서 어려운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들 저러고 있어요”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상태에서 총선 하면, 저는 50, 60석 정도밖에 (자한당이)못 얻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원진부터 안철수까지 다 끌어아겠다’고 한 데 대해선 “말은 좋으나, 그게 누구 마음대로 되나”라고 지적하며 “총선 앞두고 바른미래당은 쪼개질 것이고, 민주평화당도 결국 쪼개질 거다. 양당 체제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정청래 전 의원은 딴지방송국 < 다스뵈이다 41회 > 에 출연해, 자한당의 현재와 같은 갈등을 예측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한당이 폭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김병준 비대위가 친박을 치려 하는 점을 들었다.

▲ 지난 총선을 앞두고 온갖 ‘진박’ 타령이 쏟아지며 참 보는 사람들을 어이없게 했다. ⓒYTN

“지난 총선 때 진박공천에 연루된 자,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자, 즉 친박을 친다는 거죠. 그래서 친박들이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김병준 앞에서 반론을 제기하기 시작해. 2월달 전당대회 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1월 15일 이전에 칠 사람은 쳐야하는데, 현역 의원들을 치려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친박 쪽에서)강력한 저항이 벌어져요. 그러면 전당대회를 못 치룰 수도 있습니다”

그는 특히, 자한당이 폭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자한당에는 마땅한 구심점(대권주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미 망가진 카드인 홍준표가 최대치다. 박근혜와 그나마 사이가 먼, 홍준표를 넘어설 사람이 자한당 내엔 없다.

“대권주자가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요. 정당이다 보니까 이런 주장, 저런 주장이 다 있어요. 그래서 그걸 정리해야하거든요. 김영삼·김대중 총재 같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있으면 교통정리를 합니다. 힘이 센 것은 내 옆에서 ‘내가 당신 국회의원 당선시켜줄게’ 이럴 때 리더십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김병준이 그런 게 있어요? 황교안이 그런 게 있어요? 없어요”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