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이곳, 18만여명의 수원주민, 7만여명의 화성주민들은 전투기가 뜨고 내릴 때 발생하는 엔진소음을 매일같이 듣고 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전투기소음 마을` 길에서의 발견

철조망과 어우러진 벽화가 이곳도 사람사는곳이라고 말하는듯 하다. 60여년 전투기마을에서 '전투기소음 둘레길 체험' 마을이 되고 있어 군공항피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사진 김은경기자

[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군공항이전추진위원회 이재훈 회장의 배나무 농장까지 가는 길이 의외였다.

둘레길 걷는 14일은 눈이 펑펑 내린 다음날이어서 아직까지 길위에 큰 개의 발자욱이 꾹꾹 찍혀있고 주인과 함께 산책나온 듯 운동화의 자욱과 같이 이어진 발자욱은 기자가 가려던 배나무농장으로 이어졌다.

탄약고 옆에 배나무농장이 있다. 아니 배나무농장 옆에 탄약고가 바짝 붙어 있으니 왠만큼 큰 간이 아니면 그곳에서 살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다.

황계동 배나무농장안에 큰 백구한마리, 짙은회색의 큰 개 한마리가 있는데 이 아이들의 발자욱으로 추정, 발자욱은 농장의 문으로 이어졌다./사진 김은경기자

배나무농장이 있는 황계동은 도심속의 시골이라고 불리운다. `전투기 군공항마을`이기 때문이다.
군공항이 붙어있기 때문에 건축허가가 일절 제한된 `고도제한`지역으로 묶여있여 낙후되었다.

도심속의 시골이라고해서 낭만적 목가적이라고 생각해도 오산. .기자가 붙인 이름 `전투기마을 소음 둘레길` 을 걷는 내내 과연 전투기는 시도때도 없이 이착륙을 반복하고 등뒤로 이착륙 소음은 굉장했다. 소음은 1분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전투기가 2대 연속 이륙하기 때문이다. 전투기가 뜨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길을 걷다가도 고개가 자연 돌아간다. 멍하니 전투기를 찾아 멍하게 그 자리에 서 있을 때가 있다.

병점초등학교 아이들은 운동장에 엎드려 있다가 일어나기도 한다더니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전화통화를 하다가 소음이 멈출때까지 통화를 중단해야 하는건 익숙한 일이라고 들었다.

'폭발위험,지뢰' 외에 '촬영금지' 등의 안내문이 붙어있는 군공항기지 철조망 담벼락/사진 김은경기자

탄약고가 보이는 배나무농장 까지의 길은 한쪽은 논두렁 한쪽은 철조망이 쳐있는 군공항기지의 담벼락으로 쭉 이어졌다.
담벼락에는 간간히 경고문이 써있는데 '지뢰/폭발주의'라고 적혀있다.

여기가 DMZ인가 '민가'인가 헷갈린다.

전투기는 끊어지는듯 하다가 다시 이어지는 이착륙을 반복했다. 하루 70여회 이착륙을 한다고 하니 배나무농장의 주인은 군공항이전추진위를 맡는게 어쩜 당연하고 당당히 주장 할 수있는  숙원과제다. 그 누가 이들 피해주민을 위해 군공항이전의 목소리를 낼수 있을까.

피해주민 스스로가 주권을 찾는일에 스스로 회장으로 나설수밖에 없다는게 현실이다.

이재훈회장의 배나무농장의 역사는 62년이라고 한다.
배나무밭을 일군 역사는 58년이라하니 수원화성군공항이 미군으로부터 이양받은 년도가 1954년인것을 보면 군공항설립과 함께 맞닿은 역사다.

이회장은 64년간 전투기소음과 고도제한 등의 피해를 입고 살아온 동부권 주민들의 입장은 아랑곳 없이 화성지역 정치인들이  군공항 이전 반대 활동을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과 수단으로 이용하는것을 보면 기가막히다고 했다. 지난 64년간이나 군공항으로 인한 직접적인 소음피해주민은 7만명에 이른다.

황계동은 수십년간 군공항 소음피해와 군사보호구역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로 급격히 쇠퇴한 지역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주거지 지원형 대상지’로 선정됬다고 하나 우선 시급한 과제가 무얼까. 도시재생의 하나로 담벼락단장(벽화)도 포함돼있다/ 사진 김은경기자

둘레길 초입구의 담벼락은 밝은 채색의 벽화로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삭막한 철조망이 이어진 이 길이 그래도 '둘레길'이라고 할 만한 이유가 벽화가 그려진 시골길이란 낭만적 정취때문이다.
철조망에 그려져있는벽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오래전부터 살아온 주민들의 터전임을 말해주는듯 했다.

걸어가는중에 주민 한분을 만났기에 조심스레 여쭌다.
" 전투기 소음이 상당한데 불편하지 않으세요?"   까맣게 그슬린 얼굴의 순박한 어르신의 대답은 이랬다.
" 늘상 그렇게 그런가부다하고 살지요. 사람간 대화가 안들리고 그렇지요 이젠 그런갑다해요"

외지인이 이것저것 물어봐도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는 마을주민 어르신/사진 김은경기자

황계1동의 총가구수는 180여 가구다.  고도제한으로 건축과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채 60여전이나 크게 변화한게 없는 '도심속의 시골'이 바로 이곳이다.

배나무농장이 가까워지는 길옆에 '저수지 위험' 푯말과 함께 자그마한 저수지가 나타났다.
머리위로는  계속해서 전투기가 뜨고 내리고를 반복하는데 가히 '전투기마을'다웠다.

◇전투기가 뜨고내리는 군공항기지 가 도심속에 있다?

심지어 '탄약고'가 그 안에 !
군 공항 탄약고에는 열화우라늄탄 133만발 보관돼 있으며 화성시 지역에 배치된 유류저장고 같은 위험시설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27일에  `밤 10시29분께 해병대 1사단 안 남쪽에 있는 탄약고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탄약고에서 불똥이 튀어 근처 야산으로 불이 옮겨붙었지만 민간소방차량을 투입해 화재 폭발 사고가 난 지 1시간10분여만인 밤 11시40분께 진화했다.  이 탄약고가 외진 곳에 있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는  기사가 전해졌다.

`불이 꺼진 뒤에도 폭발음이 이어져 해병대 1사단이 근처를 통제하고 주민들은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지진으로 잘못 알고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는데  인명피해 없었던것은 불행중 다행이나 '탄약고를 품은 군공항기지 마을 주민들'은  이 불안한 소식에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탄약고의 폭발이 우려되는 '화성 인구밀도 높은 지역'과 근접한 군공항기지의 이전은  피해지역의 주민들의 열망이며 군공항이전 예비후보지역으로 '화옹지구'가 발표되었음에도 이전의 진척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에 노후된 이 탄약고가 폭발한다면 그 피해여파는 탄약고 반경 5키로까지 미치며 향후 폭발 부작용의 2차피해까지 우려된다.

그러나 화성 서철모시장을 필두로 화성시의원들은 결사적으로 군공항 이전 '반대'를 들고 나오니 피해지역 주민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

눈으로 그 노후되었다는 탄약고를 보고자 발걸음이 빨라진다.   (2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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