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 씨 산업안전법 관련해서도 그렇고 제가 나온 유치원3법도 관련해서도 그렇고 이게 국회 무능이다라고 하면 자유한국당은 너무 너무 해피한 메리크리스마스 분위기예요. 왜냐하면 자유한국당이 다 발목 잡아서 이렇게 안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국회 전체를 욕하게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저는 오늘 분명하게 누구 잘못인지 말씀드리고 가겠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모두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들 보냈으면 싶은데, 정작 국회에선 시급히 통과되어야 할 법들이 통과되고 있지 않다. 모두 자유한국당의 ‘겐세이’ 때문이다. 분명 자한당 때문에 당연히 돼야할 것도 안 되고 있는 것인데, 언론은 자한당의 잘못을 물타기 하려는 듯 국회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또 문재인 정부가 잘못한 것처럼 ‘정치혐오론’만 키우고 화살을 엉뚱한 데 돌리고 있다.

‘유치원 비리 근절 3법’ 소위 박용진 3법을 대표 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교통방송 <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과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자한당의 훼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워낙 ‘박용진 3법’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거워서일까. 지난 3개월간 한 300번 정도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석 달째 계속되는 자한당의 발목잡기에 ‘발목이 부러질 지경’이라고 한다.

“10월 5일에 제가 토론회를 그리고 10월 11일에 국정감사에서 감사리스트를 공개한 이후로 거의 한 3개월 동안 자유한국당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실제로 시간 끌기와 발목 잡기로 일관을 했거든요. 그래서 세상에 한 달 넘도록 법안심사소위를 가로막았고요. 자기들 법안 낼 거니까 기다리라고 하면서 내지도 않는 법안가지고 병합심사하자고 기다리라고 하는 건 처음이었고요. 그리고 6번이나 진행되는 법안심사소위 내내 계속해서 일관되게 박용진3법 유치원과 관련된 논의를 가로막고 반대하는 데 열중했어요. (박용진 3법의) 핵심이 부정하게 유치원의 교비를 쓴 원장들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그거 못하게 하려고 온갖 억지 쓰고 시간끌기하고 하는 상태였거든요. 자유한국당 시간 끌기용 발목 잡기에 더 끌려가면 이제는 발목이 부러질 지경이에요”

▲ 최근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집중적으로 보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의 끈끈한 유착관계를 의심케 한다. ⓒSBS

또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시행령을 내놓아 비리사립유치원들을 단속하려 하자, 자한당이 반발하며 발목을 잡았음을 거론했다.

“교육부가 법안과도 관계없는 시행령을 발표했다는 걸로 법안심사 더 이상 못하겠다는 거예요. 그것도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침을 받아가지고 와서요. 그래서 내가 너무 황당했던 건 교육부가 자기 할 일을 안 하면 다그치고 비판을 해야지. 자기 할 일을 했다고 뭐라고 그러는 거냐. 두 번째 자기들한테 보고하지 않았대요. 아니, 신문 안 봐요? 그동안 교육부가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라고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히고 보도자료를 통해서 밝혔어요. 보도에도 많이 나왔어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요. 그것은 국정감사 때 제가 왜 할 일 똑바로 안 하냐고 그러면서 하라고 했었던 내용이에요. 그리고 학부모들이 바글바글 들끓었던 내용이고요”

진행자인 장윤선 씨가 “더불어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자한당을 설득해야 될 측면은 없는가”라고 묻자, 박 의원은 “더 어떻게 하느냐, 양보라는 양보는 저희가 다 했다”고 반박하며, 형사처벌을 두되 처벌 유예기간을 1년 두자는 제안도 자한당에 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웃긴 건 자한당이 패스트트랙(최대 330일 걸림)을 한다고 하니까, 거봐 빨리 이걸 처리할 뜻이 없구나. 이렇게 얘기를 어제 하더라고요. 기자회견 열어가지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누구 때문에 지금 이렇게 하려고 그러는데, 자기들이 큰 소리”라고 꾸짖었다. 자한당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3법’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궤변을 펼쳤다.

▲ 자한당은 노골적으로 한유총 편에 서고 있다. 아마도 수치로 계산하기 힘든 광범위한 여론보다는 소수지만 강하게 조직돼 있는 한유총의 힘을 믿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입김이 학부모들에게 먹힐 거라고 장담하나보다. ⓒ조선일보

박 의원은 자한당이 한유총을 비호하면서 떼쓰는 행태가 다음과 같다고 비유했다. 자한당은 줄곧 정부 지원금은 국가지원회계로, 학부모가 내는 교비는 일반회계로 나누는 일반회계로 이원화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반회계에 해당하는 부분은 교육 외의 목적에 사용해도, 따로 감사도 처벌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사립유치원 측에서 학부모가 낸 교비로 명품백을 사든, 성인용품을 사들이든, 종교시설에 헌금하든, 아파트 관리비를 내도 횡령죄로 처벌이 불가능하단 것이다. 사립유치원에서 아무리 비리를 저질러도 빠져나갈 구멍들을 다 만들어주는 셈이다.

“식당의 주인한테 손님이 음식값 준 거랑 똑같다. 유치원 엄마, 아빠들이 유치원 원장들에게 준 돈은 그렇게 사적으로 준 거래, 서비스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처벌하느냐. 이런 얘기예요. 그러기에 어이가 진짜 없어서 ‘거기는 학교다. 그리고 그건(세금)은 교비다. 교비는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다. 우리 법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자한당은 한유총의 노골적인 편들기를 하고 있는 거 같고, 국회 역사상 역대급으로 이렇게 노골적인 이익집단에 대한 민원처리가 되고 있는 경우가 있었을까”라며 노골적으로 한유총 편을 드는 자한당을 힐난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이같이 토로했다.

“저도 좀 이제 진짜 쉬고 싶은데 뭐예요, 정말. 지금 석 달 동안. 메리하지 못하네요, 크리스마스 전 날인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 저지를 위해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학부모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10월 23일 유치원 3법이 발의된 이후, 두 달 넘게 시간을 끌면서 법안 처리를 방해한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11월 21일과 12월 15일 ‘유치원 3법을 처리하자’는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자유한국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 등과 함께 ‘패스트트랙’ 처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박 의원 말대로, 자한당과 한유총에겐 ‘해피 크리스마스’ 인 것 같다. 법안이 늦어질수록 한유총 입장에선 더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통과되더라도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니, 그 때쯤 되면 총선이 다가오는 시기다. 법안이 늦게 통과될수록 한유총에 더욱 유리해진다.

자한당이 이렇게 비리를 저리른 한유총 편을 노골적으로 드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수치로 계산하기 힘든 광범위한 여론보다는 소수지만 강하게 조직돼 있는 한유총의 힘을 믿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입김이 학부모들에게 먹힐 거라고 장담하나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활동을 하면, 지역유지라 할 수 있는 사립유치원 원장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니.

한유총을 비호하는 자한당이 쓰고 있는 억지 프레임은 사립유치원이 ‘사유재산’이라는 프레임이다. 그러나 지금 박용진 3법의 핵심은 사립유치원으로 가는 정부 지원금(우리의 혈세)와 학부모들이 내는 교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그걸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다. 무슨 부동산이나 법인을 빼앗겠다고 하는 게 아님에도. 명백한 자한당의 ‘겐세이’로, 학부모들과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속내만 타들어간다.

▲언론은 대부분 ‘양비론’을 쓰면서 박용진 3법의 통과를 방해하고 있는 중이다. 명백한 자한당의 훼방인 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KBS

그러나 대부분 언론의 태도는 언제나 그랬듯 ‘양비론’이다. 자한당이 잘못하면 국회 전체의 잘못,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하면 문재인 정부까지 잘못한 걸로 몰아가는 게 오랫동안 봐왔던 언론의 특성들 아닌가.

누가 잘못한 건지 명백하게 보임에도, 본질을 흐려서 ‘얘도 잘못했고 쟤도 잘못했다는’ 양비론, 여야정쟁으로 일관되게 몰아가는 언론들, 유치원 3법이 통과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나보다. 이런 언론들은 정말 대중들에게 정치혐오를 심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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