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도 불황을 못 벗어나고 있어요. 유럽 국가들도 다 마찬가지에요. 지금 OECD에서 내년도 예상하는 경제성장률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 2.8 2.7 다 이렇게 돼있는데, (나머지 나라들) 다 1%대에요. 우리만 못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고요. 대한민국의 관료, 대통령, 정치인, 경제학자들만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고 전 세계 모든 경제학자들이 몰라요. 원래 돌팔이라고요. 유식하게 표현하면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말을 인용하면, 현대 경제학은 19세기 의학과 비슷하다”

주요 언론들, 그리고 뭐든지 방해만 하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에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때 쓰는 프레임은 ‘경제 폭망’ 프레임이다. 참여정부 때와 하던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프레임과 일치한다. 세계경제는 호황인데 한국만 경제성장률이 나쁘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명박근혜 정권 때보다 참여정부에서 훨씬 경제성적이 우수하고 국가경쟁력도 높았던 것처럼.

그러나 국제기관인 IMF나 OECD 등이 평가한 세계경제 수치는 분명히 다르다. 최근 OECD가 발표한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이며, 2020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9%다. 그러나 미국은 내년도 2.7%였다가 2020년도는 2.1%로 뚝 떨어진다. 유로존(EU)는 내년도 1.8%, 2020년도 1.6%다. 일본은 내년도 1.0%, 2020년도는 0.7%로 제로 성장을 향해 치닫고 있다.

최근 IMF가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 2.6%, 미국 2.5%, 유로존 1.9%, 일본 0.9%다. 세계 전체 경제성장률도 약간 하향조정된 것을 보면, 세계 경제가 호황 국면이라는 말은 확실한 거짓임을 알 수 있다.

경제규모가 이미 비대해진 한국으로선 과거 6~70년대처럼 7~8%대의 고도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선진국들도 그러하듯이 어느 정도는 저성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기조다. 또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 문제도 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경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미 예견됐던 거다.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고, 경제상황이 빨리 개선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근혜) 지난 9년동안 어떻게 해놨다 이건 소용이 없다. 일단 맡았기 때문에 책임져야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런데 솔직하게 얘길 해보죠. 제가 (16년 전인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경제성장률 공약하시지 말라’고 했다. 그거 다 사기라고, 불황에 빠져있는 국민경제를 다시 고도성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또 그런 방법이 있다면 어느 나라가 가난하게 살겠는가. 어느 나라가 불황을 못 벗어나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처럼 어느 정도 경제규모가 커진 나라에서는 고도성장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국가만이 독자적인 기술이나 혹은 지하자원을 보유하게 돼 일자리를 마구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이명박은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 강변하며, 7% 경제성장 공약을 걸었으나 역시나 사기였음은 일찌감치 드러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현재 유럽 각국 등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이 대부분 1%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의 말을 인용해 ‘현대 경제학은 19세기 의학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게 무슨 말이냐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적합한 조언을 많이 해줄 수 있어도, 정작 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진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과학이라고 얘기하나, 정작 환자가 오면 치료방법을 몰라 치료를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영국에서 산업혁명 당시 있었던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운동)같은 것이 이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 산업혁명 초기 영국에서 있던 러다이트 운동, 기계가 사람 일을 대처하기 시작하자 기존 일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기계를 파괴하곤 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는 흐름을 저지할 수는 없었다. ⓒEBS
▲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량은 급격하게 늘지만, 그와 관련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데는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 KBS

기술의 발전이 급속히 진행돼 사람이 기존에 하던 일을 기계가 대체하고 있지만, 그 급속히 발전된 기술과 관련된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학력의 젊은 인력들을 흡수할만한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은 “저는 우리의 경제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이 똑바로 얘기해야 된다고 본다”며 최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가 < 조선일보 > 와 한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다.

장하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영양제 주사 한 번 놔주겠다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가 비상사태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신산업 개발이 부족하니 연구하는데 예산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산업이 어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알맹이가 전혀 없는 인터뷰다. ⓒ조선일보

그는 “또 투자 및 신산업 개발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축 산업들이 붕괴되면서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돈 생각 안 하고 기초 연구에 예산을 대줘야 하고, 기업은 진짜 상용화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어떤 산업을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까지 돌아가시면 사달이 난다. 기업 집단이 붕괴하면 새로운 산업을 키울 수 있는 힘이 약화된다. 그런 다음에는 아무리 혁신을 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삼성 등 재벌체제에 대해서도 개혁하지 말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아마 < 조선일보 > 가 이런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실은 이유는, 세계적 석학으로 불리는 장 교수의 말을 빌려 문재인 정부를 깎아내리려는 치졸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자신들의 최대 광고주인 재벌들을 옹호하려는 논리로도 쓰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또 < 중앙일보 > 가 받아쓰고 사설로도 썼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이같이 일침하며 장 교수와 < 조선일보 >를 꾸짖었다.

“영국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어떤 경제학자분이, XX신문에 인터뷰한 것을 그저께 봤는데 진짜 갑갑하더라고요. 지금 문 정부가 하는 것은 다 엉터리고, 산업정책이 없는 게 문제래요. 그러면 산업정책을 무얼 키워야 되냐고요. 어느 산업을. 어느 산업을 키우며 어떤 방식으로 키울지 얘기해줘야 하죠. 그런데 거기서 끝이에요. 국가가 산업정책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답은)잘. 그런데 대문짝만한 인터뷰가 나와서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경제를 팽개쳐서 안하는 것처럼 하고 있어요”

유 이사장은 이같이 장 교수와 < 조선일보 > 를 거세게 비판한 데 대해 “제가 정부에 있으면 이런 말 못할 것”이라며 “경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어려울 거고요. 그리고 이 어려운 경제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봐요. 문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는 것은 못 막고, 다른 좋은 것들이 생기면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향후 우리경제에 크게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으로, 역시 ‘남북경협’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충실하게 하고 있는 사업이다.

▲ 문재인 정부의 남북경협으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철도 연결, 섬처럼 갇혀 살던 한국이 대륙으로 진출할 기회가 열린 셈이다. 물론 이는 경제발전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 KBS

“적어도 5년 내지 10년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변수가 되리라 봐요. 남북관계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까지 다 걸려 있다고 봐요. 우리 정부가 있는 힘을 다해 모든 지혜를 다 동원해 북한과 협의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 비위 잘 맞추고요. 그거 중요하거든요. 힘 있는 분은 비위를 잘 맞춰야 해요. 정말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년 말 노벨평화상 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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