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지난 5월21일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명빈 대표가 직원 양모씨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다. 양씨 변호인 제공 동영상 캡처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를 주창한 디지털 분야 권위자인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가 직원 양모씨(33)를 수년에 걸쳐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동영상(1개)과 녹음파일(21개)을 확인한 결과 송 대표는 양씨에게 협박을 일삼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휴대전화, 신분증, 여권 등을 빼앗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논의 끝에 송 대표의 협박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하기로 했다.

송 대표의 폭행과 협박이 반복되자 양씨는 휴대전화로 몰래 영상을 촬영하거나 음성을 녹음했다. 양씨는 지난 4월 도망쳤다가 붙잡혀 송 대표에게 휴대전화, 지갑, 신분증, 인감도장을 빼앗겼다고 했다. 양씨는 그 전에 파일 일부를 다른 곳에 옮겨 저장했고, 녹음기로도 여러 상황을 녹음했다. 양씨와 변호인은 이 파일을 경향신문에 제공했다.

이날 송 대표는 양씨의 인감도장이 찍힌 자술서를 보여주며 “배임·횡령 혐의를 추궁하자 지난 4월 양씨가 수십억원짜리 기술이 담긴 외장하드디스크를 갖고 도망쳤다. 디스크만 회수하고 나머지 소지품은 즉시 모두 돌려줬다. 폭행은 전혀 없었다. 양씨와 함께 저녁도 먹었다”고 했다. 양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자술서는 송 대표가 폭행해 강제로 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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