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적지 않은 실정(失政) 속에서도 의석수 112석의 거대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태다. 많은 사람이 보수의 미래를 우려하는 가운데 보수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40대 여성 정치인 두 명이 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李彦周·46) 의원과 자유한국당 전희경(全希卿·43) 의원이다.

바른미래당 재선 의원인 이언주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 등을 강조하며 ‘신(新)보수의 아이콘(icon·전형적인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초선인 전 의원은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두각을 나타내며 우리 사회의 좌경화를 견제하는 ‘보수 여전사(女戰士)’ ‘보수의 잔 다르크’ 등의 별명을 얻었다. 두 사람 모두 1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국회의원 중 구독자 수 1, 2위를 기록하는 ‘유튜브 스타’이기도 하다.

각각 2012년(이언주), 2016년(전희경) 총선 직전 정당 영입 케이스로 정계에 입문한 두 사람은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대변인(원내대변인) 역임, 당 대표 후보로 지명되거나 출마하는 등 정치 행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랑스·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40대 리더십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들에게 ‘큰일 할 인물’이라는 기대를 갖는 사람도 많다.

《월간조선》은 2018년 9월호에서 전희경 의원, 11월호에서 이언주 의원과 심층인터뷰를 가졌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보수의 아이콘’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살아온 길과 정치적 행적을 통해 이들이 진정한 보수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지 비교 분석했다.

  넉넉지 못한 유년시절 보내

이언주·전희경 의원은 모두 명문대 출신이며, 변호사 출신 기업인(이언주)과 보수 단체 출신 보수 정당 비례대표(전희경)라는 면에서 언뜻 ‘금수저’로 보이지만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언주 의원은 초등학생 시절 여러 사정으로 싱가포르에서 살았다.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못사는 나라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코리안’이라고 하면 “북한에서 왔냐”고 물었다. 어린 이언주는 자존심이 상했고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 한국으로 온 후 부산 영도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불문과에 진학한 후 IMF 외환위기 당시 부친의 사업이 실패, 가세가 기울자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런저런 아르바이트 틈틈이 이를 악물고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가 됐다.

전희경 의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유복하게 자랐지만 초등학교 때 부친의 사업 실패로 경기 의정부로 이사해 의정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가난하고 초라한 동네, 요즘 표현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거처 같은 곳이었다. 그는 “당시 동네 아이들의 불문율은 낯선 사람이 누군가의 집을 아느냐고 물으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것이었다”며 “빚을 지고 도망쳐 온 사람들이 많아 그렇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3층짜리 양옥집에서 다가구주택으로 이사한 그는 이웃과 부대끼며 따뜻한 정을 느끼는 한편 하루에 두세 시간씩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하늘을 보며 생각을 하는 등 생각이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명문대 졸업 후 사회생활 시작

서울대 졸업 후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언주 의원은 2000년 로펌 변호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형 로펌에서 일하며 미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고 르노삼성자동차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기업인으로 변신, 2008년에는 에쓰오일 상무가 됐다. 당시 자산 규모 30대 대기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임원이었다. 에쓰오일 법무팀을 책임지고 있던 이 의원은 법조계는 물론 경제단체·정치권과도 교류가 있었고 미모와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어디서든 주목을 받았다.

“어릴 때 ‘딱히 이거다’ 하는 꿈은 없었다”는 전희경 의원은 ‘고시 공부도 할 수 있고 기업체에 가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고 무난한 과라서’ 이화여대 행정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2년간 신림동 고시촌에서 고시 공부를 했고 시험에는 실패했지만 당시 법이 뭔지, 법이 담고 있는 법 정신이 뭔지 이해하게 됐다.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2000년대 초 바른사회시민회의에 간사로 들어가면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시민회의 정책실장,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정책팀 팀장,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으로 10년 이상 보수 우파 단체에 몸담았다. 기업이나 공무원 같은 직장인보다 척박한 시민단체 간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오늘의 최선이 내일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고 현실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영입 케이스로 정치 입문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오른쪽)은 2012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이언주 의원은 에쓰오일에서 30대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법과 정책에 대한 업무를 주로 하면서 대외적으로 언론 기고와 인터뷰도 종종 하다 보니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권에서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서 정치에 참여해 달라는 권유가 왔다. 당시 당 대표는 한명숙 전 총리로 여성 인재 영입 움직임이 활발했다. 특히 법조인이며 동시에 기업인인 이 의원은 민주당에 탐나는 영입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이 의원은 2012년 3월 판사 출신 임지아 변호사와 함께 입당했다.

영입인사에게 비례대표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천할 것이라던 주변의 예상과 달리 이 의원은 광명시장을 지낸 전재희 현직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 광명을에 공천을 받게 됐다. 3선 의원에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전 의원은 광명 내 인지도와 인기가 매우 높은 상황이어서 이 의원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 전재희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만 40세로 민주당에서는 최연소 당선인이었다. 이후 원내대변인 등으로 정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대 총선에서도 어렵지 않게 재선에 성공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은 2016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전희경 의원은 우파 시민단체 실무자 출신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흔치 않은 케이스다. 시민단체를 경험한 보수 우파 정치인들이 대개 법조인이나 교수, 장관 등의 쟁쟁한 경력을 갖고 있다 보니 보수 시민단체 실무자가 정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었던 전 의원은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에서 토론회·방송 등을 통해 ‘보수의 잔 다르크’로 크게 주목을 받았고,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영입 제안을 받아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 9번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이 영입한 ‘젊은 인재’ 전희경 의원과 배승희·변환봉·김태현·최진녕 변호사, 박상헌 정치평론가 등 6인 중 전 의원을 제외한 5인은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모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당시 만 41세였던 여성 시민단체 실무자를 비례대표 안정권인 9번에 배치한 것은 당시 새누리당이 전 의원을 ‘보수의 가치를 지킬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여겼음을 보여준다.

대변인으로 활약, 당 대표 후보로도

이언주 의원(맨 오른쪽)은 2017년 8월 국민의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여야 막론하고 젊은 여성 정치인에게 당 대변인직을 맡기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이 의원과 전 의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언주 의원은 2012년 국회에 입성한 직후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직을 맡았다. 이후 민주당이 수차례 이름을 바꾸는 동안 매번 원내대변인으로 새로 임명되면서 민주당 원내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모두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로 재임할 때도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전희경 의원은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홍준표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동했고, 이후 7월 자유한국당 대변인으로 임명받아 활동했다.

재선·초선 의원으로는 드물게 당의 수장(首長) 후보였다는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이언주 의원은 국민의당 시절인 2017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경쟁자는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으로 이 의원에 비해 정치적 무게감이 큰 사람들이었다. 이 의원은 “혁신과 가치의 대결을 통한 역동성 있는 경선의 장이 돼야 한다”며 최고위원이 아닌 대표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선거 결과 애초 예상대로 안철수 대표가 당선됐지만, 이언주 의원의 출마는 국민의당 대표 경선에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전희경 의원은 2018년 7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당시 후보 5인에 포함됐다. 5인은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박찬종 변호사, 이용구 당무감사원장, 김성원 의원, 전희경 의원이었다. 5명 중 최연소이자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는 일부 보수 인사로부터 ‘보수를 살릴 희망’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40대 여성 전희경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워 확실하게 변화하는 보수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급 의원은 “김병준과 박찬종이라는 구시대 인물보다 완전한 쇄신의 상징으로 전희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초선 의원이 당 수장이 되면 의원들 사이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현실적인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전희경 의원은 보수의 전사, 정치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국가보안법 수호자로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젊은 지도자가 필요하며, 전희경이 한국당을 위기에서 살리는 ‘잔 다르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대위원장이 선거로 선출되지 않는 만큼 전 의원 본인이 비대위원장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지는 않았다.

 보수 가치 수호 인물로 주목받아

전희경 의원(오른쪽)은 2017년 7월 자유한국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두 사람은 대변인 외에 별다른 당직을 맡지 않았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언주 의원은 2018년 하반기 ‘여의도에서 가장 핫(hot)한 정치인’으로 불렸다.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거대 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보다 더 보수의 가치를 중시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국가 가치에 반(反)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천재, 그가 아니었으면 (우리나라는) 필리핀보다 못살았을 것” 등의 발언을 쏟아내 파란을 일으켰다. 이언주 의원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공산화(共産化)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서도 “좌파 운동권 정치인들이 자유시장 원리를 부정하는 태도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 정치인들이 사드 배치와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반대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체제와 상반된 역사관을 갖고 국가를 좌경화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희경 의원은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떠오르면서 역사문제 등 보수의 가치를 수호하는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었던 그는 방송과 기고 등을 통해 기존 역사교과서들이 지나치게 좌편향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역사바로세우기’라는 주제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강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의 강의에 감명을 받았고, 하루빨리 영입해서 비례대표로 추천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좌파, 특히 주사파(主體思想派)에 대해 적개심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 당시) 주사파, 운동권과는 함께 정치를 못 하겠더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전희경 의원은 “주사파가 청와대를 점령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자유시장경제 수호자

2018년 7월 이언주 의원(가운데)이 자유한국당 김종석(왼쪽), 추경호(오른쪽) 의원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키워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이언주 의원은 2018년 9월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 자유한국당 강효상·윤상직 의원 등과 함께 ‘시장경제살리기 연대’를 만들었다. 기업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집중 검증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좌파 성향 인물들이 최저임금제 등 정책을 통해 자본주의를 공격하고 사회주의적 요소를 강조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의원은 “좌파가 공산화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그게 다 ‘표밭’이 되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 정부가 평준화를 통해 ‘사다리 걷어차기’ 정책을 펴고 사람들을 다 함께 못살게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희경 의원의 명함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국회 의원실에도 연세대 송복 명예교수가 쓴 같은 문구가 걸려 있다. 전 의원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근본적 힘은 자유에 있고, 소유와 재산권을 인정받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가 생겼다는 점이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이라며 “지금 한국 사회가 겪는 갈등과 혼란을 볼 때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말만큼 절실한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를 방임과 방치와 엮어 매도하는 것이 현 정부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의원 역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특히 최저임금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최저임금이란 숭고한 가치지만 그런 식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은 《경제학원론》만 읽어도 다 아는 얘기”라며 “결국 최저임금이라도 받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날아갔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문을 닫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향후 정치적 목표

2015년 10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전희경 당시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한편 두 사람에게 단순한 국회의원이 아닌 더 큰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보수의 가치를 명확히 지키고 있다는 점, 젊은 나이로 구악(舊惡)과 적폐라는 단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대권 주자감”이라는 말도 종종 나온다.

분수령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이다. 이언주 의원은 3선에 성공하면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노릴 수 있고, 중진급 정치인이 돼서 보수 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거대 야당에서 당직을 맡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재선까지 한 지역구(경기 광명을)에서 3선에 도전하기보다는 고향인 부산 등 영남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이 스스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보수 대통합이 이뤄지고 통합당 후보로 영남에서 나서면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이언주가 지역구를 챙기지 않고, 곧 떠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이 의원의 입장은 당당하다. 본인이 어느 지역구에 출마하든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공모 배제’ 명단에도 포함된 만큼 이언주 의원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이 의원 본인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영도여고를 졸업했다.

전희경 의원은 20대 의원 임기가 끝난 후에도 국회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려면 21대 총선에서 지역구(당원협의회)를 차지해야 한다. 전 의원은 향후 정치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에 “경험을 사장시키지 않는 방법이 여러 가지겠지만 지금은 비례대표 직분에 충실히 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 언론 인터뷰에서는 “정치는 지금의 직장이며 하나의 커리어”라며 국회의원 배지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한 번만 할 수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조강특위가 전국 당협위원장의 사표를 받고 신규 신청을 받아 당협을 재정비하는 상황에서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향후에도 지역구를 맡아 출마 준비를 할 가능성은 있다. 전 의원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의정부여고를 졸업했다. 해당 지역(경기 의정부을)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친박(親朴) 핵심 홍문종(4선) 의원이었다. 자유한국당 조강특위는 2018년 12월 15일 홍문종 의원 등 현역 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하고, 이후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그들의 약점은

이들은 보수 세력으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하지만 “근본적인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언주 의원에 대해 보수 세력 일부에선 “하는 말은 다 맞는데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는 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19대 대선 전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바른미래당 소속이 됐다. 또 최근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할 것”이라는 공격을 잇달아 받고 있다. 스스로 당적을 변경한 것은 단 한 번뿐이지만 당적을 여러 번 바꿨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이 의원은 보수 성향이면서 민주당으로 정치를 시작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개혁과제들을 내놓으며 여성 경제인들을 선호하고 영입하려고 하는 점이 신선하게 보였다”며 “당시 새누리당은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인 정당이어서 젊은 신인 정치인으로서 차마 그쪽을 생각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거대 야당 속에서 40대 초선 의원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정치적 한계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있다. 한 보수 단체 고위 관계자는 “권위주의적 잔재가 남아 있는 자유한국당에서 젊은 초선 의원으로 있다 보니 조금 튀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이른바 ‘당내 선배’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언주 의원은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이다(속 시원하다는 뜻)’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데 전희경 의원은 그러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력한 야당 대변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유한국당 중진급 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엔 김영선·전여옥·나경원처럼 송곳 같은 논평을 내는 여성 대변인들이 즐비했다”며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인물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유튜브 스타

두 사람은 보수 세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유튜브 스타’이기도 하다. 이언주 의원의 유튜브 채널 ‘이언주TV’는 구독자 수가 12월 초 기준 5만여 명으로 국회의원 1인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은 본인이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1인 방송을 하기도 하지만 현안과 관련,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대담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의원은 “보수 성향의 구독자들로부터 ‘그동안 실망이 많았고 마음 붙일 곳이 없었는데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 온다”며 “보수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희경 의원의 유튜브 채널 ‘전희경과 자유의 힘’도 4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이언주 의원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의정 활동 초반부터 꾸준히 운영해 온 전 의원의 채널은 총 영상 조회수가 600만 회가 넘을 정도로 열성 구독자가 많다. 당 대변인을 지낸 만큼 한국당의 공식 입장과 관련된 콘텐츠를 다수 제공해 보수층에서는 ‘반드시 구독해야 할 채널’로 꼽히기도 한다. 구독자들은 “(전 의원이) 똘똘하게 말을 잘한다” “정치·사회 현안을 알아듣기 쉽게 논리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해 줘 주변에 추천하기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

보수 통합을 위한 이들의 역할은

이들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보수 정당에서 보기 힘든 참신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 대다수가 원하는 것은 보수 대통합으로 인한 강력한 야당이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두 야당, 한 뿌리에서 갈라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원들 사이의 골이 깊어 쉽게 통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이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보다 때론 더 보수적인 언행을 보이는 이언주 의원은 보수 통합의 열쇠를 쥔 ‘키 맨(key man)’으로 불리곤 한다. 이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거듭된 입당 제안에도 불구하고 당적을 옮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중요한 건 보수가 통합을 통해 힘을 얻는 것이지 나의 거취가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이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보수 재건 계획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희경 의원은 “보수가 국민에게 오해받고 있는 측면이 있으니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오해를 풀려는 절박함이 없었던 게 보수가 반성할 점”이라며 “세대교체로 ‘메신저’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보수의 메시지’는 기득권 옹호, 재벌 옹호, 수구·냉전적 사고가 아니라 합리적 사고에 기반한 보편타당한 가치를 의미한다. 전 의원이 스스로 메신저가 되길 기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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