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라, 돼지야
언제부턴가 새벽이 와도
닭이 울지 않고
개가 짖지 않더라만
닭들은 아직 새벽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고
개들은 짖을 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그렇게 아무 일 없는듯 한 해가 갔고
그렇게 또 한 해가 간다
그런데 새해에는 돼지가 운다고 한다
돼지가 시끌벅적 울어대면 새벽이 열리고
신바람 나는 잔치판이 벌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열한마리 짐승이 소원을 빌었다 하니
돼지야, 울어다오
황금돼지야, 제발 울어다오.
ㅡ산경 12.31
김향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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