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해를 하루 앞둔 31일, 3·1운동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관심도는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7%는 3·1운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매우 잘 안다’는 응답은 13.8%에 그쳤고 ‘잘 아는 편이다’라는 답변이 66.9%를 차지했다. 의무교육 과정에 3·1운동이 포함돼 있는데다 3·1절이 법정 공휴일인 만큼 3·1운동에 대한 인지도는 10대부터 60대 이상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높았다. 특히 한국사 과목 등 역사교육을 ‘현재 진행형’으로 받고 있는 15~18살 청소년은 85.5%가 3·1운동을 ‘알고 있다’고 답했고, 50대(89.3%)와 60대 이상(89.6%)에서도 30대(70.7%)·40대(77.9%)에 견줘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3·1운동에 대한 응답자들의 관심도는 인지도보다 조금 낮았다. 응답자의 70.3%가 ‘관심도가 크다’고 답했는데 ‘매우 관심이 크다’고 답한 응답자는 15.5% 수준이었다. 특히 세대별 관심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15~18살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음에도 관심도는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다. 60.0%가 ‘관심이 크다’고 답했는데 이 가운데 9.1%만이 ‘매우 관심이 크다’고 답했다. 3·1운동에 대한 관심도는 20대(65.8%), 30대(69.1%), 40대(64.8%), 50대(76.7%)로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3·1운동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가 두루 높았다. 60대 이상에선 79.9%가 ‘관심이 크다’고 답했는데 ‘매우 관심이 크다’고 답한 비율은 18.1%였다. 장영식(68)씨는 “젊을 때는 먹고사느라고 역사를 공부할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엔 방송에서 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즐겨 본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역사물을 보면 주로 조선시대 이야기가 많아서 3·1운동은 관심이 있어도 유관순 말고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10대층에서 두드러지는 인지도와 관심도의 격차는 ‘시험 중심 역사교육’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김동규(18)군은 “한국사는 수능 필수과목이지만 이과여서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필수과목으로 배운 뒤 2년 동안 정규교과에선 배우지 않았다”며 “수능 전 바짝 인터넷강의를 보며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군은 “한국사가 재미없는 과목이 아닌데 흐름을 모른 채 수능 점수를 위해 암기만 하다 보니 흥미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교과서보단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도 있다. 고등학생인 신예지(17)양은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데 유튜브에서 3·1운동 관련 인강을 보다가 당시 내 또래의 학생들이 일제의 총칼에 맞서 저항했다는 사실을 알고 울컥한 적도 있다. 학교 수업에선 3·1절의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국민인식조사에서, 15~18살 응답자는 역사에 대한 지식 및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유튜브(34.5%)를 첫손에 꼽았다. 20대가 관련 서적(32.1%), 60대가 방송(49.0%)을 1순위로 꼽은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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