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전·현직 정상과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됐다.

[뉴스프리존=진훈 기자]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일 파나마의 최대 법무법인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모색 폰세카'의 40년간 기록을 담은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홈페이지
유출된 파일 용량만 2.6테라바이트, 건수로는 1150만 건에 이르는 이번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 기자들이 처음 입수한 뒤 ICIJ와 함께 분석한 것이다.  ‘파나마 페이퍼스’로 이름 붙인 ICIJ의 이번 프로젝트에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호주 ABC 등 전 세계 109개 언론사가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자료 분석 결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친구인 유명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의 명의를 이용해 20억 달러, 우리 돈 2조 3천4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비밀리에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처남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개의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친도 탈세를 위해 파나마 법무법인 '모색 폰세카'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아이슬란드 총리,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현직 국가 정상들 이름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축구 선수 메시는 아버지 호세 호라시오 메시와 함께 파나마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메가 스타 엔터프라이즈를 소유하고 있었다. 지난 2013년 메시가 스페인 검찰로부터 탈세 혐의로 기소된 직후 법률 대리인을 모색 폰세카로 바꿔 탈세를 시도하려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홍콩 출신 영화배우 청룽(成龍)은 6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부자 가운데 29명도 이름이 들어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모색 폰세가 유출 데이터에서 ‘Korea’로 검색되는 1만5000여 건의 파일 속에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이름은 195개 였다. 다만, 정확한 한국인들이 한국 주소가 아닌 해외 주소를 기재해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비밀계좌를 만든 경우도 많아 정확한 한국인 규모는 현재로선 파악하기 힘들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이 가운데 신원을 확인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적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씨는 지난 2012년 5월18일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3개의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회사 모두 1달러 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해,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로 보인다. 3개 회사 이름은 One Asia international(원 아시아 인터내셔널), GCI Asia(쥐씨아이 아시아) Luxes internatinoal(루제스 인터내셔널)이다.

이 가운데 루제스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의 주주로 노재헌 씨와 노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인 GCI Asia가 등재돼 있다. 세 회사 모두 모색 폰세카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지점이 있는 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다. 이 빌딩에 주소를 둔 페이퍼 컴퍼니는 노씨의 회사 말고도 수천 곳이 있다. 이 회사들은 소유구조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이와 관련해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1달러 짜리 회사를 몇 개 설립했지만 이혼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이었다. 회사를 이용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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